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4-03-13 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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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 -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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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다니는 동국대학교에서 '지상의 모든 심리'라는 강의가 있습니다. 무려 260명 정도가 듣는 대강의인데요, 책을 2권 내신 김성규 교수님이 하시는 수업입니다. 다양한 심리 현상들에 대해서 고찰하고 토론하는 수업입니다.









 오늘은 '나와 너라는 사건' 이라는 주제로 수업을 했는데, 상당히 감동이 있는 수업이었고 늘 생각해오던 시상과 겹쳐서 써보았습니다.




 시를 쓰기 전에,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에 관한 설명을 하자면....(수업 내용 일부 발췌)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익히 들어보았을 만한, 1단계 생리적 욕구(식욕 수면욕 등등),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사회적 욕구, 4단계 존경의 욕구(명예욕),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습니다.




 1,2단계는 단순히 우리의 생존, 즉 survival에 대한 욕구이지만 3단계 이상부터는 더더욱 고차원적인, 인간과 다른 동물이 가지지 못한 욕구가 있습니다.








 인간의 사회적 동물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 이론에서도 보이다시피 3단계부터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사회 속에서 욕망을 합니다.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은 것, 남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명예를 누리는 것, 나라는 존재를 자각하는 것 등등이요.




 우리는 혼자서 살아가지 못하고 항상 어떤 조직이나 집단에 소속되어서 살아갑니다. 여기 커뮤니티인 오르비도 그렇고, 넓게 보면 지구에서 사는 인간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 수능 공부를 하는 수험생으로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또 거꾸로 남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남들에 대해서도 알고, 그럼으로써 비로소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인 만큼,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아를 획득하고, 남들과 비교함으로서 스스로에 대해서 알게 되고, 남들과의 관계가 있어야지만 비로소 우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어린 왕자>에서도 이런 심리가 잘 들어납니다. 어린 왕자가 사막 여우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서 서로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 덕분에 서로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이 <어린 왕자>를 읽고 쓰신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잘 드러납니다.(전체 내용 일부를 부분 부분으로 발췌하였습니다)








" 너와 마주친 것은 하나의 해후였다. 

 너를 통해서 비로소 인간관계의 바탕을 인식할 수 있었고, 

 세계와 나의 촌수를 헤아리게 된 것이다.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사물이 보이게 되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게 된 것이다.  

 너를 통해서 나 자신과 마주친 것이다.




 어린왕자! 

 너는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꽃인 줄 알았다가, 

 그 꽃과 같은 많은 장미를 보고 

 실망한 나머지 풀밭에 엎드려 울었었지?  


 그때 여우가 나타나 ‘길들인다’는 말을 가르쳐 주었어.  

 그건 너무 잊혀진 말이라고 하면서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라고.  




 길들이기 전에는 서로가 아직은 

 몇 천 몇 만의 흔해빠진 비슷한 존재에  불과하여 

 아쉽거나 그립지도 않지만, 

 일단 길을 들이게 되면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고 만다는 거야.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내 생활은 해가 돋은 것처럼 환해질 거야.

 난 어느 발소리하고도 다른 발소리를 알게 될 거다.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이 되어 나를 굴 밖으로 불려낼 거야.” 




 그토록 절절한 ‘관계’가 

 오늘의 인간 촌락에서는 퇴색해 버렸다.  

 서로를 이해와 타산으로 이용하려 들거든.  

 정말 각박한 세상이다.  

 나와 너의 관계가 없어지고 만 거야.  

 ‘나’는 나고 ‘너’는 너로 끊어지고 말았어.  


 이와 같이 뿔뿔이 흩어져버렸기 때문에 

 나와 너는 더욱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거야.  

 인간관계가 회복되려면, ‘나’, ‘너’사이에 ‘와’가 개재되어야 해.  

 그래야만 ‘우리’가 될 수 있어.  ㅡ




 너를 읽고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이내 신뢰감과 친화력을 느끼게 된다.  

 설사 그가 처음 만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너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내 벗이 될 수 있어.  "

 







김춘수 시인의 <꽃> 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뜻이 통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그래서 오늘 수업은 상당한 제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상대적'이라는 말을 자주 쓰잖아요? 저도 한창 사춘기여서 방황할 당시에는 남들과 비교도 많이 하고,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관찰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때 한참 고민과 사색에 빠졌던 제가 떠오르더군요.




 지난번 제가 쓴 <물리 문제>처럼, 물리학이랑 엮어서 시를 좀 써보았습니다.









상대성 이론




너가 있어야 내가 있다

생택쥐베리가 말했지

너가 있어야 내가 있다고



사회 속에서

우리가

관계를 맺고 나서야

만남을 하고 나서야



내가 있는 것을 알고

너가 있다는 것을 안다



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이

빠르게 움직이는 나의 시간과

느리게 움직이는 너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우리는 시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있어야

내 마음도 생기듯이



서로에 대한 시간이 있어야

내가 온전히 이 우주를 알 수 있었다



너와 내가 가진 마음이 상대적일때

너와 너의 시간이 상대적일때



난 비로소

우주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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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때 지었던 시 몇 편 - https://orbi.kr/00019540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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