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약국 운영하는 한약사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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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님은 한약학과오기 전에 이미 대학을 한 번 졸업해서 사회물을 먹어본 사람임.
한약사들 세계가 좁으니까.. 지금 이정도만 써도 날 유추하는 분들이 계실 듯 하네.
흔히들 말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에서 3년 좀 넘게 일을 했었음..
쉽게 말하자면 난 조직생활 부적응자였음.. 군생활도 상당히 힘들었었는데 회사생활은 지옥이었고
출근길 한강변에 차 세워놓고 진짜 뛰어내릴까 고민했던 시절도 있었음..
대기업에 선망 가진 분들이 있던데.. 본인이 경쟁체질이면 대기업도 괜찮음..
그런데 난 조금씩 손해보고 배려해야 마음이 편한 스타일이라 완전 호구중의 상호구였고
내가 아무리 성과를 내도 온전히 인정받기가 불가능하다보니 거의 자살 직전까지 몰렸었음..
그래서 결국 실적압박에 공황장애를 겪다가 회사를 사직함(흔히 말하는 도태인생이 됨...)
한동안 우울증을 겪다가 퇴직금이랑 약간의 적금가지고..
소싯적에 꿈꾸던 한의대를 목표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봤는데
체력도 너무 안좋고 공부효율이 극도로 떨어져서 고생하다가 차선으로 한약학과에 입학함.
한약학과에 입학했는데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오신 분들이 많진 않지만 학번마다 두 세분은 보여서
사실 넘 반가웠음.. 동변상련이랄까. ㅋㅋ
학교 생활은 무난하게 잘 보냈음 한약공부도 재미있었고, 암기할 게 많았던 기억.
졸업하고 한방병원에 풀타임으로 취업을 했는데
일이 너무 단조롭고 몸은 편한데 출근하면 탕달이고 멍때리고.. 뭔가 삶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졌음..
대기업 다니는 것 노동강도의 100분의 1 정도였음.. (체감상 그렇다는 말)
출근하면 탕제실 책상에 앉아서 영화나 미드 보거나 웹툰 이런거만 보다가 퇴근하는 날이 계속됨..
한방병원 원장님이나 간호사 간호조무사 분들과도 친해질 일이 없고 고립된 생활을 함..
아무 발전이 없다고 느껴서 한방병원을 퇴사함.
이걸 적은 이유는... 한약사의 노동강도가 상당히 적다는 걸 말하려고 한거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겠지만 난 장점이라고 봄..
그리고 일반 양약국에 취업해서 매약일을 배움. 기존에 한약사 1분이 계시고
양약사님 3분이 계신 제법 큰 약국이었음
여기서 텃새를 좀 겪긴 했는데 많이 배우긴 배움.. 솔직히 텃새라고 해봐야
내 기준에서 회사생활 스트레스와 비교해 보면 거의 없는 수준이었음..
일단 회사는 퇴근해도 해야할 업무때문에 위장병을 달고 살았는데
약국은 퇴근하면 일을 싹 잊어버려도 되는게 너무 좋았음..
퇴근하면 아무 생각없이 놀다가 출근, 일하고 퇴근하면 푹 쉬고
난 이게 엄청난 장점이라고 봄..
일반 회사 다니면.. 실적이나 프로젝트 때문에 퇴근해도 쉬는게 쉬는게 아님..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뭔가 창출해야 되고 고민해야 되고
경쟁해야된다는 압박 때문에 퇴근하고 일본어에 중국어에 회화학원까지 다니고
별 생쇼를 다했었는데
약국에서 매약은 그냥 약팔고 퇴근하면 멍하니 쉴 수가 있어서 너무 행복했음.
물론 약장수 스킬을 써야할 때가 있는데, 이거.. 스트레스 주면 그 약국 안나가면 그만이니까
스트레스 안주는 약국도 많음.. 그래서 돈 적게 벌어도 스트레스 안주는 약국만 골라서
한참 다니다가 개업을 했음.
솔직히 한약사 힘들다 어쩐다 하지만..
봉급쟁이 경험한 나님으로서는
노동강도가 적다는 점
개인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
유동적으로 일할 곳을 찾아 하고 싶은 만큼만 일 할 수 있다는 점.
은행에서 전문직 대출이 된다는 점.
하기 따라서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와 닿음..
돈 욕심 없으면 한 일년 탱자탱자 놀다가 다시 일하면 되잖아.
한약사로서 불안정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건 알지만
뭐가 맞고 그르고 정답은 없는 것 같고... 암튼 나의 경험을 벗삼아 한 번 써봤음
초창기에 약국 한번 폐업해서 큰 손실 봤었는데
대출받아서 다시 약국 개업해서 이제 좀 안정이 되었음..
난 매약위주긴 해도 한약제제를 상당히 많이 쓰는 편이라서 그래도 한약사로서
전문적인 한방지식을 복약지도에 녹여내려고 많이 애쓰고 있고 실제로 성과도 나고 있음..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나오는 것들 거의다 생약에 기반한 것들이라서
한방원리를 매약에 잘 녹여내면 다들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봄..
직능 시끄러운건.. 협회에서 잘 해주실 걸로 응원하고 있고. 회비는 그래도 꼬박꼬박 내고 있음.
한약사가 소수여서 불합리한 일들에 얽매이고 탄압받는건 안습이지만..ㅠ 그래도 멀쩡히 존재하는
약국개설권이 어디로 사라지는건 아님.
가독성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면 양해바라고 암튼 이쯤에서 끝
한약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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