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칼럼] 재수가 고민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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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성국어 조예성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재수를 상당히 의미 있는 경험 중 하나로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전 고2 때까지는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고,
(모의고사 3~5등급)
고3 때 되서야 교대의 뜻이 생겨 제대로 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년만에 성과를 얻기란 참 힘들더라구요.
특히 국어 이 개넘의 자식이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제자리였습니다.
진짜 공부시간의 5할을 투자했는데,
3모 때 성적이 낮은 3등급, 수능때도 낮은 3등급..
그래서 눈물의 재수를 하게 되죠.
못해도 내가 국어 이 놈만큼은 극복한다는 마인드로
진짜 이를 갈며 공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능 때는 국어 표점 깡패로 대학에 오게되었죠..
이 시절 깨닫게 된 국어의 많은 방법론들이 지금 제 수업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구요.
그래서 저는 재수를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선택으로 기억합니다.
목표한 교대도 가게 되었고,
나름의 '국어 노재능'이라는 컴플렉스를 극복하기도 했으니까요.
뭐, 그래서 재수하라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반대에요.
저는 재수를 기본적으로 권하지 않아요.
이십대 초반은 생각보다 귀한 시기입니다.
여러 경험들을 해가며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어떤 사람과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
나의 가치관은 어떻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
'자신'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기거든요.
그깟 평가원 기출문제 하나에 담겨있는 원리들보다
훨씬 더 원대한 것들을 알아갈 수 있는 시기일 겁니다.
게다가 재수를 만족스럽게 마무리 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시험이라는 것의 특성상
노력과 성적이 언제나 비례하는 것도 아니구요.
남들 노는 동안 나는 1년을 개고생했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대학을 가게 될 수도 있어요.
평가원의 악랄한 장난질은 2024학년도 수능에서도 반복될 거구요.
그럼 뭐 어쩌라고? 재수하지 말라고?
그것도 아닙니다.
ㅎㅎ,,
중요한 건 "재수할만한 <이유>와 <능력>이 충분하냐?"는 겁니다.
제가 재수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저에게 재수를 할만한 이유와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즉, 투자로 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재수)에 제 '시간'이라는 자산을 배팅해본 거죠.
(물론 이마저도 확률 게임이긴 합니다만... 그나마 기댓값이 높은 확률이 어느쪽인가 계산하는 겁니다.)
재수할만한 <이유>를 생각하는 건
연료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초반에야 그냥 초반 버프받고 열심히 할 수 있다지만,
나중엔 연료(재수를 해야 하는 이유)가 떨어지면 공부를 열심히 하려해도 잘 안 잡힙니다.
슬럼프에 빠지게 되어, 암울한 재수 결과로 남을 수 있어요.
부모님의 의견, 친구의 재수에 따라가는 것보단,
스스로 자신에게 진심으로 물어보세요.
'너는 정말 재수가 하고 싶으냐??'
재수할만한 <능력>을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란 게 열정과 의지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재수할 이유가 많다 하더라도
재수를 성공시킬 능력이 없다면 안 하는 게 맞죠.
공부는 열정만으로 하는 건 아닙니다.
냉정하게, 자신에게 공부 재능이 있는지,
재능이 없다면 그걸 극복할 만한 노력을 군말 없이 할 수 있는지,
계획을 짜고 이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지,
게으른 인간은 아닌지,
아님 이 모든 걸 끌어올릴 만한 독기가 있는지 등등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저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이런 분들은 딱 일주일만 투자해봅시다.
일주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순공시간 6~8시간 이상을 채워보세요.
뭘 공부해도 좋으니 자습시간 6~8시간 이상을 채워보세요.
자습입니다 자습.
강의듣는 시간, 조금이라도 딴짓 하는 시간 제외에요.
핸폰도 저 멀리 던져 두십쇼.
만약 일주일에 하루라도 이게 지켜지지 않으면...
뭔 말 할지는 다들 아시겠죠?
1년을 쓰는 결정인데 일주일정도는 투자해도 괜찮잖아요.
---
물론 제 말이 무조건적인 정답은 아닐 겁니다.
제가 재수할 때와 지금 시기가 달라지기도 했구요.
재수하기 전에 재수할만한 이유와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라 했지만,
결국 어떤 사람은 재수를 하면서 그 이유와 능력을 확인할 수도 있을 거구요,
그런 거 없이 그냥 대충 남들 따라 했더니 성적이 나쁘지 않게 잘 나올 수도 있어요.
그래도 어떤 인생에 있어 꽤 중대한 선택을 함에 있어서
그 이유와 능력을 평가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니까요.
한 번 생각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줄 요약
1.
재수가 투자할 만한 상품인지 확인하기 위해
2.
재수할 만한 <이유>와 <능력>이 자신에게 충분히 있는지 확인해보자.
3.
자신의 <능력>을 알고 싶으면 일주일동안만이라도
순공 자습시간 6~8시간을 꾸준히 달성해보자. 하루도 빠짐없이.
---
곧 성적 발표가 되지요.
성적을 받고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참고가 될까하여 칼럼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이 칼럼이 좋아요가 30개 이상 되면
<재수할 때 책상에 붙여두고 볼 십계명>
칼럼도 가져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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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반대되는 내용같은데 어떻게 이해해야하나요?
진짜 좋은 글이네요 칼럼 잘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반수 고민중이었는데 조금 더 깊이 생각해봐야겠어요
덜 후회가 남을만한 결론에 이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dangi/035.png)
저는 삼반수를 고민해봤을때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더라구요
할 능력도 모르겠고
그래서 미련없이 때려쳤습니다
그만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더 큰 세상에서 좋은 일들로 가득하시길 기원할게요!!
멋있네요...
지금 생활패턴도 집중력도 많이 무너졌지만 세달가까이 순공시간만 10-12시간 공부해본 경험이 있었다면 재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도 되는걸까요
그 경험과 지금 사이에 큰 변화가 없었다면 괜찮겠죠? 물론 이 글대로 일주일간 그런 마인드로 다시 한 번 살아보시면 더 감이 잡힐 것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요.
좀 큰 변화가 있었던거 같은데 그래도 일주일간 함 해보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