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니즘 [915890] · MS 2019 · 쪽지

2022-11-13 17: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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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보다 자세할 수 없는 국어 매뉴얼(1)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59357609

안녕하세요! ‘구차니즘’입니다. 수능 전 마지막 주말입니다.

매뉴얼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 칼럼을 쓰기로 했었는데, 현생으로 너무 바빴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게 너무 죄송스럽습니다ㅠㅠ (저는 현재 복무 중이고, 올해 12월에 전역입니다. 오늘은 휴가 나와서 여유가 났네요..)

원래는 매뉴얼을 만들어나가고 보완하는 파이널 공부법도 같이 소개할 계획이었는데, 지금 타이밍에서는 매뉴얼의 형식과 내용 위주로 다루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지겠지만, 이 칼럼을 꼭 한 번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매뉴얼의 구체적인 내용 이외의 부분들의 분량이 꽤 되네요. 두 번에 나누어 업로드하겠습니다. 매뉴얼 내용만 궁금하신 분들은 후반부와 다음 칼럼을 읽으시면 됩니다.



지난칼럼


수능을 2번 망치면서 얻어낸 삼수생의 '시험전략'

https://orbi.kr/00058736137


1교시 국어 절대 안 망치는 법 - 시험전략의 매뉴얼화의 필요성 

https://orbi.kr/00058775452



<이보다 자세할 수 없는 국어 매뉴얼(1)>

-매뉴얼의 제작과 활용 / 1교시 본령 전까지의 루틴-


구차니즘



매뉴얼과 매뉴얼의 활용그 이점

  지난 칼럼에서 ‘매뉴얼’과 ‘매뉴얼화’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설명했습니다. (지난 칼럼은 위 링크들을 참고해주세요) 오늘은 매뉴얼이 어떤 형태를 띄고 있고, 어떻게 만들어서 활용해야 하는지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지난 칼럼 내용을 요약하자면, 시험 <매뉴얼>이란 간단하게는 “시험을 다루어내는 가이드라인”을 의미합니다. ‘다룬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시험을 ‘컨트롤’한다는 감각은 수험생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매뉴얼화>란 “수험생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고 체화해나가는 과정과 노력”을 뜻합니다. 즉, 매뉴얼화란 시험 점수 확보를 위한 수험 공부의 일환이자 하나의 공부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단순히 매뉴얼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완하고 체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시험 전략’이나 시험 중 ‘행동강령’, ‘나만의 풀이법 정립’ 등에 대해서 고민해오지 않은 수험생은 이 칼럼을 지금 시점에서 읽는 것이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수능 국어 공부를 마무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이디어를 얻어가실 수도 있으니, 목차와 세부 내용을 훑어보시는 것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매뉴얼이 주는 이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시험장 안에서의 ‘플랜’을 제시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시험’ 그 자체를 실전적이고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입니다. 매뉴얼 그 자체가 궁금하신 분들은 첫 번째 이점에, 시험 전략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으신 분들은 두 번째 이점에 대해서도 집중하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매뉴얼을 만드는 방법과 과정

  제가 생각하는 매뉴얼 제작 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대략적인 순서는 “<모으기> - <체화하기> - <다듬기> - <정리하기>”입니다. 이는 대략적인 단계들일 뿐, 순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자신의 시험 전략을 보완하고 완성해간다 점입니다. 수험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점수 확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모으기

  <모으기> 단계에서는 브레인스토밍과 아카이빙을 진행합니다. 매뉴얼에 실질적으로 담겨야 할 행동강령과 팁, 풀이법 등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브레인스토밍”은 ‘시험 전략에 대해 평소 생각해왔던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이고, “아카이빙”은 ‘이미 파악하고 있던 풀이법, 행동강령과 팁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인강에서 배운 내용, 인강 교재나 기출 문제지에 정리해놓은 나만의 팁과 풀이법, 실모 피드백 후 시험지에 남겨놓은 내용 등을 노트 한 권이나 여러 장의 A4 용지에 스크랩하듯 옮깁니다. 나중에 체화해야지 하고, 글씨로만 남겨놓았던 포인트들을 이 기회에 내 것으로 만든다고 생각하시고 모으시면 됩니다.

  저의 경우, <모으기> 대상이 된 소스들은 평소 기출 공부 후 깨달은 점들을 정리해놓았던 ‘기출 정리 노트’, 피램T의 ‘기출 마무리’를 풀면서 정리해놓은 실전행동강령, 수능 직전 직접 정리한 최신 5개 기출(2개년 기출) 출제코드, 실모 푼 후 표지와 귀퉁이에 메모해놓은 피드백 포인트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면, 두서가 없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좀 더 확실한 정리는 뒤의 <정리하기> 단계에서 진행됩니다. 해당 내용을 읽고 돌아오셔도 됩니다) 따라서 정리할 때, 행동강령과 팁, 풀이법 등을 “언제어떻게” 써야 하는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부적인 시험 전략들에 맥락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체화란 결국 익힌 스킬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명확히 알아놓고, 그 상황이 왔을 때 스킬을 꺼내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문 꼼꼼히 읽기”라는 행동강령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맘때에 자기만의 시험 주의사항을 정리하면서 많이들 포함시키는 내용입니다. 도대체 ‘언제’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는 걸까요? 꼼꼼히 읽는다는 거 ‘어떻게’ 읽는걸까요? 반대로, “빠르게 속독하기”라는 행동강령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실모 후 시간 부족을 겪은 분들이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막연히 피드백하는 내용입니다. ‘언제’ 빠르게 읽는다는 걸까요? 어떻게 읽어야 꼼꼼히 읽는 걸까요?

  제 매뉴얼에는 두 가지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내용을 정독하면서 읽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모든 내용을 꼼꼼히 읽으면 시간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언제 뻐르게 읽고, 언제 보통 빠르기로 읽고, 언제 꼼꼼히 읽을지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꼼꼼히 읽어야 할 때는, “기준이나 중요한 부분이 제시될 때”와 “막힐 때”입니다. 화작과 언매의 발문, 문학 <보기>, 문학에서 ‘정서’가 드러나는 부분, 비문학 1문단, 반복되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접속사와 보조사가 나왔을 때, 지문으로 돌아가서 근거를 확인해야 할 때 등이 국어시험에서 기준이나 중요한 부분이 제시되는 순간입니다. 시험 중에서 막힐 때라고 한다면, 지문이 튕길 때, 갑자기 새로운 어휘가 등장했는데 이해가 안 될 때, 선택지를 모두 읽었는데 답이 안 보일 때 등입니다. 이런 상황들에서는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꼼꼼히 읽는다는 것은 정서적, 인지적으로는 차근차근 이해하며 머릿속에 넣으면서 읽는 것이고, 방법론적으로는 주어와 서술어, 조사와 전치사 등에 집중하며 문장을 독해하고 제시된 내용들을 연결 지으며 읽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빠르게 읽어야 하는 때는 언제일까요? 제 경험상, 빠르게 읽으면 다시 읽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빠른 읽기를 시도하는 조건은 비교적 정보의 밀도가 낮을 때(단순한 내용들이 많이 제시되는 데에 비해 출제 되는 문제수는 적을 때)와 독해 흐름을 탔을 때입니다. 저에게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는 화작과 문학 산문(현대소설, 고전소설, 극)과 수필입니다. (비문학과 문법의 경우에는 반드시 눌러서 읽습니다.) 화작은 지문 구성 방식(ex. 토론 + 기사)과 문제 유형을 바탕으로 발췌하듯 읽었습니다. (옛 화작이어서 지금은 안 통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독서론 쪽은 적용할만합니다.) 문학 산문은 인물관계 잡은 뒤로 장면이나 한 토막의 서술 단위로 내용을 뭉개면서 읽었고, 수필도 핵심 인식(정서) 위주로 뭉개면서 읽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지문 꼼꼼히 읽기”와 “빠르게 속독하기”라는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행동강령은 “완급조절”이라는 하나의 행동강령으로 합칠 수 있습니다. 다만 ‘언제’ 속도를 올릴지 내릴지와, 세부적으로 ‘어떻게’ 읽어야 할지 상황을 구분해놓았습니다. 이에 더해 ‘’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 행동강령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행동강령을 소홀히 하거나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체화하기(적용하기)

 <체화하기> 단계에서는 <모으기> 단계에서 정리한 풀이법, 행동강령, 팁들을 실모나 기출, N제 등을 풀면서 체화합니다. <체화하기> 단계는 ‘점검’의 기능도 담당합니다. 풀면서 매뉴얼에는 담겨있지만 적용이 되지 않은 행동강령들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행동강령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스스로 체화하기 힘들다고 판단한다면 이후 진행되는 <다듬기> 단계에서 ‘빼기’의 대상이 됩니다. 체화할 수 있지만 수험생 본인이 아직 해내지 못한 것이라면 좀 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실모 풀기 직전에 매뉴얼 내용을 숙지한 후 시험을 치고, 시험 직후 매뉴얼을 기준으로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남은 시간동안 매일 아침이나 자기 전, 혹은 국어 공부하기 전과 후에 매뉴얼을 계속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매뉴얼은 무엇보다 수능 하루 전과 당일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자신의 시험 전략에 알맞게 잘 만든 매뉴얼은 한 번 읽는 것만으로 실모를 한 번 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다듬기

 <다듬기> 단계는 피드백 과정에서 주로 이루어지며, 매뉴얼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빼기’를 포함하여 ‘더하기’와 ‘바꾸기’가 있습니다. ‘더하기’는 실모를 포함하여 문제 풀이 후, 새로운 출제패턴과 그에 해당하는 풀이법을 발견했고 충분히 체화해볼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면 매뉴얼에 추가해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내용을 더하거나 기존의 내용을 빼는 것 이외에, 기존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바꾸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매뉴얼 내용 중에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있다면, 하나를 버리거나 타협점을 찾아서 합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예시는 위 <모으기> 단계에서 독해속도에 대한 예시를 들면서 설명한 바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매뉴얼을 개선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나의 실력이 개선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뉴얼의 어구들에 매몰되어서는 안됩니다. 매뉴얼이 잘 수행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실전성’입니다. 결국은 실전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대비책으로서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수능 직전인 지금은 한정된 실모와 실전 상황에 대한 기억과 상상을 바탕으로, ‘실전성’을 기준으로 하여, <다듬기>를 진행하셔야 합니다.

 혹시 내년이나 그 후에도 이 칼럼을 읽을 사람이 있을까봐 노파심에 덧붙입니다. <다듬기>는 <체화하기>와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두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실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합니다. ‘매뉴얼화’가 단순히 매뉴얼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파이널 공부법’인 이유입니다.


- 정리하기

 <정리하기>는 매뉴얼을 시험의 틀에 맞게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정리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에 설명드리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모으기>, <체화하기>, <다듬기>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정리하기> 단계에 도입해도 괜찮습니다. 최대한 빨리 활용 가능한 형태의 완결성 있는 매뉴얼을 완성해야 합니다.

 정리하는 방법은 ‘시험 전체 전략’, ‘부분별 세부 전략(갈래별, 제재별)’, ‘막혔을 때 대처법’, ‘돌발상황 발생 시 대처’, ‘마인드컨트롤 방법’, ‘시험 전 해야 할 것’, ‘시험 후 해야할 것’ 등 카테고리들을 만들고 그 안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매뉴얼을 읽는 것만으로 각각의 시험 상황이 떠오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모으기> 단계에서 각 내용들에 대해 ‘언제, 어떻게, 왜’를 같이 잘 정리해놓았다면, <정리하기> 단계를 진행하기 수월할 것입니다. 아래 제시될 예시 목차에 

 <정리하기> 단계를 통해 <모으기> 단계에 비해 가독성과 완결성이 올라갔을 뿐, 그 자체로 매뉴얼이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체화하기(적용하기)>와 <다듬기> 단계로 계속 돌아가면서, 매뉴얼과 본인의 시험전략을 계속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매뉴얼을 완성하는 것보다 본인의 시험전략을 완성하고 점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머리 속에만 담을 수 있고, 체화만 되어 있다면, 보기 좋은 매뉴얼은 필요 없습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만큼만 하세요.


국어 매뉴얼의 실재

- 목차

A. 시험 시작 전

1. 준비(예열/마인드컨트롤)

2. 파지확인


(여기부터는 다음 칼럼 - 금일(11.13) 밤에 업로드 예정이고, 목차는 수정될 수 있습니다.)

B. 시험 중

1. 시험 전체 계획

목표 점수/나의 실력

사전 계획된 풀이시간/풀이순서

약점 유형

버릴 각오를 하는 문제수

2. 제재/갈래별 풀이법

선택 과목: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문학

독서(비문학)

3. 난이도 파악, 계획된 계획수정(플랜B)

4. 기본태도

5. 상황 통제

마인드 컨트롤

돌발 상황

말릴 때 대처법


C. 종료 5~10분 전

1. 계획된 활용 방안

2. OMR

3. 찍기/마지막 한 문제


D. 시험 후

1. 마음가짐

2. 절대하지 말아야할 것

3. 다음 시험 준비/컨디션 관리



A. 시험 시작 전

사실 매뉴얼에 담기지 않아도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시험 직전 시간의 활용도 시험 전략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이 소개해봅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시험장에 도착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수능 전날 밤에 결정하고는 하는데, 이는 옳지 못합니다. 가능한 미리 고민해 놓고 본인의 루틴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1. 준비(예열/마인드컨트롤)

- 파악 시험장좌석화장실음료준비물세팅 등

실전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단락은 넘어가셔도 됩니다.

그 전날 시험장에 도착하더라도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교통편을 파악해놓는 것은 유의미할 수 있습니다. 폰 메모장이나 작은 수첩을 이용하여 교통편을 적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동 중 무엇을 할지 생각해놓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시험장은 몰라도 대략적인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여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미리 결정해놓아야 합니다.

시험장에 도착해서는 본인 좌석을 확인하고, 스티커가 맞게 붙어있지는, 서랍은 비워져있는지, 책상과 의자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등을 확인합니다. 책상이나 의자가 흔들린다면, A4나 메모지작은 박스 조각 등을 챙겨가서 흔들리지 않도록 합니다.

화장실 위치를 파악하고 동선과 소요 시간 등을 체크합니다. 쉬는 시간에 사람이 몰리면 어떻게 할지, 화장실에 티슈는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음료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아침에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이 도핑의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뇨작용으로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미리 연습을 해보시거나 의식적으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챙겨가는 물의 온도는 어떻게 할지도 미리 고민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감독관이 들어오면, 가방을 앞이나 뒤로 빼라고 지시합니다. 어디에 빼게 될지 대략 파악하고 자리를 미리 선점해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매 쉬는 시간마다 참고할 공책들을 빼서 읽고 넣게 되는데 책가방이나 도시락 사람들 발이나 다른 사람들 가방에 걸리게 되면 신경이 쓰입니다.

준비물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놓아야 합니다. 옷은 어떻게 입을지, 챙겨갈 공책이나 책은 어느정도 되는지, 필기구는 무엇을 가져갈지, 시계는 어떤 것을 쓸지 등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쉬는 시간이 길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짧습니다. 최대한 간결하게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제대로 볼 수 있는 분량은 A4 기준으로 3쪽을 넘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티슈, 물티슈, 상비약(진통제, 소화제, 밴드) 등은 꼭 챙기셔야 합니다. 생각나는 준비물들을 적어놓겠습니다: 수험표(분실 대비 사진 한 매), 신분증, 시계(저는 2개 챙겼습니다), 도시락, 물, 지우개 2개(굴러가거나 부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수정테이프, 샤프심, 연필, 간식(당 보충), 여분 마스크, 티슈, 물티슈, 비상약, 비닐봉지, 가채점표, A4 종이(두어장 가지고 있으면 의외로 유용합니다), 책상 높이 조절 종이, 교재와 노트, 담요, 방석, 겉옷, 슬리퍼, 칫솔과 치약 등

책상 세팅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시험지를 펼쳤을 때 남는 공간이 있는지, 그 공간에 수험표와 신분증, 필기구(지우개, 수정테이프, 샤프심, 연필)와 시계를 놓을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해놓아야 합니다. 시계 줄을 어떻게 해놓아야 보기 편한지 등도 확인해야 하고, 시간도 취향에 따라 정시 혹은 30초나 1분 빠르게 맞추어 놓아야 합니다. 을 어떻게 입고 벗을지, 주머니에 무엇을 넣어놓을지 등을 미리 결정해놓으면 좋습니다. 전 지우개가 멀리 굴러갈 때를 대비하여 한 개, 전에 수능장에서 수정테이프가 부러진 적이 있어서 여분의 수정테이프 한 개, 남는 시계가 집에 있다면 멈출 것을 대비하여 시계 한 개, 화장실 갈 때를 대비하여 티슈, 추운 날씨에 필요한 핫팩을 겉옷과 바지 주머니에 넣어놓습니다. 운동화를 계속 신고 있으면 불편하신 분들은 슬리퍼를 챙겨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가 안 좋으신 분들은 방석을 챙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로, 가채점표는 감독관에게 붙여도 되는지 물어보면 못 붙이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보수적인 태도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혹은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합니다. 저는 매번 쫄아서 안 붙이고 직접 그렸습니다. 담이 크신 분들은 묻기 전에 그냥 붙이고, 떼라고 하면 찢어질 것 같다고 하세요. 1교시 전이 매우 바빠서 떼도록 지시하기 어렵습니다. 가지고 온 컴퓨터 사인펜도 써도 되냐고 하면 못 쓰게 할 가능성이 큽니다. 뭉특한 사인펜이 필요하신 분들은 시험지에 뭉개서 직접 만드셔야 합니다. 이때 OMR에 번지는거 조심하세요.


- 예열 익숙한 최신 기출 (이성)

어느 정도 시험장 파악과 좌석 정리 등이 완료되었다면, 차분히 가져온 예열지문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지문보다는 풀어본 지문을 추천합니다. 그 해 기출에서 분야별로 한 지문이나 한 문제씩 가져가시거나 비문학 1~3지문 가져가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뇌를 살짝 깨어줄 정도만 챙기세요

욕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가뜩이나 긴장하느라 잠을 못 잤을 텐데 아침부터 몰아치듯 예열지문을 보는 것은 체력을 깎아 먹습니다. 특히 현역분들은 절대 수능날 1교시 전과 쉬는 시간에 무리해서 공부하지 마세요. 영어와 탐구 시간에 글이 읽히지 않는 끔찍한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예열 지문과 함께 매뉴얼을 읽는 것도 좋습니다. 본인의 독해 태도들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준비해온 시험 전략을 상기합니다. 밑의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 마인트 컨트롤 마음먹기 안진마/욕심버리기 (감정)

1교시 국어는 매우 떨리는 시간입니다. 앞서 밝혔듯 과도하게 예열 지문을 보기보다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것이 좋습니다.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하시면 되는데, ‘안진마(절대 안 진다는 마인드)로 자신감 불어넣기’와 ‘욕심 버리기’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공부를 근거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세요. 본인의 감각과 준비해온 자신만의 시험전략을 신뢰하세요. 하지만 욕심은 버리세요. 절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자신감을 가지는 것과 욕심을 버리는 것은 서로 모순되는 마음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본인의 실력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확신이 있다면 저 두 마음가짐은 하나의 동전을 서로 다른 쪽에서 바라본 것에 불과합니다. 준비해온 만큼만 할 수 있고그만큼만 하면 됩니다. 수능날 수험생을 갈아먹는 것은 수험생의 실력 부족이 아니라 실력을 넘어서는 득점에 대한 집착입니다. 시험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대비를 했기 때문에 이만큼인거지 그마저도 준비 안 한 다른 허수친구들은 이미 걸려졌을 겁니다.


- 이미지 트레이닝 시험 상황 상상시험 플랜 떠올리기 (감정 이성)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루틴입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이미지 트레이닝이 잘 안 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잘 안 되시는 분들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평소 하시던 대로 하세요. 예열과 마인드컨트롤만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준비해온 매뉴얼을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에, 시험 상상을 가볍게 상상합니다. 긴장되는 공기를 느끼면서, 그 감각을 받아들이고, 집중력으로 승화시키고자 노력합니다. 파지 확인 때 있을 상황, 종이 치고 나서 풀게 될 첫 문제에 대한 풀이법, 각 갈래들까지 예상해 놓은 소요 시간, 푸는 내내 잊지 말아야 할 기본 태도, 예상되는 문학 연계 작품별 핵심 주제, 문학 갈래별 비문학 제재별 출제 포인트, 마지막 10분 남았을 때 대처방법 등등 시험장 공기 속에서 시험 상황을 상상합니다. 이러한 상상을 1~2회정도 했었던 것 같은데, 한 번에 쭉 이어지지 않아도 좋고, 마인드컨트롤과 병행해서 조금씩 조금씩 감각을 끌어올립니다. 가방을 교실 앞뒤로 제출해서 공부할 것이 없을 때,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하면 긴장감이 덜어지고 시험지를 펼쳤을 때 당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파지 확인

- 요구

저는 담이 작지만, 이 파지 확인만큼은 감독관에게 요구했습니다. 본령 5분 전에도 검사하라는 말을 안 한다면, 수험생이 요구해도 좋습니다. 안 된다고 한다면, “수험생 유의사항에 시험지에 컴사로 이름 쓰기 전에 인쇄 상태를 확인하게 되어 있다”고 주장하거나 “인쇄 상태가 이상할 경우 교체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하냐”고 주장하면 아마 허용해줄 것입니다. 실제로, 수험생 유의사항에 적혀있는 내용이므로 아래 링크와 캡처한 사진을 첨부합니다.

https://www.suneung.re.kr/boardCnts/view.do?boardID=1500229&boardSeq=5077913&lev=0&m=0301&searchType=S&statusYN=W&page=1&s=suneung


- 시험지 구성 확인

 파지 확인의 일차적 목표는 인쇄 상태 점검입니다. 잉크가 없거나 번진 곳은 없는지, 쪽수가 다 있는지 확인합니다. 하지만 저는 파지 확인 때 한 가지를 더 합니다. 시험지 구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순서는 모의고사 때와 같게 나왔는지, 독서론이 맨 처음 등장하는지, (가)(나)지문의 구성 방식은 어떠한지, 비문학 제재는 무엇인지, 해괴해보이는 문제는 없는지, 연계작품으로 무엇이 출제되었는지, 세트당 문제수는 어떻게 배치되었는지, 선택과목에서는 어떤 내용을 문제로 냈는지 등을 쓱 훑습니다. 인쇄 상태 점검하는 척 천천히 시험지를 떼면서 눈알을 돌리면 얼추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 감독관이 풀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하면 꼼꼼히 확인한 것 뿐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한 장에 길어야 5초 눈 두는데 풀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요.


- 이미지 트레이닝의 연장선 색 입히기 굴곡과 흐름 예측

시험지 구성을 확인했다면, 좀 더 명확한 이미지트레이닝이 가능해집니다. 출제 작품과 제재를 알고 있으므로, 작품별 주제 의식과 제재별 독해 태도를 상기하면서 구체적으로 시험 상황을 상상합니다. 작품별 제제별 특징과 난이도, 배정된 문제 수에 따라 시험의 굴곡와 흐름을 예상합니다. 그에 알맞게 준비해온 제재별, 갈래별 세부 전략들을 배치하면서 그날의 시험전략을 최종적으로 점검합니다. 약한 비문학 제재가 출제되었다면,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감행합니다. 예상하는 작품이나 제재가 안 나왔어도 당황하지 마세요. 어느 정도 공부한 나도 살짝 걱정 중이라면, 다른 허수들은 긴장해서 손도 못 댑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한글 프로그램으로 9쪽이 넘어가서 끊어가겠습니다. 밤에 돌아올게요. 

이어지는 내용은 위 목차에 있듯 실질적인 1교시 중 시험 전략과 그에 대한 매뉴얼입니다.

질문은 쪽지 주세요! 최대한 빨리 답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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