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나애기n수 [1090359] · MS 2021 · 쪽지

2022-02-15 19:53:02
조회수 1,773

컴공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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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배 팡팡 두드리면서 쓰는 글이라 두서없어도 양해부탁합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저보다 나은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으리라 확신하기에

컴공과를 지망하는 친구들은 컴공과가 어떤 곳인지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저같이 다시 수능으로 돌아오는 불상사를 막기위해 조언?까지 되는지는 모르겠고

참고용으로 글을 남깁니다.

멀리 빙 돌아와서 이 나이에 수능에 처음으로 임하는 제 자신을 돌아보기위해 쓰는 것이기도 하구요.


필자는 일본 4년제 지거국에서 정보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한국의 학과로는 컴퓨터공학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컴퓨터공학과를 다니게 되면, 

내가 이 학과에 맞는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순간이 몇 번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를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로, 컴퓨터 언어에 대한 이해력입니다.

컴공과에서 '포인터'가 첫 고비라는 것이 많이 알려져 있다고 알고있습니다만은,

C나 C++등의 언어 대신 파이썬으로 진행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들어서,

아마 지금 새내기부터는 겪지 못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컴퓨터 언어에서 쓰이는 용어와 개념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번째 장벽은, 처음엔 버거워도 몇번 부딪히다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때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수학입니다.

컴퓨터 공학의 모든 길은, 수학으로 통합니다.

제가 컴퓨터 공학의 길을 가지 않기로 마음먹은 이유도 이 이유입니다.

매체에 많이 등장하는 AI,머신러닝 등등,

그 기술들에 사용하는 알고리즘의 설계와 표현은 수학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떤 방법이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더 적은 연산횟수로 처리 가능한가?' 

'어떻게 하면 추측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는가?'

'추측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연산횟수를 줄일수 있는가?'

와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것이, 컴퓨터 공학이 목표로 하는 길입니다.


저는 끝없이 그런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삶이 

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기에, 멀리 돌아와서 수능으로 회귀하는 우를 범한 것이구요.


아마 현직에 계시는 많은 분들께서는

"야 그거 몰라도 잘 먹고 잘 사는 사람 많은데?" 라고 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분들께 그분들 주위의 인생이 있듯이,

제가 대학에서 3년동안 학과공부를 하고, 

4학년때 교수님 연구실에서 졸업연구를 하며 겪었던 짧은 고뇌도 하나의 예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처럼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다시 선택의 기회를 얻기위해 공부한다는것은,

스스로에게나 가족들에게나 불행한 일이니까요.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하여 프로그래밍의 지식이 필요한 분이시라면,

굳이 컴공과 진학 대신, 프로그래밍 관련 서적을 읽는것을 추천드립니다. 

혹은 검색하면 대부분의 자료는 나옵니다.


그럼에도, 컴퓨터공학과를 지망하시는 분들을 위한, 

컴퓨터 공학과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도 몇가지 소개드립니다.

첫째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기술들이, 어떤식으로 구현되는지 얕게나마 느껴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영상이나 이미지 처리, 언어처리와 같은 기술들이, 어떤 방식인지 접해 볼 수 있습니다.

셋째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내 의도에 따라 프로그램이 작동할때의 희열은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넷째로, 머신러닝 한다는 명목으로 비싼 컴퓨터사기 씹가능입니다ㅋㅋ(전 가성비 랩탑 씁니다)



전 학사만 졸업하고 바로 회귀해서,

업계에 대해서는 아는게 별로 없기때문에 질문 주셔도 답변을 드릴수 있을지 모르니, 

현역 종사자분들께 질문드리는것을 추천드립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여러분의 행복과 무운을 기원합니다.

조금이나마 유익하셨다면, 제 행복과 무운도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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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한 휴르비 · 1100411 · 22/02/15 19:54 · MS 2021

    어떤 전공을 목표로 준비하시나요?

  • 응애나애기n수 · 1090359 · 22/02/15 19:56 · MS 2021 (수정됨)

    아 그건말이죠

  • 무기한 휴르비 · 1100411 · 22/02/15 19:59 · MS 2021

    아 메디컬 준비하시는구나 성공적인 23학년도 입시 되세요
  • 응애나애기n수 · 1090359 · 22/02/15 20:01 · MS 2021

    님도 무운을 빌겠습니다ㅎㅎ

  • 카일렌 · 1128272 · 22/02/15 21:41 · MS 2022

    메디컬 지원자가 1명 추가요
  • 주파게티 · 1054834 · 22/02/18 23:09 · MS 2021

    저는 22학번 예비 컴퓨터학과 대학생인데.. 아직 컴퓨터언어를 접하지 않았는데 파이썬 어떤식으로 독학해야 할까요? 학원 다니기는 코로나때문에 부담스러워요

  • 응애나애기n수 · 1090359 · 22/02/20 11:53 · MS 2021

    답변 늦어서 미안합니다.

    저는 책으로 기초함수들(사칙연산, 반복문, 파일읽고쓰기 등)의
    얼개를 잡는 식으로 공부했는데,
    요즘은 유튜브에도 좋은 강의들이 많이 올라오는것 같아서
    그쪽을 참고하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예 컴퓨터언어가 처음이라면 제가 읽어본 책들 중에서는
    한빛미디어 출판사의 [python정복] 이라는 책이나
    정보문화사 출판사의 [초보자를 위한 파이썬 200제]가 이해하기 쉬울것 같아요.

    예비 컴퓨터공학과 분이시라면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등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실 것 같은데, 일단 파이썬의 기본함수등을 먼저 익혀두신 다음에
    자료구조의 이론적인 내용을 공부하시는게 좋아요.

    전공서적 등에서 자료구조나 알고리즘을 공부하려고 하시면,
    C,C++,자바 등의 언어나 의사코드(코드가 아니지만 코드의 흉내를 낸 것)로
    기술되어있는것이 많을텐데, 그 개념을 python에 적용해보시되,
    잘 되지 않으면 구글에 python + 알고싶은 내용 검색해보시면
    학부에서 배우는 내용은 다 구현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 사실 학부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자료구조는, python의 기본라이브러리에 포함돼있어요.

  • 여챠 · 1096838 · 22/02/19 11:29 · MS 2021

    글쓴이님은 컴공이랑 안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컴공에디가 일본이면 취업이 수월했을 거 같아서요

  • 응애나애기n수 · 1090359 · 22/02/20 11:58 · MS 2021

    답변이 늦었네요. 미안합니다.

    저는 진로를 변경하기 전에 스스로 두가지 질문을 던져봤어요.
    1. 어플리케이션 등을 만들어낼 참신한 아이디어를 삶에서 찾아 낼 수 있는가?
    2.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학적인 고뇌의 반복으로 이루어 진 삶을 살 수 있는가?

    두가지 질문에 자신있게 답 할수 없었기 때문에, 진로를 변경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