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na Iris [381465] · MS 2011 · 쪽지

2012-12-30 23: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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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수생에게 드리는 조언 - 이과라서 글빨이 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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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수능을 또 치룬 재수생입니다.


아직 모든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목표로 하던 대학과 학과에 어느 정도 가능한 성적을 받아 1년을 아깝지 않게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1단계를 합격하여 구술 면접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지원한 의과대학의 우선선발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0.


최근 재수 조언 요청하는 글들이 많던데, 제 20살에서 얻어 가실 것이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황금같은 주말이자 연말에 글을 씁니다.




작년의 저를 회상해보자면.......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하려 했습니다.




고등학교 3년의 모의고사를 통틀어 가장 낮은 터무니없는 점수를 받았고, 수시는 물론이고 정시에서도 제가 원하는 학교, 학과에는 지원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입 실패, 재수 학원 선행반 등록과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활.


의지는 별개의 문제였고, 저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아마 작년 11월의 그 가슴 막히는 경험을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1. 독학재수, 학원(기숙학원/재수종합반)을 다녀야만 하는가? 첫 시작에서.......


저는 아마 작년 이맘때쯤, 혹은 보다 약간 이른 시기에 학교 교복도 채 벗기 전에 처음 재수학원 선행반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찾아 읽으시는 대부분은 아직 정시 발표가 모두 나온 것이 아니라서, 자신의 의지를 아직 확신하지 못해서, 그 외의 여러 가지 이유로 재수 여부에 대한 고민을 끝내지 못하신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재수를 마음먹었다고 하더라도 독학을 해도 될지, 학원을 다녀야 할지. 학원을 다닌다면 어떤 학원을 다녀야 하는 건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를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대성/종로/메가스터디와 같은 대형학원에 다닌 것은 아닙니다.


한 반 인원이 50명에 이른다는 말을 듣고, 북적북적할 것이 싫었기 때문일 겁니다.


제 성격에 딱 질색이었거든요. (이 말은 안다녀본 사람 말이니 무시하셔도 됩니다)


그래서 저는 평촌에 소수로 운영하는 재수종합반에 다녔습니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학원 이야기를 했는데....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자면,


"학원은 별로 신경 쓰실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진짜 원내 분위기가 공부에 부적합하다던지, 선생님 실력이 고개를 저을 정도가 아니라면 비교는 무의미합니다. 교통 편의성, 식사(저희 학원은 급식업체가 와서 학교처럼 밥을 먹었는데 도시락 먹는 학원도 많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같은 사소한 사항을 비교하셔서 적합한 학원을 적당히 찾으시면 됩니다.


이쯤 되면 많은 분들이 독학에 대한 생각을 물을 것 같습니다.


독학재수해서 성공한 친구도 있기는 한데, 제가 1년간 느낀 재수학원은 배우는 목적뿐만 아니라 생활 리듬관리의 목적도 있습니다. 분명 금전적 이유 때문에 망설이게 되지만 독학재수에 의한 공부는 같은 조건의 학원 수학생들 보다 훨씬 많은 의지와 집중력을 필요로 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설령 어느 학원을 가도 배울게 별로 없는 실력의 학생님들이라도 재수학원은 다니는 방법을 권합니다.




2.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현명하게 공부하는 사람들은 학습에도 전략과 비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전략과 비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완전한 ‘양치기’ 노선만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이에 따라 (물론 실력이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 저는 구체적인 공부 방법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부 방법을 물어보십니다.


그러나 공부 방법을 몰라서 공부를 못한다? 이건 절대로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공부 방법을 모른다는 말은 ‘공부 방법을 찾아볼 생각,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와 ‘자신의 공부 습관 등을 지금껏 생각하지 않았다.’의 교집합과 같습니다.


공부 방법은 본인 자신만이 찾을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인터넷에서 수많은 성공기와 공부 비법들이 알려집니다. 그 방법들도 각양각색이고, 무엇보다 적어도 그 방법으로 공부한 소개 당사자에 의해 증명된 방법들입니다. 거의 모든 방법들이 이미 제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단권화 노트정리, 인강 노트정리와 같은 흔해빠진 이야기는 과감히 닫습니다.





3. 재수생의 시작부터 6월 모의고사까지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이것 때문입니다.


1년간 공부했던 학원의 꽤 친분 있는 원장선생님께서 올해 재수를 시작하는 학생들의 이 점을 알려주기를 부탁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마 재수를 결심하고 이미 시작하신 분들이 필요로 할 것 같습니다.




........아




작년 수능보고 그 기분이 아마 평생가도 안 잊혀질 거에요.


현역 때 공부욕심 좀 있다 하는 학생들치고 재수 생각하고 하는 학생들이 몇이나 될까요. 다들 남 이야기로 생각하죠.


저도 그랬고,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도 끝나고 친구들은 놀고 있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학원가도 막막한 느낌을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막막한 느낌을 분석해보려 합니다.


분명 N수생(N2인 자연수)은 고등학교 3학년의 연장선상의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어드밴티지를 가집니다. 그와 함께 고등학생(속칭 현역이라고 합니다.)시기 동안 학교에 소속된 학생으로서 받을 수 있었던 안도감, 규칙적인 일상, 쉽게 세울 수 있는 공부 계획 등의 부재로 인해 느껴보지 못한 불안감도 생깁니다. 따라서 N수의 시작은 1년간의 학습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다시 공부를 한다는 일은 분명 불안한 마음을 동반합니다.


재수 시작 후 1~2개월 안에 재수생활의 첫 고비가 옵니다. 그 이후로도 여러 번의 소위 ‘슬럼프’라 부를 수 있는 기간이 기다립니다. 특히 공부량에 점수와 체감 실력이 비례하지 않음을 느끼게 될 때는 정말 공부 의지(공부할 맛)가 꺾입니다.


이러한 기간에 혼란스러운 자신을 다시 최초 계획된 궤도로 유도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세운, 특히 지금 이 시기에 세운 공부 계획. 다짐입니다.





4. 과목별 공부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2014학년도 수능에도 EBS 교재가 연계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학습 초기(수능특강 나오기 전)에는 기본개념을 다시 밟는다는 마음가짐을 반드시 가지셔야 합니다. N수생들은 이미 한 번 다 배웠다는 지나친 믿음으로 N수 기간 전체에 걸쳐 기출문제 위주의 문제풀이만을 고집하여 달려드는 학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문제풀이형 공부는 성적 향상에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학습 초기에는 기본 개념을 다시 밟는다는 생각으로 "여유있게" 공부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모두 눈에 들어오지 않으신다면 위의 한 문장만을 기억하셔도 큰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기본 개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덧붙입니다.


수리(가)형(올해로 따지자면 B형인가요?)을 먼저 생각해봅시다.


초기 공부 시기에는 중학교 기하, 고등학교 수학 상/하 등의 복습이 필요합니다.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보다보면 오랜만에 보기 때문에 생소한, 심지어 처음 보는 내용도 나옵니다. 제가 아는 수학에서 수학 개념과 공식은 머리 주변에서 튀어나오기 직전까지 준비되어있지 않으면 안다고 해도 문제에 절대로 못써먹습니다. (제가 들은 어느 인터넷 강의의 선생님은 이 말을 개념이 몸에 발라져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능막판에 외운 공식 오랫동안 준비해 놓았던 것이 아니면 쓸모를 발휘하지 못하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언어의 경우는 1번~5번 선지에 자주 출제되는 어휘들(개념어라고 하나요?)부터 비문학 독해방식에 대한 자세한 탐구, 꼼꼼한 시어 분석, 글의 부분적/전체적 요약 등과 같은 언어영역의 기본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이과 출신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언어 점수가 항상 발목을 잡는 친구들은 아무리 오랫동안 공부해도 잘 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언어 실력의 기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는 시험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 공부단계에서 그칩니다. 물론 많은 문제풀이 연습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연습은 앞으로 계~속 하게 됩니다. 너무 지금 당장 곧 수능 볼 것처럼 다급해하지 마시고 넓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외국어 영역은 현역 때보다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우선적으로 단어가 안 되면 공부의 중/후반기 (약 6,7월 이후)부터 하는 외국어영역 공부는 그 효율이 매우 떨어지고 점수도 잘 안 오릅니다.


물론 공부하시는 많은 수험생 분들이 느끼시겠지만 정말 꾸준히 단어 매일 (빡세게) 외우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이 글을 빌어 학원 담임선생님께... 저도 영어 단어시험 대충보고 맞다고 한 적 있습니다.) 외국어공부만 하는거라면 모를까 다른 과목 부담도 상당합니다.


이에 따라, 이맘 때 쯤부터 늦어도 6월 모의평가 전까지 외우는 단어가 자신의 독해에 바탕이 되는 기본단어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다고 단어 6월까지만 외우고 땡이라는 말은 절대절대 아니지만 독해의 바탕이 되는 기초단어들은 이때까지 끝낸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아마 그와 병행되는 그 이후의 문법/독해 연습은 공부 량에 비례할 것입니다.




점점 글의 길이가 부담스러워지네요.......


과학탐구에 대한 약간의 조언으로 이 글을 정리합니다.


과학탐구는 6월부터 준비해도 된다는 말이 재수생 사이에서 돕니다.


실제로 그래도 됩니다. 근데, 그러다 망하는 케이스도 적지 않습니다.


저의 생물2 과목의 점수가 이를 증명하고, 저와 함께 공부한 과탐 점수만큼은 걱정 없던 어떤 형의 점수도 이를 말합니다.


과학탐구 정말 자신있게 1 1 (등급)정도의 실력이 아니라고 판단되시면 전 3월 달 부터 꾸준히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과학탐구영역이 워낙 과목수와 범위가 방대하고, 올해부터는 내용도 많이 달라진다고 하니 여기까지로만 하겠습니다.





5. 아직은 대단히 이르지만.......


이 기억이 오래 지나지 않아 사라질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립니다.


올해 수능을 보며 느낀 바를 알려드리자면


수능은 모의고사와 ‘다르게 어렵습니다.’


해석의 오해를 줄이고자 덧붙이면, ‘모의고사는 쉽고 수능은 어렵다.’의 의미가 아니라 모의고사의 어려운 것과 수능의 어려운 것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공부하면서 모의고사를 보실 때, 잘 보시든 못 보시든 간에 이 말을 다시금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또, 수능 볼 때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지금껏 공부한 것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맞출 확률이 적은 문제는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컨디션도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수험생 자신이 컨디션을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내용은 앞서 말씀드린 청사진에 해당되지 않는 아주 사소한 내용입니다.





6. 마칩니다.


대한민국 학생으로서 이레 겪게 되는 불안하고 힘든 수험생활. 거기에 더해 (N)년의 수험생활을 더 겪는 N수 생활입니다.




N수를 한다고 점수가 더 오를까?


자신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그 기회를 ‘목표달성과 성숙한 나’로 이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이어가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규칙적이고 단순화 된 일상. 끝없는 자기반성.


말은 쉽지만 1년간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이것이 N수를 결심하신 수험생 분들의 마음에 담을 말의 전부입니다.


N수를 하는 초심은 언제나 찬란하며 강인합니다. 그 마음을 항상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서도 재수를 반복이라고 생각하여 시련을 겪는 중이라고 자기 자신의 처지를 평가 절하하여 자신을 ‘패배자’로 치부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재수는 새로운 기회이자 축복입니다.


저는 재수생활을 통해 점수 뿐 만 아니라 성격과 인생관을 바꿨습니다.


공부 방법도 ‘나를 이기고 혼자 구석에 처박혀서’에서 ‘나와 함께, 주변 친구들과 함께’로 바꿨습니다.




"Was mich nicht umbringt, macht mich staerker"


   -F. W. Nietzsche ,Goetzen Daemmerung(1899)


나를 죽이지 못한 모든 시련은 나를 한층 강하게 만든다. - F. W. 니체, 우상의 황혼(1899)




N수를 결심하신 수험생 분들도 1년간 겪을 여러 일들을 잘 이겨내어 후회하지 않을 수험생활을 보내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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