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471에서 중앙대까지의 기록-2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31475953
53471에서 중앙대까지의 기록-1
https://orbi.kr/00031428012/53471%EC%97%90%EC%84%9C%20%EC%A4%91%EC%95%99%EB%8C%80%EA%B9%8C%EC%A7%80%EC%9D%98%20%EA%B8%B0%EB%A1%9D-1
고등학교 3년 동안 필자의 평균 내신 등급은 4.7등급이었다. 빈말로 말해 학생부전형으로 대학을 가기는 힘든 성적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내신을 말아먹었다고 대학을 갈 방법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필자의 고등학교는 원래부터 수시보다 정시로 대학을 가는 학생의 비중이 훨씬 더 높았고, 높은 내신으로 명문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팩트는 주변에서 내신이 낮은데 수능 잘 보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고2 때까지는 모의고사 성적이 사탐을 제외한 국영수는 1~2등급을 들락날락거리며 어느 정도 나오는 편이었다. 내신 기간만 지나가면 부모님 성격이 굉장히 온순해지는 것도 모의고사는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오기 때문이었다. 사실 당연한 게 비싼 돈 주고 대치동 학교와 학원을 다니는 고딩이 내신과 모의고사를 동시에 말아먹고 있었으면 아마 집에서 필자를 쫓아냈을 것이 분명했다.
고2 마지막 내신도 그냥저냥한 성적을 받은 후 고3 전 마지막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고3의 시작‘,’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시간‘에도 필자가 공부하던 방식은 대부분의 고1,2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친구가 추천하는 학원에 한번 들어가 보고, 입소문 좋은 인강 강사들의 인강도 한 번 찾아 들어보고, 문제집들도 이것저것 사서 풀어보고, 독서실 한 달 치도 한 번 끊어보고, 고3이 되어도 변함없는 친구들과 주말에 피방도 몇 번 가주고, 독서실 안 끊은 친구를 위해 가라는 독서실은 안가고 카페에서 공부도 해보곤 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개학이 다가왔다. 뭔가 공부를 하긴 했다. 그렇다고 드라마틱하게 머리가 좋아진 건 아닌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를 갔고, 이미 학원에서 50번은 넘게 돌린 국영수 ebs를 선생님한테서 대충대충 들었다. 선택 제2외국어 수업이었던 중국어는 꿋꿋하게 졸았고, 수능을 보지도 않을 생윤은 기말고사 시작 전까지 선생님 성함도 몰랐다. 국어선생님은 국어를 가르치는 날보다 본인의 수험생 시절의 경험을 가르치는 날이 더 많았고 수학학원이 고등학교 수학보다 수준이 높지 않을까...라는 진지한 고찰을 하기도 했다.
여전히 무난하던 고3 생활은 장단점이 각각 존재했다. 장점은 지긋지긋하던 내신 성적에 부모님이 더 이상 연연하지 않았던 것이고, 단점은 그만큼의 관심이 그대로 모의고사 성적으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마침 누나의 입시도 끝난 참이라 교육열은 모두 필자에게로 돌아왔고, 일주일에 2번은 모의고사 일정을 물어보곤 하셨다. 물론 그때 당시에는 곧 다가올 악명높은 6평, 9평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부모님께 처음으로 칭찬을 들었던 고2 마지막 모의고사 성적, 뭘 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열심히는 했던 겨울방학, 수준 높았던 문제집과 강의 등으로 기초를 다(졌다고 생각한)진 국영수 등, 뭔가 자신감이 있긴 했다. 소위 말하는 대치동 짬밥이랄까. ‘내가 대치동에서 몇 년을 굴렀는데, 3등급은 나와주겠지.’ ‘그래도 내가 상대적으로 못하는거지, 지방 내려가면 내가 씹어먹지.’같은,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생각들을 실제로 하고 있었다. 물론 필자의 성적은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고, 필자는 그것을 전혀 깨닫지 못한 채 폭풍의 6월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
-
범준쌤이 28번에서 적분상수 붙이는 부분적분이 기출소재라고 하셨는데 무슨기출인가요??
-
적분 k/n=x -> 1/n=dx 이거 왜 이렇게 되는건강요?? 1
조교님이 설명해주셨는데도 이해가 안가서 울고싶습니더.... .....
-
4명 모집, 입학등록자 총점 평균 967 표준편차 19점 학생부등급 2.7등급...
-
멘탈 터지네 2
하 나만 왜 안 되지.. 남들은 잘 되고
-
주면 헥헥거리면서 받는다 25면 한번더 놀러갈수 있는데 농담이고 근데 25가지고...
-
능지갖고 무조건 기만이라하면 좀 그럼...
-
일반고 3점대 후반이고 생기부는 2학년 1학기까진 챙기다 놨음 대략 뭐 나올 거 같음??
-
[분석]수능/모의고사 기출 "정약용"은 몇 번 나왔을까? 0
(개인의견 다수 첨가) 오답노트 중요하냐 안하냐 말들 있었지만 , 나는 국어가 가장...
-
제발 거부권때려라 ㅋㅋㅋ 재의결 부결 가자
-
오늘 아침 일어나서 봤더니 원래 돋보기랑 위치 바뀌었네 뭔가 불편하다
-
히히 똥 발싸 1
히히 발싸!!!
-
1) 인하대는 지잡이 아니라고요 그렇게 따지면 남서울대 광운대에서 반수한 저는...
-
진짜 화가나서 수능 다시볼거같아 ㄹㅇㄹ
-
원래 항상 백분위 98 밑으로 안떨어졌는데 어느순간부터 슬럼프가 온건지 독서 한...
-
지이잉~하러 호주 가야지 ㅋ 같은 건 너무 말이 그렇긴 한데 ㄹㅇ 기술 배우는 게...
-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가만히 할일하는사람한테 굳이 시비거는사람들이 초등때나 중딩때나...
-
선거구 저렇게 나오지도 않는데 참 이런거나 풀어야한다니
-
오 8
팔로워 팍팍 줄어든다 다들 산화당한건가
-
그냥
-
농어촌, 지균, 한부모, 기초생활, 재외국민... 그래 다 좋은 거 알겟어 근데 왜...
-
대인라 잇올 0
잇올에서 대인라 듣는 분들 진짜 그 링크 부탁드려서 그거 통해서 들으시나요? 접속...
-
아파트 독서실 청소를 안해서 예전 책이 쌓여있는데 28
내 현역 6모 시험지 있네 추억이다 ㅋㅋㅋ
-
ㅈㄱㄴ 작년에 다녔던 센터는 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
과는 화공이요 인풋은 요즘 비비는 거 같고...위치, 인식 말고 아웃풋만 고려했을 때요
-
수능이 4개월 안팎으로 남았는데 저희 친할아버지께서 중환자실에서 병마와 싸우시다...
-
원래 하루면 왔는데 ㅜ.ㅜ
-
의대 모집 중지될 일 없지 않음?
-
풀어볼만하려나
-
쉬는시간에 한 번 들어가보고 싶다니까 절대 안 된다던데 원래 이런가요? 작년에...
-
수능까지 달린다는 가정 하에 스카이 비상경 가능하려나....
-
다음은 공화당일 것 같으니까 민주당 하원의장하고 거리두기ㄷㄷ
-
갑자기 사고나서 평생 불구로 살아야하거나 암에 걸려도 꾸역꾸역 살아있어야한다면 생각만해도 고통스러움
-
의대 유급 원인 6
뭐에요?ㅠ
-
인문논술 여름방학때부터 준비해도 될까요? 수능을 메인으로 하고 논술은 연고냥 세군데...
-
영어 2,3되는 방법을 모집합니다.(2면 더좋음) 10
영어 일명 감독해하면서 느낌으로 해석하면서 고1부터 3은 무조건 맞고 중요한...
-
옯뉴비 인사! 7
내일 수능이라는데 다들 수이팅!
-
영어 3등급 0
현역 재수 때는 영어를 거의 공부 안해서 매번 5,6등급만 나오다가 올해는 독해,...
-
가 나를 읽은 학생 (=나)가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거ㅅㅂ 내가 옳지 않다면...
-
. 1
근데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좋진 않은거 같음 인간의 반사회성만으로 재능계발이...
-
우진희는 이거 적분해서 풀던데 걍 이렇게 해도 완전 비에이비오는 아니죠?ㅇㅇ
-
삼도극 없어지니깐 실모 미적분에서 도형내려면 1. 무등비 지랄맞은 4점으로 내거나...
-
미래에 대한 불안감+인간 삶에 대한 무상감+덥고 습한 날씨때문에 무기력함ㅈㄴ 내...
-
솔직히 5-6등급도 대학이 강제되는 게 문제의 근원임 27
제목이 좀 자극적이긴 한데 공부에 큰 뜻이나 재능이 없이 사회적으로 대졸은...
-
얘들아 화학좀 해라 13
6평기준 화학선택자수 4만명아래., 얘들아 화학좀 해라 잘하든못하든.. 9평때 5만명이상 ㄱㅈㅇ
-
잇올 등록했는데 0
조오온나 머네 ^^ㅣ발 제일 가까운 노량진지점이 편도 50분 거리임 ㅎ
몰입감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