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범선생 [314306] · MS 2009 · 쪽지

2011-06-23 09:02:58
조회수 1,126

강대 다니며 재수공부하던 시절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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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교도 어느덧 방학이네요. 작년에 재수를 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남들은 재수를 하며 피눈물을 흘린다고들 하지만
저는 유난히 재수시절이 현역시절보다 더 여유롭고 편안하고 안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대에 등록을 해서 아침에 안양부터 교대역까지 통학하고..
아침에 사람들에 치이기 싫어서 거의 지하철 첫차를 타고
지하철 신문시리즈(메트로,포커스 등)를 전부 다 가져와서 교대역까지 가면서 만화를 보며 낄낄대고..
학원 들어가기 전에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교대역에서 강대로 들어갈 때 있던
카페에서 간단하게 베이글을 사서 아침햇살을 받으며 강대로 걸어들어가
자리에 앉아서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미처 보지못한 신문을 마저보면서 베이글을 맛있게 먹고..
점심시간이 되면 친구들하고 어디 도시락이 더 맛있네, 다음 달엔 이 쪽 도시락을 신청하겠네
얘기하고..
논술시험이라도 본 날엔 논술 안 쓰고 퍼질러자고 PMP로 영화나 축구경기 좀 보다가
논술시험 끝나면 그제서야 카페가서 수다떨면서 겨우겨우 논술 작성해서 제출하고..
모의고사보는 날엔 끝나고 친구들과 치맥..
주말엔 아파트 단지내의 독서실에 가서 시원하게 공부하고..
가끔 피곤하면 소설책 좀 읽고..
그러면서도 결국 수능에서는 현역 때보다 성적이 훨씬 잘 나왔고..
이상하게 재수를..현역시절보다 더 편하게 보낸 것 같네요.
부모님께서도 현역시절보다 저를 더 믿어주시고 전폭적으로 밀어주셨고요..

그냥 학교기숙사에서 공부하다보니 갑자기 재수시절 생각이 나서 주저리주저리 썼네요.
지금쯤이면 6평도 끝났겠다, 슬슬 매너리즘도 올 시기이고(저같은 경우는 10월에 왔습니다만.)
반대로 조급증이 올 수도 있는 시기인데 너무 나태해지지도,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져서
꼭 해야할 것들을 생략하고 넘어가는 우를 범하시지 않도록 재수생분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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