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7-06-08 06: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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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편지 ①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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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보내는

문자를 오르비에도 공유합니다.


반환점을 돌고 있는 중입니다.

1월부터 시작해 6월의 초입까지, 우린 천천히 그리고 빠른 속도로 이 시간을 달려왔습니다.

참으로 아득해보였던 시간들을 달려와보니, 이제는 지나온 시간들이 아득해 보이기만 합니다.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지난 시절, 우린 어떤 존재였습니까. 또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자세하겐 기억나지 않더라도, 그 속에 일관된 흐름이 존재해야함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관성'에 대한 치열한 저항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

중간점검이 끝난 이후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반환점을 돌아, 되돌아가는 그 길들이 익숙해 보이기만 하기 때문이지요.

관성에 젖은 시선들은 필연적으로 나태함을 부릅니다.

저는 되돌아가는 그 길에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땅만을 보기보다, 하늘의 별을 보며 주변을 둘러보길 권합니다.

처음 발을 디딜 땐 보지 못했던, 놓치고 말았던 수많은 것들을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익숙함은 더욱 새로운 단단함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 그 길의 끝에 다다르면, 위풍당당한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불안함을 안고는 있으나,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당당하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사람입니다.

바로 1년의 시간을 이겨내온, 성장한 내 모습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난 그대가 언젠간 만나게 될 그 사람 앞에서 자랑스러운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더이상은 내 모습이 별볼일 없는 것들에 의해 규정되거나, 고작 성적표에 적힌 숫자 몇개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대는 남들에 비해 늦은 것도 아니요, 이 귀중한 시간을 허무하게 낭비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의 마지막엔 이 길을 처음 걸으려는 이들이 보일겁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꼭 이 말을 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생에 최고의 시간들이었다고.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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