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ga in Sky [496937]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16-10-31 00:51:31
조회수 10,095

재수) 3수에 대한 조언 구하고 싶습니다. (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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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집~도서관을 다니며 독재를 하고 있는 재수생입니다.

제대로 된 내신학원정도도 없는 말그대로 촌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 조언을 구할 사람 또한 없구요. 그냥 혼자 쭉 해왔습니다. 작년 수능 끝난 다음날부터 한국사부터 시작해서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재수를 시작했었습니다.

4월쯤 되니까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되나 방황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왕따였고, 1번 전학도 해보고 2번의 학교생활을 했는데 재수 또한 하고 있자니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습니다. 
물론 목표에 맞는 노력이 덜되어서 재수를 시작했습니다만, 그 혼자라는 적막함하고 확실한 목표치를 가늠할 수 없는 공부에 대한 계획이 우울함만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렇게 4월쯤부터는 컴퓨터 게임에 빠졌습니다. 나만의 돌파구를 찾는다는게 고작 게임이었습니다. 뭔가 나라는 존재가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고 공부를 하고나면 들곤했던 수능날짜까지에 대한 허탈감보다는 몇십분이면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임이 좋아졌습니다.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했던게 현실이 되어버렸고 아무런 꺼리낌없이 피시방을 갔습니다. 오후가 되고나면 내일은 이러지말아야지, 내가 지금 이럴때가 아니지하지만 이미 손은 펜을 놔버렸습니다. 

6모를 망치고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누구고, 지금 뭘해야하는가. 답을 알았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네'라는 합리화를 해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안심만 시키고 내 자신은 벌벌 떨고 있으면서도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주변 어른들이나 가끔씩 연락을 하는 10년 지기친구 세명에게도 거짓말만 둘러대며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점점 사이즈는 커져갔습니다. 수능은 가까워지구요.

매일 영어단어만 외우고, 가끔 화학 지구과학을 보고.. 나머지 시간은 게임이거나 유튜브 시청.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나 참 한심하고 죄스럽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한달이 남았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은 늘리고 게임하는 시간은 줄였지만 백몇일을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안 했으니 집중을 오래 못하더라구요. 3일을 참다가 또 피시방에 갔습니다. 5일을 버렸습니다. 

그렇게 22일이 남았고 이건안된다해서 수능연계교재를 펼쳤습니다.
하루를 꼼짝앉아서 붙들고 공부를 해보았습니다. 
하루를 마치고 드는 생각은 '왜 이제야 했을까'... 
모든과목을 다시 시작해보니까 재미가 생겼습니다. 
조여오는 긴장감에 실성을 했나 싶었지만, 뭐가 아쉬워서 그때 공부를 놓았는지 후회가 되고 부모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라도 되돌린다면 두달이라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오늘은 오전 7시부터 14시간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마음 정리가 잘 안되서 조언을 구하는 이 글을 남기러 오랜만에 오르비에 왔습니다. 

내신은 말도 안되게 좋지않습니다. 7등급정도입니다. 또한 목표는 의대인데 그 높은 목표에 걸맞지 않은 행동만 해왔습니다. 노력할 수 있음에도 하지않은 내 자신한테도 미안하고, 믿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과 주변 사람에게 미안합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서 재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세워둔 계획은 대강 이렇습니다. 
: 내년에 4학년이 되는 한양대 재학중인, 공부에 매우 열심히신 형이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하시는데 제안을 해주셔서 함께 지내고자 합니다. 오로지 공부 이외의 것들은 생각도 하지않을것이며 엄격한 형의 관리를 틈틈이 받아가면서 생활하려구합니다.(재수때도 대도시에서 학원을 단과라도 다니고 싶었는데 도움구할 친척분들도 없으시고 혼자 방값을 충당하기엔 부담이 있어서 못했습니다.) 평일에는 완전한 공부모드로 하고, 주말에 파트타임알바를 하거나해서 같이 충당하는 방값에 조금이나마 보태고자합니다. 우선 독학재수학원에 가서 엄격한 관리를 받으며 집중력을 좀더 끌어올리고 싶고 완전한 내 공부가 끝나서 추가적으로 무엇을 봐야할지 접근이 어려울때 단과 같은 것을 수강하고 싶습니다. 학원에서 치르는 정기고사 같은것은 꼭 치뤄보고 싶습니다. 그게 어렵다면 6,9평이라두요.

-- 혹시나 3수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떤것에 유념해야되나 알고 싶습니다.

내용이 많이 길어졌는데 읽고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할것같습니다. 올해 수능을 신청했고 결과를 봐야하기에 남은 기간동안 제가 할수있는선에서 죽을힘을 다해 우선 해보고 싶습니다. 수능을 치고 확실히 결정해야할 일이지만,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올때면 심적으로 부담이 되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자세한 답변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한 줄이라도 좋으니 조언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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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 녕 · 520625 · 16/10/31 01:14 · MS 2014

    너무 큰 계획 세우지 마시고
    오늘만 사는 사람이 되면
    성공하실겁니다.

  • Vega in Sky · 496937 · 16/11/01 00:58 · MS 2014

    이제야 확인하네요. 오늘만 사는 사람. 당장 내일이 수능인것마냥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서폿르블랑 · 670402 · 16/10/31 01:15 · MS 2016

    님 정도 생각이면 삼수해도 됨

  • Vega in Sky · 496937 · 16/11/01 00:59 · MS 2014

    우선 제 앞에 닥친 일들에 최선을 다하고 다시 해야한다면 정말 열심히 해볼게요

  • Eunice · 684021 · 16/10/31 01:22 · MS 2016

    쌩독학재수 님과같은 루트로 망치고 부모님이 삼수는 안된다고 대학보내셔서 그해 삼반수도 혼자하다가 망치고 올해 한학기 돈벌고 6월부터 학원에서 반수하는 사람인데요 계획대로 되는거 단한개도 없으니 일단 올해 수능 끝나고 생각하셔도 충분합니다. 저도 저번해 수능끝나고 4수해야지 하면서 알바해서 돈벌라고 학원에서 돈벌다가 거기서 꼬임에 넘어가서 복학해서 강사로일하면서 돈벌다가 뒤늦게 6월부터 다시 수능공부중이에요.. 인생이 생각대로 되는게 정말 많지않으니 제가 드리고싶은 말씀은 나는 다음해에 수능말고 어떤것에도현혹되지 않겠다 그생각만 가지고 1년 가시면 되요. 그리고 수능 2~30일 전엔 공부 다 잘됩니다 누구나 다요. 이점도 꼭 명심하시길... 전 정말 도움되는 말을 하고싶어서 좀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실수도 있습니당.

  • Vega in Sky · 496937 · 16/11/01 00:59 · MS 2014

    반수도 고려중인데. 해주시는 말들 잊지않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이 되는거같아요 경험이 있으시다니까

  • 룰루루룰룰 · 660813 · 16/10/31 06:21 · MS 2016

    삼수를 하신다면 단기간에 집중해서 하시는게 훨씬 유리하실 것같네요
    절대 포기하지마세요 본인을 믿고 계속 하루하루 점검하신다면
    어렵지 않을거에요!

  • Vega in Sky · 496937 · 16/11/01 01:00 · MS 2014

    템포를 빠르게 하되 지치지않도록 조절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5bLG6Rl0kHeIZc · 689739 · 16/11/10 10:47 · MS 2016

    다른 사람들이 재수+삼수합치면 매일매일14시간공부를하는데 실패하는 이유를 먼저 아셔야될것같아요..유트브에 1만시간의 법칙 정리된영상 한번 보세요. 요약하자면 지식확장이아닌 능력향상에맞춰진 목표와 자신의 한계에 가고자하는 발버둥치는 노력(헬고통..) 한계에서 한걸음 나아진전 인지,그리고 피드백입니다.저는 재수때 적용못시켰지만 이 원칙을 알고 학점이 대폭증가했습니다.. 제아쉬움까지 가져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