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숲이 또.. ㅋㅋㅋㅋ.txt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9237189
누나, 있잖아요, 며칠 전에 우리학교 수시원서 접수가 끝났대요. 그래서 반수할 때가 문득 생각 났는데, 다시 누나가 아른거려서 큰일이에요.
누나, 작년에 다니던 학교에서 누나랑 같이 2인1조로 팀플을 했죠. 누난 재수를 해서 나보다 한 살이 많았고,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는 나를 보고 제발 말 좀 놓으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놓지 못했던 것도 기억나네요. 사실 누나가 엄청 저한테 관심을 줬잖아요. 밥도 같이 먹자 하고, 옷도 골라달라 하고, 나 소개팅 나가지 말까? 라고 묻기도 하고, 오늘 길에서 누가 번호를 물어봤다며 던져놓고 내 눈치를 흘끔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누나, 난 키가 작고 잘생기지도 않아서 그렇게 예쁘고 인기도 많은 누나를 안을 자신이 없었어요. 반수도 할 생각이었고. 그래서 계속 밀어내고 답장도 늦게 하고 약속도 잘 나가지 않은거에요. 그런데 학교 앞에서 내 손을 꼭 잡으며 그만 밀어내라는 누난 도저히 밀어낼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사람 다 지나다니는 그 곳에서 어림잡아 10분은 꽉 껴안고 있었잖아요. 그 때 내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었으면 누나가 날 놀렸겠어요.
누나, 그리고 반수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누나 덕분이기도 해요. 주말에 학원 앞에서 잠깐 보기 위해 예쁜 원피스를 입고 화장을 하는 누나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요. 딱 한 번, 롯데월드로 놀러간 적이 있죠. 놀이기구들의 조명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누나가 겹쳐서, 누나에게 정말 사랑한다고 말한 그 말은 아직도 석촌호수 어딘가에 남아 있어요. 고대에 합격한 후 제일 먼저 연락한 것도 누나고, 눈물을 흘려준 사람도 누난데 다 예전 일이 돼버렸네요.
누나, 올해 우리학교도 자주 놀러오고 우리 입실렌티도 같이 봤잖아요. 손을 꽉 잡은 채 가수들 공연도 보고 나한테 응원가랑 춤도 배웠잖아요. 나의 처음 입실렌티에 누나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근데 왜 6월달과 우리 연애는 같이 끝난건가요. 왜 7월은 나 혼자서 맞이했던 걸까요. 우리가 같이 본 달이 너무 예뻐서 그랬던건가요. 난 사실 아직 답을 잘 모르겠어요. 그 전 주까지 날 사랑한다고 말했던 누나가 일주일만에 어떻게 마음을 정리했는지 잘 이해가 안 돼요.
누나, 그래서 나 엄청 막 살았어요. 누나랑 헤어지고 일주일 동안은 아무것도 못 먹고, 알람 대신 꿈 속의 누나 목소리를 듣고 새벽에 벌떡 깼어요. 일주일 뒤에는 술을 엄청 마시기 시작했어요. 늘 전원을 꺼두고 마셨죠, 혹시라도 누나한테 전화해 추태라도 부릴까봐. 다행히도 카톡을 보낸다거나 그런 추한 짓은 하지 않았어요. 한 달동안 살이 몇키로나 빠지고, 해외여행도 취소하고, 알바도 겨우겨우 나가다가 사장님께 혼이 나고, 친구들한테 정신 좀 차리라며 구박도 받았어요. 내 여름방학은 그렇게 누날 원망하고 사랑하며 지나갔어요.
누나, 나 지금은 꽤 괜찮아요. 미팅도 한 번 나갔고,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틈틈이 하고 그래요. 누나가 좋아하던 아메리카노 맛을 서서히 알아가기도 하고, 이제 누나랑 먹던 학교 음식점을 가도 괜찮아요. 롯데월드 사진을 봐도 그럭저럭이에요. 나 전에 다니던, 그리고 지금 누나가 다니는 학교도 몇 번 놀러갔었는데. 아 맞다, 누나가 고연전 같이 가자고 했잖아요. 자기도 응원가랑 춤 너한테 배웠으니 괜찮다고. 우리가 이번에도 이겼는데, 누난 그 소식을 들었을까요? 농구도 누나랑 봤으면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긴 해요.
누나, 나 군대도 신청했어요. 내년 초에 갈 수 있게끔. 저번 학교에 있던 동기를 통해 어찌어찌 들었는데 누나는 내년에 교환학생을 간다네요. 영국 어딘가로. 누나가 원하던거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영국에서도 누난 예쁠거에요.
누나, 나 사실 누나가 많이 보고 싶어요. 페이스북 검색으로 누날 찾아보기도 하고 차단했던 누나를 풀어서 프로필 사진을 매일 확인해요. 요새 저번 학교로 자주 놀러가는 것도 , 누날 마주칠 우연을 억지로라도 만들기 위해서에요. 누난 어쩌면 이 글을 볼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난 줄 단박에 알아차릴텐데. 누나가 싫어할 수도 있다는거 알지만 미안해요, 내가 이기적이어서. 누나, 이번에는 밀어내지 않을테니 그 때처럼 밥 먹자는 연락을 해주면 안될까요. 난 누날 다 지워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나봐요. 난 아직 6월의 여름 안에서 누날 찾으며 헤메이고 있나봐요.
죽창... 죽창을 다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딱대 ㅋㅋㅋ
-
무엇이든 물어보세효
-
이주호 이 글 보고 있으면 좋아요 좀 ㅇㅇ
-
시험 전날 0
아무것도 안 하고 일찍 불 끈 다음 에어컨 켜고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천장...
-
일주일만에 목소리를 들으니 좋더라
-
흑역사) 4
포도에이드에 든 포도 먹는다고 빨대로 휘젓다가 앞에 있는 사람한테 다 튀김 2번째로 본날이었음 아
-
팜호초 5만회독 4
캬
-
수학이 시간대비 양이 너무 안나오는거 같아서 오늘은 한문제 한문제 스톱워치를 켜두고...
-
알바 공고에 간단한 질의 응답 학생 채점 이렇게 되어있었는데 내일 면접때 테스트...
-
왜안올려
-
이지영 사문 심기일전 꼭 해야 유리할까요. . 그냥 포스텝 가면 너무 손해인가요?
-
진짜로...... 일어나는 순간 지옥 시작
-
대통령하고 싶다 2
개헌령 선포.
-
한분만 추천해주셨어요
-
아 왜 잘봣냐 3
국어 분명히 70점대 였는데 마킹 럭키 떴나
-
그게잘안되네
-
정시 내신반영에서 불리할건 없겠죠? 생기부는 의대쪽으로 맞춰져있는데 등급이 박살난지라
-
일찍일어나는선택지는없음.. 공부 너무 안 해서 고민 중
-
갔다왔는데 수의대가면 아쉬울 것 같긴하지만 행복은 할듯
-
본고사 형태로 전환하던가 등의 방안을 통해서 수능에서 분리해야함 수능이 괴랄해지고...
-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나 한의대에 가고 싶은 나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 나...
-
독재멘토랑최저얘기하다가 멘토년이 내 1지망이였고 생기부도 열심히 쓴것같은데 허무하게...
-
각자 죽는법 사는법이 다르네 그나마 2,1 되거나 1,2되네 머리아픔.
-
+ KBS 앱스키마 사설실모 딴 거는 안할 거 같음 딴데선 리트나 피셋 보라는데 좀 과한거 같음..
-
ㅂㅅ같은 내가 상황을 부정부정부정적으로 만들어서 부정부정부정맨이 되어버렸어..
-
이동준 신성규 0
이동준T 서바반부터 합류하려 하는데 신성규T랑 시너지 좋은가요??
-
앱스키마 문학 강의 다듣는거 추천하시나요? 빌런즈 문학도 후기좀 ㄱ... 독서는...
-
세계 최강의 검호가 될테야
-
살기싫다 4
인생이실패밖에없네
-
계간지봄에 익히마1 하고있는데 문학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앱스키마...
-
시즌 1,2,3이 있던데 꼭 시즌 1부터 들어야하나요? 난이도 차이가 있는건가요?
-
저거 제가 삭제하거나 다른 메인글 많이 안 올라오면 안 없어지죠..?
-
마닳 왔는데 4
생각보다 책 사이즈가 크네........ 아무튼 잘해보자구.......
-
잊어야 되는데 ㅠㅠㅠ 그분은 임자가 있는데 못잊겠음 다시 일욜날 또 얼굴보면...
-
누굴 추천하세요??정석민은 듣다가 안맞았어요ㅠㅠ
-
귀여운 여자애랑 연애기원 22일차
-
한국사 책 다 암기함 애들이 사탐만 파서 문제집 3권 이상 품 물리는 걍 완자랑...
-
젠장 오늘 내 무감정성 땜시 회식 망쳐서 기분 잡쳐서 동요되는거 다스릴려고 약...
-
행정실인가 거기가서 달라고 하면 바로줌?
-
17수능 96 96 100 97 99 인데 당시 실력으로 지금 수능보면 썰림?
-
맛있다 10
내일 먹을 햄버거 값 벌었다
-
네.
-
그러면 모두가 행복해지지않을까 ㅠㅠ
-
님들아 5
사랑해 하즈카시이
-
어떤가요? 세븐퀘스천 이런 거 보다 어렵나요? 작년 9평이 쉬워서, 파이널 자료들이...
-
수열의 극한 22문제 미분법 42문제 적분법 33문제 총 97문제고 수열의 극한까지...
-
ㅇㅈ 메타 탑승 10
이건 어릴 때 다 큰 지금 여튼 어릴 때 사진이 약간 세라핌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듦
-
군대 안 가기 운동 대체 왜 한남이라는 이유만으로 군대를 가야하냐 단체로 의대생들...
-
국어 세세하게 파고드는거 좋아하면 정석민 goat일듯 4
비문학이야 원래 유명했으니 비독원으로 입문했는데 비문학은 솔직히 강의는 너무 밀도...
-
그래도 행정직 9, 7급은 관련 네캎도 활성화되어있는거 몇 개 있는데 법원직은...
끄아아아아아아아악
죽엇단말은없지않나용??
죽은거임?
맴찢...
ㅡ.ㅡ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글 진짜 잘쓴듯
와 아련 보소.....
엣헴 아직 연락이 온게 아니니 아군입니다.
엣헴
쏘지마라! 아군이다!
고대숲 띵작들만 모아서 문집내면 신춘문예등단 ㅆ가능
오우 엘레강스하네..
SWAG
사격중지!!!
염병
나도.....
응 안돼..
후......다들 야참이나 먹자구요....
연고전..
사격이다!! 아군중지!!
지랄한다..
깨알 고연전
원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는 법이거늘..
와 대박,,,,,,
누나 게슈탈트 붕괴현상옴 ㄷㄷ
한조대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