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668776] · MS 2016 · 쪽지

2016-08-02 22:43:28
조회수 552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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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만남은 아이러니하게도 재수학원 선행반에서였다.

수능에서 피눈물을 흘린,패배자들의 독기가
찬바람에 꽁꽁 얼어붙어 살을 파고드는 12월의 대성학원.

모두가 생기없이 죽은듯 공부하는 첫날, 그곳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한 사람은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조용히 공부하고 있었다.

마치 오리들 사이의 미운오리새끼, 백조처럼.

그 알 수 없는 이질감에 이끌렸다.

06시부터 22시까지의 일과를 힘겹게 끝마치고 터덜터덜 집에 돌아가는 길,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가 있더라.

나도 모르게 , 그 무언가 불가사의한 힘에 이끌린듯 어깨를 톡 쳤다.그리고 날 돌아봤던 그 얼굴은 죽는 날까지도 잊지 못하도록
내 두 눈에 선명하게 새겨져있다.

화들짝 놀라 동그래진 큰 눈에 하늘하늘 움직이던 눈동자,눈부시게 빛나는 머릿결. 그리고 곧이어 보였던, 지금까지도 날 미치게 만드는 그 미소.

"저기...•••"

집에 가던 그 지하철 안에서 그때 우리가 어떤 말들을 쏟아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아마 그날 누나를 보고 심장이 멈춘듯한 느낌에 기억상실이라도 걸렸나 보다. 하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아.


그 순간, 이 의지할 이 없는 곳에서 누나는 내 첫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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