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일 새벽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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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고3의 겨울방학이 이렇게 갔다.
겨울방학이 그렇게나 중요하다던데, 나 스스로 나의 겨울방학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점일까?
50점도 못 넘을 것이다. 아니다. 1점도 아깝다.
누가봐도 명백할 만큼 나는 겨울방학을 헛투루 보냈다.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다. 사실 하기 싫다기 보다는 무기력했다.
한달을 내내 무기력하게 보냈던 것 같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웃기지만 그들이 약간은 밉다. 나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안겨줘서.
한달 동안 내내 생각했다. 나는 왜 공부를 해야하나? 왜?
공부를 접고 다른 쪽으로 나가볼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정말 많이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할 수록 더 무기력해지고 공부가 멀어지는 것 같더라.
왜? 라는 질문은 수험생에게는 금기어인 것 같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까 2월 2일. 1일도 아니고 2일.
지금에서야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려고 한다.
9개월 남았다.
누가 그랬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년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낼 수 있다고.
107개의 병원을 세운 사나이 였나?
3개월 모자라다.
3개월 모자라도 해낼 수 있다.
나는 해낼 수 있다.
사실 무섭고 두려워서 미칠 것 같다.
내가 너무 뒤쳐진 것 같다.
허송세월한 것 같아서 서럽다.
하지만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그럴 만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지는 모든 것을 이룬다.
내가 진정으로, 절실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줄 것임을 알고 있다.
나는 이 무기력과 나태를 이겨내고 말 것이다.
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역겨운 무기력과 방종.
엿 먹어라.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여기서 멈춰버릴 인간이 아니다.
나는 신화가 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
-데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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