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1번 불합격으로 재수한 후루룩고구마의 독학재수후기(서울교대 최종/육사 1차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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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대학 : 서울교육대학교/육군사관학교 1차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육군사관학교 1차 합격 및 서울교육대학교에 수시로 최종합격해 16학번으로 입학 예정인 후루룩고구마라고 합니다. 독학재수로 힘든 시절 가끔 오르비에 들어와 여러 수기를 읽으며 용기를 얻었기에, 비록 오르비 입장에서는 좋지 못한 점수일수도 있지만 ㅠ 은혜를 갚고 싶어 이렇게 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소위 말하는 ‘수시 올인파’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서울교육대학교에 가고 싶었고 그 학교에 비교과를 100%로 보는 전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후 학교생활을 내신공부와 비교과 활동에 치중했습니다. 모의고사 공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까지는 모의고사 전날 전년도 기출문제를 푸는 게 전부였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를 하느라 1~2달에 가까운 시간을 날려먹었고 대학도 다 떨어진 후 결국 수능 날(어쩌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저조한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 수기가 수험생 분들께 조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2. 재수를 하게 된 계기
2014년 12월 11일 저녁 9시. 합격자 발표란에는 여전히 예비 1번이라는 글자만 남아있었습니다. 한양대학교는 “예비 1번이면 붙을 수 있다”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과 내 기대를 비웃는 듯 ‘불합격’이라는 현실을 제게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1차를 합격한 부산교육대학교 마저 사실상 합격이 불가능한 예비번호를 줄 뿐이었습니다. 추가합격자 발표날 저는 늦은 밤이었지만 답답한 마음에 집 밖으로 나가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건 “그래, 어차피 서울교대 가고 싶었잖아…”라는 자기위안을 하며 먹먹한 가슴을 달래는 것 뿐이었습니다.
집에 돌아가 부모님께 재수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한 이유도 있었지만 수시 준비 때문에 시간을 헛되이 썼던 3학년 생활이 크게 후회됐었습니다. 어머니는 계속 반대하셨지만 아버지는 재수를 허락해주는 대신 제가 3년동안 가고 싶었던 서울교대를 써보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 1달간 정말 열심히 서울교대 면접을 준비했지만 합격자 발표날 발표란에는 ‘불합격’이라는 말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의 노력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참아왔던 울음이 터져왔습니다. 서울교대 불합격의 슬픔을 가슴 한 켠에 간직한 채 저는 독학재수를 시작했습니다.
3. 왜 독학재수를 하게 됐는가
제일 큰 이유는 “공부는 혼자할 때 성적이 오른다”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부족한 부분만 따로 인터넷강의로 수업을 들으며 대부분의 공부시간을 자습에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제가 현역 시절 여러 수기집을 읽으며 동기부여를 해왔는데 그 수기집의 대부분은 혼자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한 케이스라 저도 그런 사람들처럼 되고 싶다는 바램이 독학재수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4. 재수생활
<2~3월>
2015년 2월 12일에 대전의 한 독학재수학원에 들어갔습니다. 3개월정도 공부를 손에 놓다보니 공부가 잘 안되긴 하였지만 아침 7시 50분부터 밤 11시까지 계속 펜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책상에는 ‘불합격’이라고 뜬 서울교대 합격자 발표창을 붙여놔 공부하기 싫을 때는 그것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때를 상기시키며 다시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다른 사람과는 얘기하지 않고 밥만 옆에 앉았던 친구 무리와 함께 먹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침묵을 유지했고 밥을 먹고 나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 공부를 했습니다. 저는 주로 오전에는 국어, 오후에는 수학, 저녁에는 영어같은 패턴으로 공부를 했었는데 이 시기때는 연계교재가 나오긴 했지만 개념 및 기본 실력 기르기에 초점을 맞춰 공부했습니다. 특히 eb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개념의 나비효과’ 강의와 김철회 선생님의 ‘독서와 문법의 원리’라는 강의를 통해서 기본적인 국어실력의 초석을 세우고 국어공부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영어는 작년에 공부했던 단어들이나 문장 노트를 다시 복습하곤 했습니다.
사실 재수를 처음 시작했던 2~3월에는 패배감과 소외감이라는 감정이 제일 강했습니다. 학교 친구들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술 마시며 놀 때도 저는 형광등 아래에서 책과 씨름해야 했습니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서울교대 오티날에도 저는 수학 문제와 씨름해야 했습니다. 이런 감정은 제가 나태해지지 않게 꾸준히 공부를 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저는 일일 플래너를 사용했었는데 플래너 밑에 매일 치열함을 잊지 않기 위해 그 날의 기분을 적곤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교대 수석입학’이라는 글씨를 함께 쓰고 1년 후의 목표를 이뤘을 제 모습을 상상하며 포기하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당시 오르비에서 우연히 본 글귀를 플래너에 썼었는데 그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방법이라도 반짝 공부는 의미가 없습니다. 지속해 나가지 못한다면 절대로 역전할 수 없습니다. 그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잘 이겨내고 지속해 나가기만 한다면 완벽하게 달라진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입시공부는, 단순한 공부가 아닙니다. 인생을 위한 트레이닝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DNA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훈련입니다. 나의 인생을 바꿔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참고 힘내서 마지막 순간까지 지속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4월~5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학원 아이들과 친해지고 식사를 마치고도 공부하지 않고 친구들과 떠드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재수 초기 때 치열함이라는 감정은 점점 묻혀져 갔습니다. 플래너에도 점점 풀어져가는 제 자신을 다그치는 말이 늘어났습니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같은 학원에 다니던 친한 삼수생 형에게 제 고민을 털어놨더니 그 형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었습니다.
“OO아 너는 크림빵 먹으면서 울어본 적 있냐”
이 한 마디를 듣는 순간 머리를 망치로 세게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재수 초기 때의 스피릿을 잊었던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크게 뉘우치고 바로 책상으로 돌아가 전처럼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제게 주어진 시간을 반드시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짰습니다. 또한 매일 같은 패턴의 반복에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하루 정도 ‘수학의 날’ 또는 ‘영어의 날’이라고 지정해 다른 과목은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양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모두 수학 또는 영어에만 투자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끔씩 공부패턴에 변화를 주어 지루함이라는 감정을 억눌렀습니다.
이 시기에 같은 학원에 좋아하는 아이도 생겼었는데 저는 그 감정을 무조건 억누르기 보다는 “지금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 나중에 목표대학에 합격해서 그 아이에게 고백하자”라는 생각으로 일종의 동기부여를 해서 공부에 더욱 힘썼습니다.
<6월~8월>
재수를 하고나서 처음 치른 평가원 모의평가였습니다. 이 날 저는 국어 96점 수학 100점 영어 100점 총점 296점이라는 엄청난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2015 수능 때 국어 3등급 수학 3등급 영어 2등급이었다는 과거를 생각하면 엄청난 성적향상을 이루어 낸 것이었습니다. 사실 시험난이도가 쉬웠던 것이 큰 요인이긴 했지만 그토록 저를 괴롭혔던 수학과 영어를 100점 맞았다는 사실은 제게 너무나도 큰 행복이었습니다.
6월 모평에서 큰 쾌거를 이루다보니 점점 제 마음 속에서 자만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의 큰 쾌거를 이루다보니 예전의 치열함이 다시 사라져갔습니다. 저는 그래서 환경을 바꾸어 예전의 긴장감을 다시 살리도록 했습니다. 옮긴 학원에서는 정말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식사시간에는 제일 빨리 밥을 타고 1등으로 밥을 다 먹은 후 다시 자습실로 돌아와 공부만 했습니다.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고 하루종일 앉아있으니 점차 살도 빠져갔습니다. 외롭고 노력한 만큼 잘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던 시절도 바로 이때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눈물을 흘린 만큼 제 멘탈은 점점 단단해져갔고 그 후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등원시간을 7시 30분에서 7시로 앞당겨 공부시간을 좀 더 늘려 부족한 과목을 더 보충했습니다. 대신 일요일에는 일주일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제게 휴식이라는 보상을 주어 그 날 보고 싶었던 영화나 만화를 실컷 보곤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쉴 땐 쉬고 공부할 땐 공부하니 공부할 때 딱히 잡념이 들지 않았고 무더위로 인한 체력 소모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자만심을 없애기 위해 육군사관학교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시험 1~2주 전부터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맞춰서 기출문제를 풀었고 틀린 문제는 다시 피드백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6~8월 때는 한창 무더위가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시험이라는 부담감은 이 무더위를 압도했습니다. 덕분에 실제 시험에서 국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무난하게 육사 1차에 합격할 수 있었고 사관학교 시험이라는 무시무시한 난이도 앞에 6평으로 인한 자만심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9월>
9월 모의평가는 실전감각을 기르기 위해 모교에서 학교후배들과 함께 시험을 치뤘습니다. 모교였지만 실제 수능장 분위기처럼 느껴졌고 국어를 보자마자 수능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 읽히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근거가 잘 보이지 않고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고 모르는 문제는 넘어가고 다시 보는 식으로 풀었습니다. 수학은 다행히 40분을 남기고 모두 풀어 100점임을 확신했지만 문제는 영어였습니다. 듣기 한 문제를 멍 때리다가 놓치고 만 것입니다. 3번 아니면 4번이 답이었는데 이 헷깔림은 뒤에 독해문제를 푸는데도 영향을 주었고 결국 독해에서 하나 더 틀리고 말았습니다. 탐구 역시 난이도가 높아 썩 잘 본편은 아니었습니다.
이 날 점수는 국어 98 수학 96 영어 95. 수학은 당연히 맞을 줄 알았던 30번 문제에서 틀렸고 영어는 1등급 컷이 100점임을 감안할 때 절대 잘 본 것이라고 생각될 수 없었습니다.
9평의 충격에다가 학원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까지 덮쳐 수험생활 시기 중 가장 힘든 때를 보냈습니다. 결국 학원을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수능이 얼마 안 남은 시점이었기에 새로 옮긴 학원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지 않고 묵묵히 공부만 하였습니다. 공부에 영향을 줄 정도로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담임선생님과 상담해서 다시 멘탈을 잡았습니다. 또한 하원시간도 10시에서 11시 30분~12시로 늦춰 늦게까지 공부해서 공부량을 늘렸습니다.
대개 문제풀이를 많이 하는 시점이지만 저는 여전히 개념과 기출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수학의 경우 실전모의고사를 사서 일주일에 한 회정도 풀어 감을 유지했고 나머지는 모두 개념과 기출분석에 투자했습니다. 특히 이 시기 때 수학문제를 스토리텔링 하는 식으로 풀어서 사고를 체계화하는 ‘수학 사고 노트’를 만들어 개념과 문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했습니다.(사고 노트 쓰는 법은 뒤에서 자세히 쓰겠습니다) 국어 역시 기출문제를 계속 반복하며 평가원의 패턴을 체화시키도록 노력했고 영어는 연계교재와 기출을 병행했습니다.
또한 저는 수시도 준비를 했기에 시간배분을 철저하게 해야 했습니다. 저는 수시를 서울교대 학생부종합, 고려대학교 논술, 성균관대학교 논술을 썼는데 자기소개서는 공통문항을 작년 것을 그대로 쓰고 새로 바뀐 자율 문항만 새로 자기소개서 마감 3~4일전에 하루에 1시간정도 투자해서 썼습니다. 마감 하루 전에 교대 다니는 친한 형께 첨삭을 한 번 받고 자기소개서를 제출했습니다.
<10월~11월>
수능이 1달 남아있는 아주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마지막에 지쳐 공부를 안 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저 역시 작년에 멘탈을 잘 잡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학원을 1등으로 등원하기였습니다. 아침에 30분정도 더 일찍 일어나 학원에 6시 50분쯤에 가면 청소하는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고 불이 꺼져 있는 자습실을 켜 자리에 앉아 바로 국어 공부를 시작하거나 전날 못한 과목을 보충했습니다. 이렇게 학원에 1등으로 오는 날엔 제게 보상을 주는 의미로 10시에 하원해 일찍 휴식을 취했습니다.
또한 3~4일에 한 번씩 모의고사를 뽑아 실제 시험시간스케줄에 따라 실전연습을 꾸준히 했습니다. 특히 저는 실전연습을 할 때 ‘시험 전에 커피를 마시는게 좋은가? 국어는 어떤 순서대로 봐야하는가?’ 같이 제가 어떻게 하면 실제 시험현장에서 최상의 스케줄을 낼 수 있을지 연구했습니다. 실전연습의 주목적은 실력향상이 아니라 본인의 원래 실력이 실전 시험에서 그대로 낼 수 있는지에 따라 달려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기 보다는 그 동안 공부했던 것을 마지막으로 복습하는 방향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문법이나 사탐개념 등등 시간이 지날수록 놓치기 쉬운부분을 집중 공부해 ‘빈틈을 메운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수능이 일주일 남은 시점부터는 이전에 돌렸던 기출문제를 마지막으로 본다는 생각으로 실전처럼 풀고 재분석하였습니다. 특히 수능 하루 전에는 그 해 6,9월 모의평가를 다시 풀고 분석하여 그 해의 트렌드를 몸에 체화시켰습니다.
수능 하루 전 저는 제가 한 해동안 공부한 교재를 쌓아 놓고 올 한 해 수험공부를 한 제 자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올해 제가 재수하면서 세웠던 목적은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없이 극한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적과 한 해 동안의 저를 동시에 떠올리니 속이 울컥해졌습니다. 매일 12~13시간 동안 공부를 했고 그 속에서 흔들릴 때도 많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제 손에는 여전히 펜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이젠 제 자신에 대한 채찍질을 거두고 따뜻하게 보듬어 줄 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 순간들을 떠올리며 저는 다음 날 수능을 치룰 준비에 임했습니다.
<수능 그 후>
수능 결과는 모의평가보다는 아쉽게도 모의평가보다 점수가 꽤 하락했습니다. 특히 올 한 해 제일 공부를 열심히 한 국어에서 3등급이라는 최악의 점수가 나와 많은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최종등급은 국어 3등급 수학 2등급 영어 1등급 탐구 1등급. 평소 실력보다 못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전 후회는 없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게도 올 한 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었고 다시는 그때처럼 열심히 할 자신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목표에 미치진 못했지만 지방교대를 가도 정말 감사하게 갈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서울교육대학교 수시 1차 합격통보를 받고 열심히 면접준비에 임해 마침내 4년동안 꿈에 그리던 대학의 최종합격을 쟁취하였습니다.
4.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그 날 오전의 대부분을 국어공부에 투자했습니다. 재수초기에는 ebs 윤혜정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와 김철회 선생님의 ‘독서와 문법의 원리’를 들으며 국어공부의 기본틀과 공부방향을 잡았습니다. 그 후엔 마닳이나 매3비 또는 직접 시험지를 프린트해서 기출문제들을 공부했습니다. 마닳의 비문학요약과제와 더불어 기출문제에서 푸는 모든 비문학 문제들을 요약했고 구조노트를 만들어서 글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하루에 4~5개정도씩 공부했습니다) 또한 문제에서 왜 이 선지는 맞고 이 선지는 틀린 지 분석해서 평가원의 출제패턴과 선지 구성원리를 분석했습니다. 또 막판에 실전연습을 할 때는 교육청 문제를 프린트해서 낯선 지문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했습니다.
비록 수능 날에 국어가 미끄러지긴 했지만 6평 96점 9평 98점 육사 97점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충분히 실력향상을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어는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지 문제를 풀기만 하는 기출반복은 전혀 의미가 없을뿐만 아니라 실력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실제로 제가 현역 때 이렇게 했다가 국어를 망했습니다) 국어의 지문분석, 선지분석 등을 꼼꼼히 해서 국어 지문 하나를 200%활용 할 때 비로소 기출을 통한 국어공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본인이 국어 기출을 여러 번 봐서 답을 외운건지 아니면 완벼갛게 이해한 것인지 헷깔릴 때는 누가 물어보든 간에 누군가에게 그 내용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모든 공부에 있어서 그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그 내용을 완벽하게 알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심하세요. ‘안다’라는 것과 ‘설명할 수 있다’라는 것은 서로 완벽하게 다른 경지입니다.
<수학>
저는 고3 때까지 수학을 굉장히 못했습니다. 고3 때 4월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80점을 넘겨 수학 1등급을 받았지만 결국 2015 수능에선 3등급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재수를 처음 시작했을 땐 수학공부에 집중했습니다. 저는 신승범 선생님의 강의를 적극 활용했는데 신승범 선생님의 ‘수능적 해석’을 수능 직전까지 계속 꾸준히 반복해 7~8회독 정도 했었습니다. 반복할 때는 개념과 풀이과정을 전부 일일이 손으로 써가면서 했는데 이렇게 한 해동안 사용한 연습장이 50권 내외정도 됩니다. 저는 강의를 이렇게 활용했습니다.
① 인터넷 강의는 한 강좌당 2주안에 다 듣겠다는 생각으로 들었습니다. 물론 강의를 들으면서 전 시간에 들었던 강의의 복습을 계속 손으로 써내려가면서 했고 고쟁이도 그날 풀었습니다. 강의를 듣는 기간에는 3일에 한번정도 강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② 강의를 다 들으면 본격적인 공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개념을 일일이 손으로 써가면서 그 개념이 0.1초만에 튀어나올 때까지 몸에 체화시켰습니다. 신승범 선생님이 강의에서 설명해주신 공식 유도 과정도 꼼꼼히 복습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에서 쓰이는 사고방식은 그 유도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③ 수능적해석에 있는 기출문제를 복습할 때는 ‘접근 → 사고과정 전개’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우선 접근단계에서는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할지 썼습니다. 예를 들어 21번 미분문제의 경우 ‘그래프 그려서 조건에 맞는 식 세우기’같은 접근방법을 써서 기출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접근패턴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사고과정 전개에서는 ‘어떻게 이런 풀이가 전개되는지’를 항상 생각해가며 풀이를 전개시켰고 이 과정에서 평가원의 공통적인 전개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게 되면서 6평 때 40분을 남기고 안정적인 100점을 받을 수 있었고 그 후에도 1개 이상을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하지만 수능 때 컨디션이 저조해 실수로 하나 더 틀려서 2등급이 뜨고 말았습니다 ㅠ)
시험이 1~2달 남았을 때는 ‘수학 사고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수학 사고 노트는 아까 말씀 드렸던 접근과 사고과정전개를 길게 스토리텔링식으로 푼 노트를 말합니다. 제가 취약했던 문제와 킬러 문제를 실제 시험장에서 푼다는 생각으로 제가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고려해서 길게 스토리텔링하는 방법으로 문제 풀이과정을 써내려갔습니다. 이렇게 하면 한 문제당 대략 3~5페이지 정도의 풀이 과정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노트는 제가 평가원적 사고에 익숙해지는데 크게 도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
영어는 영어를 영어로써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수를 시작할 때 저는 거의 3개월 동안 영어를 읽지 않다보니 기본적인 문장도 해석이 힘들었었습니다. 저는 이 때 바로 ebs교재를 공부하지 않고 기본실력을 쌓기 위해 구문강의(이명학 선생님의 신텍스 1.0)를 하나 들었습니다. 구문강의에서 알려주는 개념들을 일일이 손으로 써가면서 복습하고 쉬는시간 점심시간 저녁시간 등의 자투리시간에는 모두 이 구문교재에 있는 문장들을 계속 반복해서 읽으며 영어를 한국말처럼 바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실 모든 공부가 반복이 제일 중요하듯 영어도 역시 반복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연계교재를 본 시점인 7월 때까지 꾸준히 구문교재에 있는 문장들을 반복해서 보았고(대략 하루에 300문장 정도 보았습니다) 단어 역시 하루에 50개씩 꾸준히 외워 몸에 체화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6평 때 ebs를 전혀 안 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20분을 남기고 100점을 받았습니다. 7월 때부터 ebs를 보기 시작했는데 ebs를 암기용이 아니라 실력향상용으로 생각하고 보았습니다. ebs교재에 있는 모르는 문장들은 전부 체크해 문장 노트에다가 옮겨 틈틈이 반복해서 보았고 모르는 단어 역시 따로 단어노트에다 정리해 시간날 때마다 여러 번 돌려읽어 자연스럽게 체득시켰습니다.
영어듣기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학원에서 하는 영어듣기시간에 매번 꾸준히 참가해 영어듣기 실력을 길렀고 등하원을 할 때마다 영어듣기 mp3를 들으며 영어듣기 실력을 길렀습니다. 그 결과 소위 ‘통수’라고 불렸던 이번 수능영어에서도 15분을 남기고 안정적인 1등급을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탐구>
저는 윤리와 사상과 생활과 윤리를 공부했습니다. 제가 사회탐구에서 사용했던 방법은 단권화 노트였습니다. 우선 ebs 강의를 들으면서(윤리와 사상은 최양진 선생님, 생활과 윤리는 이지영 선생님 이십니다) 선생님께서 필기해주신 부분을 모두 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러고 난 후 기출문제와 ebs에서 헷깔렸던 선지와 보기 지문을 모두 단권화노트에 적고 수능 전날까지 꾸준히 돌려 보았습니다. 가끔 수험생사이트에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올라오던 사탐실전모의고사도 틈틈이 풀어보며 어려운 사탐난이도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생활과 윤리 50점 윤리와 사상 47점이라는 최적의 점수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5. 수기를 마치며…
제가 올해 재수를 겪으면서 깨달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수능에 대한 난이도 예측은 절대금물. 무조건 공부는 어렵게
②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목표를 두십시오. 결과는 그 과정에서 따라오는 부산물일 뿐입니다
③ 그 날 하루를 정말 본인의 한계를 넘겠다는 각오로 후회없이 공부하세요. 그래야 수능 날 자신이 받는 점수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④ 입시 공부는 비단 대학을 가기 위한 과정이 아닙니다. 하나의 목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인생의 몇 안되는 소중한 시간 중 하나입니다. 수험생활 역시 하나의 ‘성장의 과정’입니다. 수험생활을 통해서 본인의 인생을 바꿔나가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⑤ 충분한 수면을 취하세요
⑥ 스트레스의 적당한 해소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일요일을 휴식의 시간으로 잡고 재충전의 시간을 지녔는데 이 글을 읽는 수험생 여러분들도 자기 자신에게 ‘휴식’이라는 보상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⑦ 수시는 반드시 쓰시기 바랍니다
위 7가지의 사항을 명심하시며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여러분들도 최상의 결과를 쟁취해낼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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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려요. 그 힘들다는 독학 재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신거에 진심 축하요~~
재수가 꼭 나쁘지만도 않은듯해요. 결과를 떠나 많은 걸 얻은 재수 생활이었어요. 저도 재수 때 초반에 오르비 와서 많이 위로 받았었네요. 멋진 대학 생활 하세요^^
저는 올해 독학재수를 결심하고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저와는 상반된 면이 너무나도 많아서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라고 크게 느끼고 갑니다..
덕분에 의지박약한 저가 어떻게 하는 것이 열심히 하는 건지 깨우치고 갑니다..
직접 손으로 써가면서.. 개념을 정리하고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는 것.. 잘 알아갑니다!
또한 과목별 공부 배분량..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