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흔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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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돌아오는 지하철안
왠 모녀가 손과 입을 들썩인다.
언뜻봐선 평범한 40대 엄마와 10대 소녀
모두 저리 무표정한 표정으로
네모난 불빛만을 보는데
저 모녀는 뭐가 그리도 즐거울까?
주책! 내 관심!
그 모녀에게 다가간다.
순간 눈에 보이는 상황
농아 엄마와 수화와 말을 주고받는 딸
더해지는 내관심...
어 근데 유심히 보니
같은 수화만 반복한다?!
그것도 익숙한 수화다.
그래 기억났다
초등학교시절 배운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태어난사람'의 첫부분
한손은 주먹쥐고
한손은 펴서 돌리는
사랑한다는 뜻
그렇게 내가 모녀를 보고 내집역에 도착하기까지
그 많은역
그 오랜시간
그 많은 인파속에서
내내
한결같이
서로
웃으며
안으며
행하며
사랑을 말한다.
분명히 말은 안 했는데
보이고
들렸다
그들의 사랑이
그리고 순간 빨개지는 내얼굴
나는 그동안
사랑한다는
그흔한말
그쉬운말을
얼마나 숨겨왔는가
주고받을 수 없는 저들의 말은
이리도 쉽게 내게들려 나를 울리는데
주고받을 수 있는 나의 말은
그리도 쉽게 부끄러이 숨겨 왔을까
달려야했다
아니
달려야만했다
어머니
아니 엄마에게
안겼다
사랑한다고외쳤다
말하세요
쉽게
흔하게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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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