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며 1(약스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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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처음 오르비에 들어온 재수생입니다.
우선 올해 입시라는 큰 전쟁(?)을 겪으신 고3과 n수생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 정시 원서도 끝났겠다, 2015년도 마무리 되어가네요. 이렇게 막판에 오니까 새벽 감성으로 뻘글 하나 씁니다.
중학교 내내 평범한 동네 여고를 목표로 했던 저는 3학년 1학기에 엄마에게 외고 지원을 권유 받았습니다. '될 리가 없잖아'하는 마음으로 원서를 넣은 저는, 어쩌다보니 덜컥 합격해버렸습니다. 뭐, 그래서 일단 즐거움 반, 걱정 반으로 입학을 하고 첫 성적표를 받았는데...성적이 참 아름답더군요ㅋ(반어법인거 아시죠?).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죠, 중학교 내내 학원도 안 다니고, 공부도 수업 과 시험기간 전 2주 정도 공부한 실력 가지고 고등학교, 그것도 외고에서의 공부를 따라갔겠어요.(여담으로 저렇게 살고서도 내신2% 에 들어감. 공부 지지리 안 하는 학교였어요ㅋ)
제 성적의 심각성을 느낀 담임 선생님과 엄마는 급한대로 수학 학원을 보내셨어요. 3학년 때부터는 전과목 학원을 다녔습니다. 여담으로 전 고3 학원 다닐 때가 제 기억 속의 즐거운 시절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미친 거 같지만 학원 수업을 들을 때 정말 재미있었어요. 내가 무언가를 배우고 있고, 쌤들도 열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늘 앞자리에 앉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뒤에서 듣는 것은 인강을 듣는 것 같지만, 앞에서는 진짜 수업에 참여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게다가 불행 중 다행으로 내신이 조금씩은 오르더군요. 수시 상담을 했었을 때, 담임 선생님은 서성한을 말씀하셨죠. 그때 '내가 그래도 막 살지는 않았구나'라는 안도감과 나름의 뿌듯함을 느꼈어요.
하지만 이때 욕심이 났어요. 연대와 고대, 혹시 서울대까지도 정시로는 안될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수시는 후기 논술만 지원했지요. 지금도 이때를 회상하면 저에게 물어봅니다 '일반고를 갔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냐고'. 사실 정시로 오기를 부린 이유 중의 하나가 자존심 때문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자꾸 서연고를 말하니까 왠지 거기를 가야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졌거든요(물론 서성한도 명문대이고,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현역의 객기를 부린 저의 수능 점수는 112312 였습니다. 참담한 기분으로 정시 상담을 받은 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고대를 질러보았습니다. 근데 예비5번 받고 희망 고문만 당하고 떨어졌습니다ㅋ. 가군은 아예 광탈 당했으나, 다행히 중대가 추합이 됐어요.
그러나 전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반수를 결심했지요(중대도 우리나라의 소중한 명문대 입니다). 당시에 재수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너무 무서웠거든요. 게다가 어려운 집안 형편에 3학년 내내 학원을 다니고도 성적이 이렇게 나오니까 죄책감과 자괴감이 들어서 차마 학원 이야기는 못 하겠더군요.
그런데 부모님이 재수를 권유(반강유)하시더군요. 이때 엄마가 내건 이유 중의 하나가 '너 학원 다니는 거 좋아하잖아'였어요ㅋㅋㅋ( 그 학원이랑 이 학원의 의미는 다른거잖아;;;) 어쨌든 잠깐의 논쟁 끝에 전 재수를 하기로 하고, 재종반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도 노량진에 있는 한 학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더군요. 강대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한 달에 백 만원씩 내는 것은 저희 집 경제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후에 저희 집 상황이 더 나빠져서, 어차피 못 다녔을거에요.
모바일로 쓰니까 너무 힘드네요. 쉬었다가 다시 쓰겠습니다. 뻘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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