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두 [911521] · MS 2019 · 쪽지

2025-01-04 18: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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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칼럼] 수학 가형 만점자의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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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0 수학 가형에서 만점을 받고 당시에 칼럼을 작성했던 동동두라고 합니다. 5년의 기간동안 교재 검토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학생들 지도하면서 수능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기도 해서 현 시점에서도 도움받는 분들이 계실까 하는 마음에 5년동안 깨달은 바를 바탕으로 새롭게 칼럼 작성합니다. 


공부는 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칼럼 내용을 비판없이 수용하시기보다는, 필요한 내용만 추출해서 본인의 공부 스타일에 녹여내신다면 제대로 효과를 누리실 수 있을겁니다. 제가 '~ 해야한다.' 고 서술하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는데, '반드시 해야한다.'가 아닙니다. 일반적인 경우를 바탕으로 '해야한다.'고 설명할 수도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1. 마인드

 2. 커리큘럼 및 상세한 공부법

 3. 수학적 사고력

 4. 풀이 과정 방법론

 5. 검산

 6. 양치기 의 순서로 작성합니다.



1. 마인드


저에게 있어 시험을 볼 때 필요한 마인드는 딱 한 가지입니다. 내려 놓을 줄 알아야 하는데, 시험에 목숨을 걸게 되는 순간 압박감, 긴장감이 턱 밑까지 차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준비하는 시험 외에 다른 루트를 통한 본인의 앞길도 구상을 해놔야 당장 중요한 시험에서 문제가 안 풀려도 '플랜 B로 가야겠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려 놓을 줄 알아야만 실전의 부담감에서 어느정도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인드셋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생각'을 떠올리고, 깨달음을 얻는다면 어떠한 힘든 상황이건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내게 됩니다. 하지만 깨닫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마인드와 관련된 정보나 생각을 전해듣는 것도 좋지만 이를 바탕으로 각자 주어진 상황이나 기질에 따라 적절히 타협해가며 본인에게 맞는 답을 생각해보고 깨달아가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커리큘럼


이미 비슷한 커리큘럼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개념-기출문제-N제 및 실전모의고사' 의 순서입니다. 어떻게 공부할지를 모른다면 아무리 좋은 교재를 봐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많이들 알고 계실 듯 합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공부 방법'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어떻게 전달해야 깨달음이 올지, 어떻게 실천을 시킬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도 명확한 답은 얻지 못했습니다.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춰서 설명해보겠습니다. 


 2.1 개념


개념을 100% 이해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특정 개념을 바라보는 관점은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전문가일지라도, 다른 전문가의 관점을 모두 꿰뚫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식견이 높다 한들, 때로는 다른 전문가에게 새롭게 배울 점을 느끼는 순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수학에서 개념 공부의 목적은 '개념 공부를 완벽히 한다.'가 아니라, '개념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최대한 많이 공부한다.'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점 (a, b)를 지나는 기울기가 m인 직선 식을 구해보겠습니다.


 1. 공식에 따라서 y=m(x-a)+b.

 2. 기울기가 m이니까 y=mx+~의 형태가 된다. x=a를 대입했을 때 y=b가 되어야하므로 이에 맞춰 상수항을 조절한다. 따라서 y=mx-ma+b(mx에서  를 대입하면 ma가 되므로 ma를 없애주고, b를 만들어준다).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두 관점은 분명히 다릅니다.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역함수가 존재하는 함수 f(x)의 역함수를 g(x)라고 하고, f(1)=0인 경우 g(0)을 구해보겠습니다.


 1. x, y의 자리를 바꾸는게 역함수니까 f(1)=0이면 g(0)=1.

 2. f(x)=y이면 g(y)=x 와 같이 수식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면, g(y)는 f 함숫값이 y가 되도록 하는 근을 구하는 것과 동일하다. 즉, g(0)은 f의 함숫값이 0이 되도록 하는 근. 따라서 1.


마찬가지로 비슷하지만 두 관점은 분명히 다릅니다. 개념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갖추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인강, 학원을 통해서 학원을 강사의 관점을 빌릴 수도 있고, 본인이 직접 개념을 연구해봐도 됩니다. 


'개념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최대한 많이 공부한다.'를 기억하세요. 시야를 넓혀야지만 틀 속에만 존재하던 개념을 틀 밖으로 직접 꺼낼 수 있습니다. 


 2.2 기출문제


'~ 문제를 보면 ~ 해야한다.', '~ 표현이 나오면 ~ 해야한다.' 예전에는 이러한 표현을 너무 싫어했습니다. 인강에서 이러한 내용을 배우는 경우가 많죠. 저는 실모 해설 강의를 제외하고는 수학 인강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사실 어떠한 내용을 지도하셨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로 눈감고 싫어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내 역량으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의미가 있지 저런 걸 외운다고 문제가 풀리진 않을텐데'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다만 '본인의 역량으로 문제를 풀어냈다면, 일반화할 내용은 일반화해서 정리해놓는 것이 시험 준비에 적합하다.'는 생각으로 발전했습니다. 당연한 얘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가형을 만점 받긴 했지만 의식적으로 일반화한 내용없이 시험을 봤었는데(기초 문제들이나 워낙 자주 나오는 소재들은 무의식적으로 정리가 되어있긴 했습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독학으로 공부했을 때의 부족함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정리하면 기출문제는

 1. 본인의 역량으로 최대한 풀어보고

 2. 풀었다면(풀리지 않았다면 해설 및 강의를 참고해서 오답)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을 일반화한다.


이게 전부입니다. 어떠한 내용을 일반화할지는 마찬가지로 강의를 통해서 배울 수도 있고, 가장 좋은 것은 본인이 직접 일반화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소재를 일반화해도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일반화된 내용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 사고력이 기저에 깔려있지 않다면 일반화가 큰 도움을 주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사고력 관련된 내용은 후술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241122 문제는 일반화할만한 소재는 별로 없습니다. 다양한 개형에 대해서 케이스를 분류해보고 논리적으로 케이스를 배제하는 과정이 풀이의 전부라서, 저는 이 문제에서 일반화할만한 소재는 '케이스 분류를 통한 개형추론'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 풀 때 별로 도움도 안되는 내용이죠.


일반화 예시를 설명드리자면, 저는 도형 문제를 10가지 태도로 일반화합니다(각의 이등분선, 할선정리 등 가끔 나오는 내용까지 전부 정리해놓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도형에서

 1. 직각삼각형 찾기

 2. 이등변삼각형 찾기

 3. 닮음 찾기

 4. 사인법칙, 코사인법칙, theta, pi-theta

 5. 작도(문제의 주어진 조건에 따라 도형을 그려보면서 도형 구성 요소가 생성되는 과정 이해)

 6. 좌표 잡기(최후의 보루)


+ 원에서

 1. 원주각, 중심각 찾기

 2. 지름을 포함한 직각삼각형 찾기

 3. 원에 내접하는 사각형 찾기

 4. 중심 잇기


와 같습니다. 아무 도형 문제 하나 찾아서 풀어보시고 풀이 방법과 해당 행동영역을 비교해보세요. 거의 모든 문제가 정리되어있는 방식 내에서 해결됩니다. 제가 수험생일때는 이러한 내용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그냥 경험을 바탕으로 수선 내려보고, 안되면 원주각도 찾아보고 하면서 풀었었는데 지금은 이러한 일반화가 시험을 보는 데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체계화시킬 때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흔히 말하는 기출분석은 이러한 소재의 일반화를 일컫습니다. 문제를 보고, 해당 문제에서 차용될만한 소재, 또는 다른 문제의 소재가 해당 문제에서는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합니다. 주의사항 한 가지는, '일반화'라는 단어를 쓰는 만큼 다양한 문제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한 번 나온 소재를 파악하고 외우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최상위권의 경우 이미 사고과정이 체계화되어있으므로 한 번 푼 문제도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은데, 최상위권이 아니라면 한 번 나온 소재를 정리해놔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고 기억하고 있어도 해당 소재가 문제에 녹아있다는 것을 캐치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과제를 줄 때에도 각 문제마다 일반화할 수 있는 소재를 직접 찾아보게 하고, 정리가 끝나면 답안을 주고 최종 수정을 시킵니다. 마찬가지로 웬만하면 본인이 푸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소재를 일반화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실제 시험지 형식에 맞춰 공부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학생들 지도할 때에도 내신 준비의 경우 개념이 마무리되면 바로 시험지를 풀게 시키고, 수능 준비도 마찬가지로 개념이 마무리되면 바로 모의고사 시험지를 풀게 시킵니다(특정 시험지 또는 편집해서 범위 조절한 시험지). 실전 훈련 겸 시험지를 풀고, 풀고 나서 시험지를 분석하면 결과적으로는 문제집을 푸는 것과 같은 공부입니다.


이때 시험 당일 컨디션 난조 대비를 위해서 내신 시험지는 약 35분, 모의고사 시험지는 약 6-70분의 시간 제한을 두고 푸신 뒤에 해당 점수를 본인 점수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타임어택 훈련을 여태껏 잘했다면 시험이 코앞인 시기에는 원래 주어진 시간에 맞춰(내신 45분, 모의고사 95분, OMR 5분 제외) 시험지를 푸시는 것이 여유를 갖기에도, 실제 시험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기에도 좋습니다. 


 2-3. N제 및 실모


N제를 풀건, 실모를 풀건, 기출문제에서 서술한 일반화는 항상 병행되어야합니다. 공부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전부 말씀드렸으므로 서술할 내용이 없으나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1. 위에서 서술한 타임어택과 마찬가지로 실모도 항상 6-70분의 시간 제한을 두고 푸세요.

 2. 저는 시험지 형태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므로 실모의 양이 충분하다면 N제를 건너뛰고 실모를 푸는 것도 추천드립니다(시간 제한을 두고 푼 뒤 오답). 시험지 형식으로 구성된 N제도 너무 좋습니다.


N제가 필요한 상황도 있는데, 이는 뒤에서 서술하겠습니다.




3. 사고력


기본 사고력이 기저에 깔려있지 않다면 소재의 일반화가 큰 도움을 주지 못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고력을 기른다는 것도 '어떻게 공부하느냐'의 범주에 포함되는 내용이어서 많이 추상적이고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본인의 역량으로 최대한 문제를 풀어보는 게 중요한데, 수능을 한 달 남긴 상황에서 한 문제를 오랜 시간 풀어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능 한 달 전인데도 문제를 풀 역량이 안되는 상황이라면 한 문제를 끈질기게 고민하는 시간과 소재 암기를 바탕으로 풀이하는 시간을 분배해서 공부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고력을 갖추는 것은 수학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 자체는 간단합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풀릴 때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문제가 풀렸다면, 풀이 과정을 요약해보세요. 의외로 요약은 금방 끝납니다. 그리고 내가 어떠한 생각을 거치면서 풀이가 진행되었는지를 정리해보면 풀이 시간 중에서 당시에 인지하지 못했던 낭비된 시간이 보입니다. 


한 문제를 오래 고민하는 것은 비효율성을 동반합니다. 학생들 지도할 때에는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 방법론적인 고민을 정말 많이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수업 시간 외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에는 비효율성을 줄이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또 학생 입장에서 이러한 비효율성을 대면하게 되면 그 오랜 시간을 버티는 것도 힘이 듭니다. '이런 공부를 하는게 맞나 ?', '이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는게 낫지 않나 ?' 이런 의문이 끊임없이 들거든요. 확실한 건, 30문제중에 본인이 10시간을 풀어도 27문제(4점 3문제 제외)밖에 풀지 못한다면 점수의 상한선은 88점입니다. 점수를 더 올리고 싶다면 못 푼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정말 불가능하다면 답지를 통해 약간의 힌트를 얻으면서 계속 도전해야 합니다.


이때 N제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기출문제부터 제대로 공부를 시작하면 N제까지 필요한 상황은 흔치 않습니다. 잘못된 방향성을 가지고 이미 기출문제를 n회독 진행한 상태라면 풀이 과정이 머릿 속에 남아있는 문제들이 많기에 이런 경우 기출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고, 본인이 힘겹게 풀만한 N제를 선택해서 한 문제를 집요하게 풀어보는 시도를 반복해야합니다. 아직 기출문제라는 좋은 재료가 남아있다면 고난도 기출문제를 본인 힘으로 풀어내시면 되고, 기출문제로 고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N제를 택하세요.


풀이 과정에서 효율적인 스킬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킬을 사용하건, 사용하지 못하건 일단 본인의 힘으로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문제를 풀어낼 수만 있다면 스킬은 추후에 배워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가장 좋은건 한 문제를 집요하게 풀고, 그 이후에 한 문제에 대해서 소재를 일반화하고, 스킬을 배워서 다른 문제를 다시 집요하게 풀어보는 겁니다. 만점을 맞기 위해서는 몇시간을 풀건 간에 30문제를 전부 풀 수 있어야 되는 것이 전제조건입니다. 시간 관리는 그 이후의 문제이구요. 


제가 생각하는 중요도 1순위는 사고력입니다. 사고력 기반이 없다면 그 위에 무언가를 쌓아올릴래야 올릴 수가 없어서요. 




4. 풀이 과정적 방법론


본인이 풀어낼 수 있는 문제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정적인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잠자리에 누웠을 때를 생각해보면, 무의식적인 생각이 가끔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많이 안 드시는 분들도 가끔은 20-30분 동안 잠이 안 오고 되짚어보면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 순간이 있죠. 정확히 반대의 과정을 밟으셔야 합니다. 풀이 과정에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고, 이 과정을 몇분째 진행하고 있고, 이 과정이 좌절되면 어떤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을지를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풀이 과정을 스스로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실천이 정말 어려운 주제입니다.


저는 문제 풀 때 크게 두 가지 과정을 따릅니다. 

 1.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문제 풀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뭘 했는지 간략히 요약하는 것을 짧은 간격으로 반복.

 2. 풀이 단계를 간략하게 적어놓고 단계를 삭제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시.


 1. 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리면, 풀이를 진행하고 10분이 지났는데 특정 부분에서 막히고 해결이 잘 안된다. 이때 거의 1-2분 간격으로 풀이의 처음부터 현재까지 내가 뭘 했는지 요약해봐야 합니다. 근데 정리해보니까 10분동안 특정 개념에서 막혀서 결론을 냈다가, 아닌가 싶어서 다시 봤다가, 다시 또 결론을 냈다가, 확신이 없어서 돌아왔다가 이러한 과정을 반복했다면 풀이 과정에서 본인의 행동에 경각심을 가지게 됩니다. 경각심을 가졌다면 그 이후로는 당연히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사고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내가 개념을 헷갈려하고 있으니까 정확히 판단한 뒤에 다시 우물쭈물하지 말고 밀고 나가야겠다.' 


또는 '아무리 봐도 이 개념은 헷갈려서 그냥 개념을 한 번 다시 보고 오는 게 낫겠다.' 


또는 '개념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으니까 이게 정확하건 정확하지 않건 한번 밀고 나가서 풀어보고, 대신 틀린 개념일수도 있으니까 언제든지 고칠 생각을 하자.' 


와 같은 생각을 해야합니다. 이렇게 되면 풀이 과정에서 계속 쳇바퀴돌며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인 풀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2. 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리면, 저는 항상 풀이를 시작할 때 (1. 풀이) 와 같이 적어놓고 시작합니다. 풀이를 시작하는 신호와 같은 느낌이고,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풀이가 막히는 순간에는 (1. 풀이)의 1단계를 삭제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준비를 합니다. 제가 생각한 풀이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많이 복잡하다고 판단이 되면 1단계를 삭제하고 (2. 풀이 방향 전환)의 2단계로 넘어갑니다. 또 이렇게 풀이를 진행하다가 제가 구한 답은 10인데, 보기에는 10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2단계를 삭제하고 (3. 검토)의 3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검토를 했는데도 딱히 틀린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면 3단계를 삭제하고 (4. 검산)의 4단계로 넘어갑니다. 이때 단계를 적어두는 것은 문제 옆 빈칸 또는 풀이 과정의 첫 째줄 옆 빈칸 같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서 적어두는데, 단계를 삭제한다는 것은 지우개로 지우는 것이 아니라, 틀린 문제 채점하는 것처럼 삭제할 단계를 사선으로 그어놓습니다. 지우지 않는 이유는, 내가 풀이 과정 중에 어떤 단계를 밟아왔고 어떤 단계를 삭제했는지 확실히 인지하고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함입니다.

 

1. 과 2. 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목적은 풀이 과정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므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활용하는 겁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 풀이 과정에서 쓸모없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최적의 루트를 찾아 결론에 빨리 도달하는 데에 인지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인지적인 문제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므로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시도해보셔도 좋고, 영감을 얻으셔서 본인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내실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리를 한번 해보면


 1. 사고력을 갖추고

 2. 이후에 소재의 일반화와 타임어택 훈련을 통해 시험 대비를 한다.

 3. 이때 풀이 과정적 방법론을 실천하면서 풀이 과정의 비효율성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


와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5. 검산


검산이 무엇인가는 다들 어렴풋이라도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내 풀이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인데, 검토와는 약간 다릅니다. 검산은 크게 두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1. 아예 다른 풀이로 풀기

 2. 역대입하기


 1. 의 예를 들면, 인수분해를 활용해서 이차식의 근을 구했다면 근의 공식을 활용해서 이차식의 근을 구해 두 답을 비교해보는 것이 검산입니다. 또는, 세로셈으로 48 X 12를 계산했다면 48 X 10 + 48 X 2 로 계산해보는 것이 검산입니다. 


 2. 의 예를 들면, x^2-3x-2=(x-2)(x-1) (잘못된 계산의 예시)로 인수분해를 활용해서 이차식의 근을 구했다면 구한 x=1, x=2 를 직접 이차식에 대입해보고 근이 맞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검산입니다. 이 경우, x=1, x=2를 대입했을 때 이차식의 값이 0이 아니므로 계산 과정에 뭔가 틀린 게 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는, 점 (3, 10)를 지나는 기울기가 5인 직선 식을 구해보겠습니다. y=5(x-3)+10=5x+5 (잘못된 계산의 예시)로 일차식을 구했다면, x=3, y=10을 대입해보고 실제로 (3, 10)를 지나는 지 확인해보는 것이 검산입니다. 이 경우 (3, 10)를 지나지 않으므로 계산 과정에 뭔가 틀린 게 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검산은 정말 정말 중요한데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풀었는데 틀리거나, 풀이 과정 중 조건과 모순되는 부분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풀이를 여러 번 훑어보면서 검토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이 생긴 풀이를 여러 번 본다고 해서 오류가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조건을 착각하거나 문제를 잘못 봤거나 하는 상황에서는 검산이 불가능하지만, 검산은 많은 상황에서 검토를 대체할 수 있는 정말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예 다른 방식의 풀이를 시도하고, 구한 답을 역으로 대입해봄으로써 결과를 증명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검토는 한 번 정도만 해보고, 틀린 부분이 곧 바로 안 보이면 바로 검산으로 넘어가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풀이에 도움이 됩니다. 실수를 안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안정적으로 고득점이 나오려면 검산을 통한 실수 이슈 해결이 필수입니다. 그만큼,


실수를 고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검산입니다.



6. 양치기


양치기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놓치기 쉬운 무의식적인 문제점을 최대한 밖으로 꺼내서 해결책을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수록 적은 양으로도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피드백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양으로 승부를 봤을 때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하나 둘 해결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문제가 나도 모르게 해결이 된다는 것은 세심한 관심을 쏟지 않아도 어느 순간 깨달음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양치기는 수학적 지능에 많이 의존하는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디테일한 부분을 챙기지 않고 양으로 승부를 보는 건 간단히 말하면 도박이라고 생각해서, 디테일하게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메타인지 능력이죠. 


메타인지가 부족해도 수학적 지능이 뛰어나다면 양치기로 승부를 보면 되고, 수학적 지능이 부족해도 메타인지 능력이 뒷받침된다면 분석력 및 해결력으로 승부를 보면 됩니다. 두 가지 다 부족하다면 피나게 노력하거나 또는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구요. 




칼럼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께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원하시는 결과 꼭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쓰고 나니 분량이 생각보다 많아졌네요. 전달드리고 싶은 내용을 최대한 꾹꾹 눌러담아 작성하긴 했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떠한 부분을 버리고 또 취할지를 판단해서 상황에 맞게 본인의 공부에 적용하는 것이니, 공부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는 정보의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 많은 예시를 보여드리면서 글을 작성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분량 상 담지 못해 아쉬움이 있습니다. 총론에 대해서 작성했는데, 혹여나 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경우에는 상세한 주제에 대한 칼럼도 한번 작성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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