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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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월, 현역이었고 원서접수가 끝났을 무렵이었음.
좋아하는 여자애와 대학가에서 만나서 놀기로 했던 날임.
그날따라 왠지 날씨가 안좋아질 것 같아 우산을 하나 챙겨서 나감.
아니나다를까 만나자마자 하늘에선 비가 추적추적 내림.
내가 가져온 우산밖에 없어서 같이 쓰고 걷기 시작함.
어디에 가있을지 고민하다 그냥 근처 뽑기방으로 들어감.
그 아이는 뽑기를 굉장히 좋아해서 큰 인형을 뽑아보려 시도했으나 3만원 쓰고 실패...
여기서 뭔가 점수를 따보자 싶었던 필자는 단 한 번만에 뽑기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해냄.
다른 기계 앞에 가있던 그 아이에게 큰 인형을 들고가서 안겨줌.
어딘가모르게 서툴렀던 필자는 그냥 뽑았는데 너 가지라고밖에 말을 안함...
이후 무얼 할지 고민하던 둘은 영화를 보기로 함.
도대체 무슨 용기가 있었던 것인지 영화 중간에 뜬금없이 그 아이의 귀에다 나 너 좋아한다고 속삭임.
그 아이는 가볍게 피식 웃더니 내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 자기 다리 위에 살포시 올려놓음.
그 뒤로는 그냥 서로 기대서 영화만 봤음.
영화가 끝나고 나와보니 밖은 캄캄해지고 날씨는 쌀쌀해짐.
추워할 것 같아서 쓰고있던 목도리를 그 아이 목에 감아줌.
장갑도 한 쪽 빌려줌. 다른 한 쪽은 우산 든 내가 끼래.
평소에 한강을 보고싶었던 나는 같이 한강공원에 가기로 함.
근데 이 멍청이가 길을 잘못 들어서 공원이 아니라 한강 다리 위로 가는 계단으로 와버림.
마침 그 계단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우릴 비추는 가로등 하나와 그 밑으로 내리던 눈 덕분에 분위기가 좋았음.
경치 좋다고 말하려던 순간 생애 처음으로 가로등 밑에서 입맞춤을 함.
우연이 겹쳐 운명이 된 순간이라고 정말 확신했었음.
그리고 그 눈은 둘이서 본 마지막 눈이자 그 겨울의 마지막 눈이었음.
그 후 제대로 한강공원 가는 길을 찾아 같이 사진도 찍고 거기서 각자 집으로 감.
그 아이는 재수학원으로 들어가서 연락이 뜸해지며 자연스럽게 정리됐음 결국
반전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실화야...
새벽감성 터져서 써봤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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