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분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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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일입니다.
저번주부터 찬 바람이 코 끝을 스치더니 장롱 속에 묵혀놨던 외투를 꺼내입을 날씨가 되었네요. 올해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나 봅니다. 이제 수능을 칠 날이 되었다는 뜻이겠죠? 저는 이제 수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이 되었지만 몇 년 전까지도 이 시험에 사활을 걸었던 사람으로서 매년 이 시기가 되면 학생들의 긴장감과 불안, 무거운 마음들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저는 수능을 4번 응시했습니다. 치기 어린 마음에 무턱대고 응시했던 첫 현역 수능, 다시 의대에 도전하기 위해 군대에 들어가서 응시했던 두 번의 수능, 마지막 인생을 걸고 도전했던 수능까지. 좋은 결과를 얻긴 했지만 그 과정만큼은 순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ㅎㅎ)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저는 우수한 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가장 많이 해본 등수가 전교 1등이었을 정도로 전교권 성적을 놓친 적이 없었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전교권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처음 고3이 되어 친 6월 모의고사 성적으로 의대도 지원할 수 있었으니 자신감이 부족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실전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가장 자신있었던 과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잘 친 과목마저 찍어서 힘들게 성적을 맞췄을 정도로 정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실제 실전이라는 곳을 쉽지 않더라구요. 그 이후 몇 번의 수능에서 많은 일들을 겪고, 결국에는 정시로 의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시대인재학원에서 다시 입시를 준비하면서 전국에는 정말 뛰어난 분들이 많고 저 또한 많이 부족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시험을 여러분들이 준비하고 응시하고 있으니 조금 어렵더라도 자신감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여러분들이 내일 푸는 160문제로 여러분들의 남은 인생이 결정됩니다.(한국사는 쉬우니까 뺍니다) 이건 여러분들이 1년 간 풀었던 그 어떤 시험보다 중요한 실전입니다. 어느 직업, 어느 시험이든 실전은 항상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한 숫자 몇 개가 박힌 그 작은 수능 성적표 하나가 지금까지 여러분의 수험생활을 대변해줄 겁니다. 실수로 틀린 문제는 몰라서 틀린 것과 같고 찍어서 맞춘 문제는 풀어서 맞춘 것과 같습니다. 풀이 과정이 잘 보이지 않고 답이 예측이 안 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답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세요. 수열 100개를 나열하든 5차 연립방정식을 풀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풀어내세요. 그 점수 하나하나가 여러분들의 인생을 바꿀겁니다. 쏟아냈던 한숨들과 떨림, 자신감까지 모두 시험지에 꼭꼭 담아 여러분들의 최선을 보여주세요. 내일 꼭 여러분들 삶의 최고의 하루를 보내기 바라요.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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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인데 전날이라서 그런지 많이 안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