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국어사 사실: 러 불규칙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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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불규칙'이란 어미 '-어'가 '르'로 끝난 어간 뒤에서 '-러'로 바뀌는 활용입니다. 대표적으로 '푸르-+-어>푸르러', '누르-+-어 --> 누르러(黃)' 등이 있습니다.
중세국어에는 '프를다', '누를다', '니를다' 따위가 등장합니다. 중세 국어에서 이러한 두 가지 형태는(프르-/프를-, 누르-/누를-, 니르-/니를-) 환경의 차이 없이 자유롭게 나타났고 성조 역시 일치했습니다. 쌍형어 즉 형태는 다르지만 동일한 어원에서 변화한 두 쌍의 단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동일한 형태에서 두 형태로 분화되었다고 여겨집니다. 일반적으로 연결어미 '-어'는 '-러'로 쓰이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기원적인 어간을 '프를-, 누를-, 니를-'로 보게 되면 '프를-+-어>프르러', '누를-+-어>누르러', '니를-+-어>니르러'의 변화를 상정할 수 있고, ㄹ이 있는 형태가 사장되고 ㄹ이 탈락한 형태만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언중은 더 이상 '프르러', '누르러' 따위를 '프를-+-어', '누를-+-어'로 분석하지 못하고 '프르-+-어', '누르-+-어'에서 '-어'가 변화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러 불규칙이 형성됩니다.
이처럼 불규칙 활용을 보이는 경우 주로 어간의 일부에서 온 것으로 재구합니다. 그래서 '너라 불규칙'을 보이는 '오다'의 경우 '*온-'으로 재구하기도 하죠. '*온-+-어라'의 구성이 굳어지면서 '오-+-너라'로 인식하고 어간이 '오-'가 됐다는 식이죠. 혹은 제주 방언의 '오라(오-+-아)'를 보고 '*올-'로 재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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