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69271896
명제 "P이면 Q이다" 에서 전건 P가 그 자체로 거짓이라면 전체 명제는 항상 참이 됩니다.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집합은 공집합을 부분집합으로 가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고, 더 쉽게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학을 이용한 공집합 논리 역시 논증을 하려면 아래의 공허한 참 논리가 필요합니다.)
선생님께서 "다음 시간까지 숙제를 해 오지 않으면 혼을 내겠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은 철수는 다음 시간까지 숙제를 해 갔으나 숙제를 했음에도 혼이 났다. 철수는 본인이 숙제를 했는데 왜 혼을 내느냐고 항의했으나, 선생님은 이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혼을 내겠다고 했지, 숙제를 하면 혼을 내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다. 따라서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 예시와 같은 자연어적 표현에서는 인과관계가 들어있지만, 인과관계를 배제하고 단순 진리함수적 관계만을 살펴본다면 선생님은 숙제를 해 오는 경우에 대해서는 아무 말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숙제를 해 오는 경우 혼을 내든 내지 않든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즉, 거짓을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상황에서 반드시 참 또는 거짓 둘 중 하나여야 하므로 참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죠.
노
이를 공허한 참(공허한 진리)라고 부르는데, P가 항상 거짓이므로 P가 참인 경우가 존재하지 않기에 P가 참인 모든 경우에 Q가 참이 된다고 할 수 있는 허무한 경우입니다.
중요한건 이 공허한 참 이야기가 아니라, 문장 연결사의 진리함수적 사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리함수적 사용이란, 단순히 말하면 자연어적 문장 논리가 논리적으로 잘 정의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들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이를 낳았다." 를 문장 문자를 이용하여 표현하면 P : "그들은 결혼을 했다.", Q : "그들은 아이를 낳았다." 에 대하여 P and Q (P & Q)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순서가 반대가 된 "그들은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 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죠 (속도위반). 이렇듯 "그리고" 라는 자연어는 &로 해석이 되며 자연어적 서술이 가지는 뉘앙스를 문장 연결사에 모두 담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깁니다. 이 경우 P & Q와 Q & P는 자명하게 동치임에도 불구하고 둘 중 하나만 참이게 되어, 오직 P와 Q의 진리값에 의해서만 전체 명제의 진리값이 결정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여 문장 연결사가 진리함수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경우가 됩니다.
또 다른 재밌는 예시는 역설의 일종으로, 마찬가지로 문장 연결사가 진리함수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예시입니다.
"만약 이 나무 막대가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열을 가했을 때 수축할 것이다."
이 문장 자체는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거짓입니다. 금속이었으면 (그리고 굳이 금속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열팽창을 하겠죠. 하지만 이 "나무 막대"는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전건이 거짓이 되어 공허한 참에 의해 전체 명제는 참이 됩니다. 따라서 이 경우 이 문장 전체를 하나의 문장 문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더 직접적인 예시로 다음과 같은 예시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되었더라면, 나는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을 것이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말이 안 되는 거짓인 문장입니다. 하지만 저는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기에 전건이 거짓이 되어 문장이 참이 되어버리죠. 이 경우 전체 문장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 비전공자가 논리학 수업을 듣고 간단하게 작성한 내용이라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미로만 읽어주시길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ㅈㄴ 쫄리네
-
원래 저번주 토요일인데 학생이 당일 취소 해버려서 오늘 보강 잡힘 에잉..
-
계속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옴.. 누군지 확인해서 그때마다 저장 중 ㅋㅋㅋㅋㅋ ㅠㅠ
-
서성한급 억까당했으면 나 정말 뛰어내렸어
-
인싸들 아웃~~~
-
국숭 라인인데 뭘 믿어야할까요ㅜ
-
내년엔 서강대 시반공이 가고싶네..
-
내가 오르비를 하네....
-
ㅇㅇ
-
후
-
전역시켜줘.. 2
-
불변도 아니고 물변도 아니니깐
-
이화여대(자연계열), 경희대(중간공), 경북대(메디컬 제외 모두가능) 부모님께서...
-
https://colormytree.me/2024/01JFV3S7AT3EDS1AWRRQX4PSHV
-
라이브러리 옆자리사람이 습관적으로 한숨을 크게 쉬세요.... 그거 아니여도...
-
편견을 버리셈 1
오르비는 모솔만 한다? 오르비는 실수만 한다? 오르비는 오타쿠만 한다? 오르비는...
-
트리 끌올 0
https://colormytree.me/2024/01JFMKAXNT3AVCE0GND...
-
고대 변표 2
사탐-> 사과탐통합표준변표 과탐-> 과탐표준변표 그니까 사탐변표를 사탐표준변표...
-
배곺아 2
그치만 엄마가 브리또 해놓고 출근하심
-
이거 의미 있는건가...
-
의료계 주장이 25년 4500 뽑으면 내년 1학년 7500명이 되므로 순차적인...
-
고대변표 0
작년보단 사탐한테 유리하게 바뀐거같은데
-
아오
-
19~23시 알바 이러니까 내가 자꾸 새벽 3시 넘겨서 잠... ㅠㅠ
-
ㅈㄱㄴ
-
저를 영어 2등급으로 만들어버린 부분이에요..ㅎ 9모 98점이어서 방심했더니 수능때...
-
헐
-
해보신 분 있나요? 저는 재수생이고 작년 평균 4등급에서 올해 성적이 광명상가 라인...
-
이브 되자마자 바로 ㄷㄷ
-
모르겟넹
-
교육부 "의대 수시 미충원 정시 이월 제한…법령적으로 어려워" 3
[데일리안 = 허찬영 기자] 교육부는 의료계 일각에서 의대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을...
-
그럼 바뀌는게 없는건가
-
올해 마지막날에 가려 했지만 이미 자리가 다 차버려서 어쩔수없이 그때 가게 됐는데
-
내신 2.초중반, 여자 시골 살고 돈 없어서 독학재수해야됨 인강이나 인강교재...
-
고대 떳다 2
ㄹㅇ임
-
좋은 아침 4
이시간에일어난거는오랜만이에요 다들즐거운크리스마스이브보내세요
-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추합 여기까지 안 돌 각인데 진학사는 뭘 믿고 이렇게 널널하게 주는거지
-
출근 3
돈 벌러 가자
-
나중에 다시 보나요? 저는 봤던 지문 또 보면 뭔가 글을 잘 읽어서 정보를...
-
어제 안 씻고 그냥 잠듦
-
이러면 원래 업뎃 시간보다 빨리볼수잇는건가요
-
노베기준 서성한<<<존나 높아보이는데 중경외시<<<<할만해보임
-
트리 끌올...
-
2003년 자토이치보셈 시간순삭될거임 오에스티도좋음
-
내일 카공족님들 10
10시부터 카페와주세요... 너덜트 카페빌린처럼 자리좀 잡아줘요.. 님들이 짱임뇨...
-
문단별로 내용 정리하기,배경지식으로 글의 내용 추측하기,구조도 그리기,읽기 방식을...
-
오늘 남아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동료다
-
캬캬 6차 두가자
그런 명제를 사소하게 타당하다고 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