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그늘 아래 서면 [962501] · MS 2020 · 쪽지

2024-08-30 01:46:13
조회수 277

바람핀 아빠 집나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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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다 막 자꾸 가정사 쓰는건 아니라지만 주변에 직접 얘기할 곳도 없고 혼자서는 너무 못버틸거 같아서 그냥 주절주절 글 올립니다..



더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것도 유부녀랑 바람피다 걸림


이혼을 할지 별거가 될지는 아직 뭐 결정내려진건 아니지만..


그냥 며칠전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가정이었는데 한순간에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여태껏 표현 할 줄 모르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카톡 캡쳐된거 보니까 우리집에선 평생 들어본적도 없는 진짜 너무 사랑해라고 말하는거 생각하면 분노가 차오르면서도


아니 그냥 진짜 엊그제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누가 먼저 샤워할지 잠깐 얘기하고 씻고나면 마주앉아서 아침 먹고 주말이면 뭐 그냥 베란다에 앉아서 이것저것 만지고 있었고 금요일 밤엔 같이 티비 보면서 치킨도 시켜먹고 그냥 사소하게 칫솔칸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던 칫솔이나 내 약봉투 옆에 아빠 약 한주먹 있던것들의 빈자리를 생각하니

왜이리 눈물이 멈추지가 않는지.. 

자꾸 별로 있지도 않는 추억도 아니라 그냥 어릴적 일상적인 기억들이 불쑥 떠오르고

죽을 죄를 졌다며 끝까지 반성하겠다고 하는 얼굴이 왜자꾸 떠오르는건지

왜 자꾸 동정심이 생기려하는건지 왜 자꾸 내가 상대의 버림받는비참할 표정을 상상하며 싫은 소리도 못하는건지


차라리 그냥 몰랐으면..모르고 살았었으면.....


짐챙기고 나가기전에 가족 다같이 앉아서 풀 죽은 목소리로 대충 지금까지 관심 많이 못가져줘서 미안하고 후회되고 할말 있으면 톡이라도 하고 어쩌고저쩌고 갈무리한담에 내심 내가 무슨 말이라도 건네길 바라는듯 미적미적하다가 끝내 갈게..하고 집 나가심


그래 뭐 그동안 정서적 유대가 깊은 것도 아니었어서 딱히 뭐라 할 말도 없었지만 

엄마도 곧 하는말이 자기는 몰라도 너희는 연 굳이 끊을 필욘 없다 하시며 그래도 어떻게 한마디도 안하냐 하시는데.. 지금은 도저히 못보겠지만 너희도 그렇고 너무 허전하다 싶으면 나중에 다시 같이 살수는 있다며 지금은 일단 평소 살던대로 하라고 하시는데..


그냥 너무 혼란스러워요 내가 이 관계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또 생각해보면 나도 아빠한테 별 관심 없이 살아왔기도 했는데 뭐 갑자기 이러는건지

댓글로는 아빠를 질책하는 댓글이 안달렸으면 싶으면서도 내가 무슨 생각인건지

정말 한마디라도 아니면 손인사 대충이라도 했어야했던건지 파렴치한 잘못 저지른건 분명 맞는데 지금 저렇게 죄책하는 얼굴 그동안의 가족관계 모습 생각하면 정이 떼지지가 않고 참..


아무튼 하여간 올해 수능도 망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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