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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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3번째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삼수생입니다. 요즘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할 때마다 내가 과연 목표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까? 성공할 수 있을까? 남들은 대학가서 대학생활 즐기고 있는데 난 뭐하고 있지? 나는 남들보다 2년 뒤쳐졌네 라는 생각들이 자꾸 듭니다. 그럴 때마다 도서관 천장을 그냥 멍히 쳐다보곤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공부 그렇게 열심히 안 했습니다. 올해가 마지막이란 것도 아는데 그냥 집에서 핸드폰 보는 제가 한심하네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자신한테 한숨이 나옵니다. 지금부터 제 이야기 적을텐데 꼭 끝까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셨으면 합니다. 최근에 글을 길게 써본 적도, 남들과 오래 대화해본 적도 없어서 제 글이 좀 이상해서 잘 안 읽힐 수도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중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전남대 공대가 목표일 정도로 대학에 큰 관심이 없는 학생이였습니다.(물론 제가 시골출신이여서 주변 선배, 친척들이 그닥 좋은 대학교에 가지 못했고 그때문에 눈이 낮아서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고등학교 입학하던 시기가 코로나 때문에 시끄러웠던 때인데 그 당시 병원에서 수술을 방금 마치신 의사분께서 다음 환자 진료를 보기 위해 빨간 얼굴에 땀에 흠뻑젖은 체로 달려서 진료실에 들어가시는 걸 보고 고등학교 1학년때 의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시골에서 사는 제가 고등학교 입시체제, 내신은 어느정도 받아야 의대를 넣을 수 있다 그런 걸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당연히 고등학교 1학년 내신은 의대를 꿈 꿀 수 없을 정도로 망하고(2점대,내신 따기 쉬운 학교입니다), 고2때 의대의 꿈은 접고 공대 쪽으로 진로를 정합니다. 고2 1학기는 잘 마쳤으나 2학기 중간고사 때 시험을 망친 다음(2학기 중간고사 다른 때에 비해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부터 수험생 커뮤니티를 알게되고, 아마 이 때부터 정시에 대한 생각이 커진 것 같습니다.(당시 모의고사 성적은 처참한 수준입니다.)(모의고사 공부 한 번도 안 해 본 ㅂㅅ이 왜 이 ㅈㄹ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때부터 정시를 외치고 '아 어차피 정시로 갈 거니까 수시는 상관 없어'라면서 공부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고2 2학기 기말은 당연히 망쳤죠. 이제 고3 되기 전 겨울방학 시즌에 열심히 공부하자고 다짐했지만, 공부를 진짜 1도 안 했습니다. 겨울방학부터 고3끝까지 공부를 그냥 안 했습니다.(고3 내신기간에 깔짝하는 정도) 고3 중반부터 이미 제 입시는 망한 걸 어느 정도는 알았죠. 정시 공부한다면서 내신 공부 그냥 놔버리고 내신 망해서 고2에 비해 고3때 쓸 수 있는 대학들 낮아졌지 모의고사 성적은 처참하지.... 물론 고3때 인하대 상위공대에 합격했습니다(인하대 훌리 아님) 근데 인하대 등록은 안 했습니다. 인하대 걸어놓고 반수,학고반수 하는 거보다 그냥 남들 대학 다니는 1학기 동안 더 공부해야지 라는 생각이였거든요 물론 저희 집안이 그렇게 잘 사는 편이 아니라서 어차피 반수하면 옮기게 될 대학교 등록금을 내달라고 말할 처지는 아니여서도 있습니다. 그렇게 인하대를 버리고 재수를 시작했는데 고3때 그냥 놀기만 한 애가 재수한다고 공부를 하겠습니까? 인강 들으면서 독학재수 했는데 잠이 많아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공부하는 중간중간마다 유튜브 보고, 인스타 보면서 시간 다 날리고, 주말에는 그냥 도서관에 갈 생각조차 안 했습니다. 물론 늦게 일어나는 날에는 아 오늘은 아침부터 도서관 가서 풀로 공부하기는 글렀네, 내일부턴 완벽하게 살자 라면서 늦잠잔 날에도 도서관에 안 갔습니다. 이렇게 재수하다 보니 당연히 재수 성적은 말아먹었죠. 현역 때 인하대 상위공대 합격했는데 재수 성적은 인하대 아무 과도 지원 못할 정도의 성적이였습니다.(재수 때 수시 학종 부산대, 전남대 공대 1차는 붙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다시 삼수를 시작하게 되고 이제는 공부 열심히 해야지 하지만 또 재수 때와 같습니다.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었었는데 맘처럼 되지 않네요 수능이 100일 가까이 남았는데 너무 공부를 안 했습니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올해 초로 되돌리고 싶네요. 제 처지가 너무 한심하네요 사실 저 서울대 가고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제가 서울대에 못 갈 걸 이미 압니다. 근데 너무 가고싶습니다. 남자라서 병역문제도 있고 올해가 마지막이란 걸 압니다. 갈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을까요? 남은 100일 성실히 보낼 수 있을까요?
P.S
수능 102일 정도 남았을 때 썼다가 지운 글이라서 본문엔 수능이 100일 남았다고 적혀있네요.
제 주위에 정시로 입시 성공하신 분이 안 계셔서 멘토분들이 정말 간절히 원합니다. 앞으로도 고민거리 있으면 오르비에 와서 적을 생각인데 제 입시 이야기 듣고 싶으신 분들이나 제게 도움(고민상담)주고 싶으신 분들(만약 계신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 힘냅시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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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하자면 지금부터라도 관리형독서실이나 독학재수학원 들어가는걸 권합니다. 하루에 공부시간 14시간씩 90일이면 정말 많은 성적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시골이라서 관리형 독서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형편도 되지 못해요....
그러면 더더욱 오르비도 들어오지마세요 인강용 태블릿으로 메가스터디 독한모드 같은거 설정해두고 딴짓하지않도록 노력해야할것같습니다. 물론 정말 힘들죠 저도 집에서 혼자 공부하라고 하면 못할것같습니다. 그래도 님은 해야하는 상황이잖아요. 이번 90일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90일동안 이악물고 공부해서 포텐이 터지게 된다면 군대에서 수능준비할때도 더욱 주변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군수 쉽지 않습니다. 주변동기들 휴대폰하고 놀때 공부해야하니깐요. 모쪼록 좋은 입시결과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목표를 조금만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 글에 나와있는 부산대, 전남대 공대도 가서 열심히하면 대기업, 중견기업, 공기업 취업 잘합니다. 대학이 전부가아니에요 진짜 게임은 대학에 들어가서부터 시작입니다. 대학이라는 타이틀에 너무 목메지 않으셨으면 해서 첨언드립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이게 현실인 걸 아는데 막상 들으니 가슴이 먹먹하네요
저도 뭐 비슷한 부류의 인간중 하나입니다
(목표는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저는 이런 저를 잘 알기때문에 재수때 최선을 다하고(내기준)
만약 원하는 결과가 안나오면
부끄럽지만 "아 나는 그냥 이정도의 보통 사람이구나" 생각하려구요
글 쓰신거보니까 정말 본인의 기준으로 최선을 다해보고 어딜 가든 입시는 삼수로 마무리 지으시죠
슬픈말이지만 사람 쉽게 안변합니다. 아시잖아요.
재수 끝나고 삼수 시작할때 "진짜 죽을때까지 한다!" 난 할 수있어! 를 외치며 공부를 했지만 변하지 않은 자신에게 하루하루 실망하며 보냈잖아요
저도 그래요.
노베-->좋은대학 갔다! 하는 애들은 그 선천적 혹은 후천적 충격에 의해서 탁월한 의지능력이 발휘된거에요.
우리한텐 그런 능력이 많이 없구요
본인 한계를 인정하세요.
어쩔수 없어요
이런 글 쓸 시간에 저도 님도 닥치고 킬캠 하나 더 치는게 낫죠.
저처럼 집중력이 딸리거나 늦잠을 많이 자는 편이면
약 잘 주는 정신과 가서 콘서타 처방받고 먹어보세요
저는 효과 정말 많이 봤어요
이 분 말씀대로 포기하는 것도 능력이더라구요 저는 포기가 안 될 줄 알았는데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고 내려놓고나니 조금은 행복해졌어요 가끔씩 떠오를 때가 있지만..
일단 남은 시간이라도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죠 그만큼 간절하시다면요
간절히 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남은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시길
혹시 나중에 고민 생기면 쪽지 보내도 될까요?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