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디, 손가락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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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보다 치명적인 것.
여러분이 생각하기엔 다음 두 학생 중 어떤 학생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시나요?
학생 A
아.. 계획 세우는 거 너무 귀찮네.. 대충 세우자
학생 B
계획 세울 시간에 공부하자.
어차피 지켜지지도 않는데..
대부분의 예상과는 다르게, 학생 A가 학생 B보다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큽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학생 A가 학생 B보다 변화의 가능성이 큽니다. 납득이 되지 않으시나요? 괜찮습니다. 2분 후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테니까요.
학생 A가 계획을 세우지 않는 이유는 게으름입니다.
게으름은 누가 봐도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죠. 그리고 중요한 건, 학생 A도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으름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현실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면,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준다면, 그리고 올바른 계획법을 알려준다면 이 학생 A는 변화하려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 B는 어떨까요?
학생 B는 스스로 세운(또는 누군가가 주입한)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계획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본인이 이미 가지고 있던 그 나름의 논리로 자신이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에 대한 변호를 하려 하겠죠. 그래서 누군가 현실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해도 그 현실을 외면해버리고,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논리만을 고수할 것입니다. 성장은 변화입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합니다.
합리화. 게으름보다 치명적인 것은 바로 합리화입니다.
이제 학생 A와 학생 B를 구분하지 말고 여러분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하게 대답해 보세요.
오늘 누군가 여러분에게 계획을 세우는 올바른 방법을 제시해 준다고 합니다. 그러면 남은 기간 동안 그 방법을 실천한 여러분이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요, 아니면 실천하지 않은 여러분이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요?
여러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계획은 분명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옵니다. 지금껏 여러분에게 계획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알려준 사람이 없었다면 이 사실을 알면서도 계획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계획에 대한 올바른 생각
학생 B
계획 세울 시간에 공부하자.
어차피 지켜지지도 않는데..
비록 학생 B가 합리화에 빠져 있긴 하지만,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계획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속성이자 계획의 본질입니다. 계획이란, 미래에 어떤 것을 할 것인지를 현재의 상황과 관점에서 예상하고 예측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예상이 빗나갈 확률이 언제나 존재합니다. 아니, 빗나갈 확률이 완벽하게 지켜질 확률을 압도해버리죠.
학생 B는 이러한 진실을 눈앞에 두고도 자신만의 합리화의 함정에 빠져 그 진실 속에 담겨 있는 본질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학생 B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계획을 세울 때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는 실수를 자주 범합니다.
계획을 세우는 시점에 자신의 계획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계획이 틀어지면 잘못된 것이라는, 계획이 가진 가장 큰 속성이자 본질을 부정해버린 상태에서 계획을 세우니 결과는 뻔하죠. 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고3 첫 수능을 준비하며 계획을 세웠고, 재수를 하면서도 마찬가지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똑같이 계획을 세웠는데 첫 수능에서는 5과목 중 4과목에서 3등급을 받았고, 재수 끝에는 의대/서울대/연세대에 합격하는 전혀 다른 결과를 손에 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달랐던 걸까요?
심지어 저는 재수 때보다 고3 때 계획을 더 잘 지켰습니다. 재수 때 오히려 계획을 잘 지키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재수를 하며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비밀을, 아니 당연한 진실을 지금부터 여러분께 알려드리려 합니다. 여러분도 이 진실을 깨닫고 계획이 주는 스트레스와 압박감, 조급함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랍니다.
계획이 망해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
고3 때, 저는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습니다.
계획의 본질인 불확실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결과 저는 더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노력했고 스트레스와 강박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저는 어떻게 됐을까요? 제가 세운 계획에 끌려다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주객전도와 악순환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시기에 맞춰 커리큘럼을 따라 진도 나가기에 급급했습니다. 껍데기에 집중하다 알맹이는 다 놓쳤으니 목표를 이루지 못한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런 제가 재수 때는 계획이 망해도 웃을 수 있었다면 쉽게 믿어지지 않을 겁니다. 재수 때, 저는 제가 세운 계획은 무조건 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계획이라는 것이 가진 불확실성을 애초에 인정해버리고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계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저는 재수를 하면서 일주일 중 하루를 정해, 일주일 동안 공부하면서 계획대로 되지 않아 학습하지 못한 부분들을 그 하루 동안 보충했습니다. 지키지 못했던 계획을 보충하는 한편, 그 하루 동안은 일주일 동안 배운 내용들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하루는 저에게 선물 같은 날이었습니다.
일주일을 보내며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보충하는 날이 있었기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자책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하지 않을 수 있었고,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하루는 보충과 복습의 날이었기 때문에 평소의 60~70%의 에너지로도 충분히 하루 동안 집중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주 건강한 멘탈을 끝까지 유지하며 재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죠.
혹시 현재 자신의 모습이 고3 때 저의 모습과 같은 학생들이 있나요? 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조급한 마음에 진도를 빠르게 나가기 급급한 학생들은 없나요? 멘탈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줄 몰라 힘들어하는 학생들은 또 없을까요?
분명 있을 겁니다. 지금 여러분이 필요한 건 감정적 위로가 아닙니다. 합리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성적 사고입니다. 그렇기에, 수능까지 남은 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칼럼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본질과 소음
손가락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손가락 몇 번만 튕겨도 다양한 공부법들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동시에, 진실이 눈앞에 있지만 그 안에 있는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경우는 더 많아졌습니다. 그렇기에 절대로 변하지 않는 본질을 기준으로 삼아 여러분들을 현혹하는 소음들을 걸러낼 수 있는 현명함을 가지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졌습니다. 여러분보다 앞서 이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여러분과 동행하겠습니다.
함께 걸어나가 봅시다.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도 응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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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세요 :)
요즘 근무가많아져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서 밤을 새면서 무리하게 계획을 세우고 못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었는데 뭔가 위로가 되면서도 쭉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칼럼이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병행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ㅜ 제 칼럼이 응원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응원할게요 이근상근님!!
이성적사고..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ㅜㅜ
아무리 과거에 그렇게 후회를 하고 다짐해도 막상 지금 닥친 현실에서는 당장에 매몰돼서 합리화하기 십상이고..
그런걸 극복하려고 포스트잇을 막 책상에 붙여도 어느새 그 본질적 의미 대신 글자만 대충 읽게 되기도 하고
저는 그래서 하루하루 기상직후부터 취침 전까지 모든 행동에 있어서 그 행동을 하기 전마다 후회하던 과거의 내 모습, 이미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있는 이성적 모습으로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그에 입각해서 행동하되 유혹의 생각이 든다면 바로 손으로 심리상태를 쓰고 그래도 뭔가 부족한건 반드시 있을것이기에 피드백까지 하는 노트를 만들었던 적도 있었는데
결국 노트의 본질적 의미 대신 저도모르게 어느새 노트쓰기에만 집중하게 돼서 매일 똑같은 계획과 피드백만 뺑뺑이될뿐 피드백을 누적시키고 계획에 반영하여 매일먀일 발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물거품이 됐더라구요 ㅠㅠ 오히려 이걸 더 보완하고자 더 체계적으로 현재를 과거와 미래시점으로 규율하려니 강박증이 더 심해지기도 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능동적으로 현재에서 생각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노트에 적은대로 하려고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구요.
근데 그렇다고 미래에 대학이 어쩌고 진로가 어쩌고 인생이 어쩌고 하는 건 중요한건 알지만 현실적으로는 전혀 와닿지도 않고
어쨌든 제가 이전에 했던 어떻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들과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거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지금의 제게 내재화시키는게 중요하다고, 결국 지금의 결단력에 달려있다고는 느껴지는데 의지라는건 정말정말 어려운 것 같네요 ㅋㅋ
분명 나는 알고 있는데..그럴텐데..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그래서 저는 요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특히 지금 하려는 행동의 근거는 무엇이고 이로인한 결과는 어떻게 될지 답을 내려보려고 하고는 있는데 이 방법도 결국 와해되련지는 모르겠네요.
질문과 답변을 했던 하루를 매일매일 총괄하고 돌아보며 오늘은 이런 합리화가 또 있었고 다음엔 이렇게 해야겠군 하며 일기를 쓰곤 합니다.ㅋㅋ
그냥 갑자기 생각이 많아져서 의식의 흐름대로 주저리주저리...써보고 갑니다
천천히 여러 번 읽어보고 댓글 남겨드릴게요 :)
마지막문단 손가락을 조심하라는 문단이 약간 이해가 안되는데 조금 자세히 설명가능하신가요?
제가 작성자분인건 아니지만... 제가 아주 주관적으로 생각해본 바로는 손가락을 쉽게 여기저기 놀리며 공부법이나 칼럼같은 것들을 별 의식 없이 읽는 학생이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이 아닐지 싶습니다.
사실 제 경험이기도 한데;; 저는 수능공부 처음 시작했을때 칼럼이란 칼럼들은 다 읽고 다니면서 이번엔 이런 공부법을 한번 적용해볼까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되돌아보니 학습 형태는 유사한 것 같아도 저에게 전혀 효용가치가 없었고, 하다보니까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 싶으면서 결국 원상태로 가게 돼있더라구요.
애초에 읽은 칼럼들 양에 비해서 실천한 것은 쥐꼬리만하기도 했으면서 칼럼을 읽는 것 자체로 뭔가 위안을 얻기도 했었습니다.
이렇게보면 차라리 그런 글들의 존재들을 아예 몰랐었을 때가 유지됐다면, 수능공부 시작 전에는 아예 공부라는 것을 어떻게 할지 갈피도 못잡았었어서 어느정도 가이드는 필요했었으면서도, 최종적으론 제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때를 보면(물론 지금도 성적은 높지않지만 ㅜㅜ) 공부법의 결과만 피상적으로 받아들였고, 또 그럴수밖에 없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최근에서야 성적으로 인한 큰 충격으로;; 어디서 부족했던건지 최대한 스스로 생각하면서 모의고사를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 후 평소 공부에서도 어떻게하면 내가 실력이 늘까 생각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어느새 칼럼들에서 제시하는 방향과 유사하게 공부중임을 발견했습니다.
결국 칼럼을 결과만 두드러지도록 읽게 하고 그 결과 속에 있는 여러 시행착오와 생각의 과정들을 이 손가락이 간과시켜온 것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자기계발서나 어떤 무슨 강연을 듣는다고 순간적으론 불타는 마음이 와도 장기적으론 습득되기 힘든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런 외부 자극이 아예 없다면 제가 공부의 첫 방향을 아예 못잡았었듯이 끊임없이 방황만 할 가능성이 높기에, 작성자분의 이 게시글을 다시 읽어보고 조금 더 생각해보니 결국엔 둘 사이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생각이 드네요.
p.s. 이렇게 댓글을 쓰면서도 막상 저는 어떻게 살고 있나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냥 한 개인의 주절주절로 봐주시길..
그리고 쓰다보니까 글의 목적이랑도 좀 결이 달라진 것 같은데 타인의 글에 제 의견만 잔뜩 늘여놓아서 작성자분께도 죄송한 마음을..드립니다 ㅠㅠ
우선 죄송하실거 전혀 없고, 오히려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작년 초 막 시작했을때 지방일반고라 정보도 없고, 구할방법도 모르겠고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여러가지 유튜브, 칼럼, 정보글 등을 뒤져가며 공부했던 경험이 기억나네요.. (이부분은 답해주신것과 비슷합니다 ^^..)
결국 주체성을 온전히 지키며 수용할건 수용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나만의 방식을 갖되 유용한 정보가 있다면 얻어가는것도 좋다는것이 원글의 본질인 것이죠?
+ 잠깐 제 얘기좀 하자면, 저는 공부를 위한 공부만 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결과로서의 성과를 이루지못해 불안합니다.
이부분은 혼자 공부하면서 생각해보고 사고의 힘을 키우면 결과도 좋게 따라올거라 믿고있긴한데, 피지컬 자체가 느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지 궁금합니다.
저도 그냥 단지 제 얘기를 쓴 거라서..ㅎㅎ 제 얘기가 원글 작성자님 의견과 같은 맥락인건지도 잘 모르겠구 또 아직 제가 무언가 조언을 할 위치는 아닌 것 같아요 ㅜㅜ저는 성적도 그렇고 여러모로 성장해야할 게 많다고 스스로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같이 성장합시다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