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717 교직일기) 교권침해 그리고 서이초 1주기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68760166
지난달 말부터 이번달 초까지 약 2~3주간 나는 심한 교권침해를 겪었다.
전교급 VIP 6학년 남학생이 한명 있는데(전동킥보드, 학폭, 도박 등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어 있다) 이 학생으로부터 교권침해를 겪었다.
--------------
학생은 나보고 이름을 부르며 OO아(야) 이렇게 외치기도 하고, 성적인 단어를 쓰면서 내가 하는 말에 낄낄 거리고, 성적으로 나를 비하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친구 대하듯이 나에게 기절놀이를 수업중에 해달라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내 앞을 지나가고, 수업 중 조용히 하라는 지시에 음담패설로 대응했다.
-------------
이러한 사안이 반복되니 담임선생님 통해서 학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지만 집에서도 케어가 안되는
아이라 전혀 나아지는게 없었다.
그래서 나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준비하려고 했다.
---------------
그 아이는 처음에는 나에게 사과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갑자기 사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사과를 받아야겠다는 말을 했다.
내용인 즉슨 지난 4월에 어떤 여자애가 자기를 놀릴때 내가 맞아 라는 표현을 쓰며 동조했다는 것이다.
(물론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그 상황에서 그 vip조차 같이 웃는 상황이었다.)
----------------
그 내용을 끌고 나오니 교무 포함 관리자 라인은 갑자기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vip가 이걸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교보위는 교보위대로 진행되지만 아동학대는 별개의 건으로 유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기에 내가 진짜 힘들어질수 있다는 것이다.
-------------------
그 얘길 듣고나서 그날 오후 내내 우울해져서 심란하게 있다가 저녁 7시쯤 수면 약을 먹고 해가 떨어지기도 전에 잠에 들었다. 그리고 밤 12시에 깨서 갑자기 당장 ㅈㅅ해야지 이러다가 일어나려다 몸이 피곤해서 다시 잠들었다. 몸이 벌떡 깨기만 했어도 위험한 상황에 처할뻔 했다.
---------------------
그리고 나서 다음날 나는 결심했다. 어차피 살고죽는건 운이니까 나는 내 길을 가기로.. 교보위를 위한 증거는 차곡차곡 모으고 보복성 아동학대 신고가 있다한들 이겨내면 이겨내는거고, 못이겨내고 안좋은 선택을 하든 그 결과는 받아들이기로... 그리고 이걸 주변에 말하고 일단 이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
내일은 서이초 사건이 터진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최근에 저 일을 겪으면서 아동학대 신고는 여전히 교사를
위협하고 있고 그 사건 이후로 1년동안 바뀐게 없다는걸 느꼈다.
오늘 저녁, 나랑 동갑이었던 그 선생님은 1년전 이 시간에 무슨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내일은 학교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차림으로 출근하려 한다.
아직도 바뀐건 없고 우리가 나아가야 될 길이 멀다는 걸 말하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
저녁에 지역에서 열리는 추모제에도 참여하려 한다. 그리고 토요일에 서울교대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마찬가지로 참여하고 서이초에 가서 헌화도 하고자 한다.
할수 있는건 다해야지,, 아직 잊지 않았음을 보여줘야지,,
최근 겪었던 일련의 사태들을 돌아보니 이번 1주기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아는 일본노래가 0
너의 이름은 ost랑 레몬이랑 몇몇 릴스 노래밖에 없음
-
후후
-
어그로 빼주세요 ㅋㅋㅋㅋㅋ
-
기분 째져요 마침 하늘도 파란 날이었어서
-
옯만추 1
19 20 21 시절에는 진짜 많았는데... ㅋㅋ 대치동에서 오르비 사람 만나서 밥...
-
사주 GPT에 물어봄 여러분들도 한번 해보세요 ㅎ히
-
질문글 올리거나 학습관련 정보 얻기 정도 아니면 새벽에 수면패턴 씹창나고 공부할 때...
-
평소에 6시간 반자다가 일요일에 9~11시간자면 막 머리아프나요? 일요일마다 머리아프네요..
-
관리비 포함 월세 50이면 괜찮나요?
-
인생현타오네 1
고려대고 뭐고 다 쓸모없다 얼굴잘생기면 설의를 가져와도 못비벼
-
언젠가는 신용이 펑 터질게 분명하고 심상찮은 분위기가 줄도산 대침체 폭락이 머지...
-
그냥 내가 가기로 함
-
근데 엄마 아빠뻘이 너무 많아서 좀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
이번에 25학번으로 의대에 진학하게 된 후뱁니다 1학기 휴학이 안 되는 의대에...
-
달빛 미소 출렁이면 행복의 단꿈을 꾸어라
-
98살입니다. 뿌잉뿌잉
-
참 맘에 들었었는데
-
어떻게 팀 컬러가 중꺾마
-
ㅈㄱㄴ
-
예비 5번인데 점공 상 5분이 더 높은 순위의 대학이 최초합으로 뜬다면 1차 추합...
-
k~c~
-
안녕하세요 0
ㅎㅇ
-
?
-
현우진만 듣고 엔제 박치기 했었는데 백분위 기준 6모 97(84점) 9모...
-
??분
-
참고하시길
-
댓글 달면 26수능 끝나고 납치한다는 글
-
저메추좀 해주세요. 12
-
ㅇㅇ
-
서강대 경영 vs 중앙대 창의ict (전전) 이제까지 쭉 이과로 살아왔지만 경영쪽도...
-
여태까지 인강 빡세게 안 들어봤음 한번두.. 괜찮은사람 잇나
-
이번에 현역 정시로 지방약 입학하게 됐는데 다른건 다 맘에 들지만 거리가 너무...
-
[울어봐빌어도좋고] 솔체 작가 베스트셀러 소설 명대사 모음 2
[울어봐빌어도좋고] 솔체 작가 베스트셀러 소설 명대사 모음안녕하세요, 오늘은...
-
김범준이 엄청 핫하다 주변 수학 고수들도 뉴런을 이미 질리도록 들어서 그런 건진...
-
그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특성상 땅덩이 면적이 작기도 작지만 물질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
경희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경희대25][필수어플]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경희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경희대학생, 경희대...
-
게이들 반갑다노 ㅋㅋㅋ 15
동생한테 글 그만 쓰라고 하고 뺐어왔놐ㅋㅋㅋㅋㅋㅋ 다들 반갑다.
-
수특 뭐 업뎃됨?? 문학 수2 지1 생2 필요한데
-
환불한다 vs 유료양도 뭐가 나을까요 그리고 양도한다면 얼마 받아야 할지 궁금
-
그래야 입시가 재밌어진다고 정책좀 ㅃㄹ 시행좀하자
-
아니라면 가서 장기 뜯길지도
-
김범준형의 수열엔 왜 감동이 없지..뉴런할땐 먼가 되게 많았던거같은데
-
인강 사이트 옆에 딸린 커뮤니티였는데 소설도 쓰는 공간도 있었고 의외로 규모가 좀...
-
25수능 확통 다맞 2등급입니다. 지금까지 늘 뉴런으로 실전개념 했는데 강대x보고...
-
러브스토리. . ㅇ
-
걍 그만할까 올비 28
비갤도 거의다특정됐는데 얘만 잡아패면 할이유도없어보이고 이미 이미지만 좆댓고
-
69모74모 1
부부부부
-
남여 남남 옯만추는 많이 봤는데 여여 옯만추는 손에 꼽는 듯
-
이투스 247 독재학원 성동점 다녀보신 분 계실까요?? ㅠㅠ 잇올이랑 이투스 247...
이게 뭔… 힘내세요 선생님 항상 응원합니다
ㅠㅠ 화이팅하십쇼 선생님...
ㅠㅡㅠ 화이팅!
샘 늦기전에 탈출하세요.
한살이라도 어릴때 다른길 찾으시길.
저런 쓰레기들 꼭 상대하면서 살 이유 없으세요
도움 드릴 수 있는 거라곤 응원 댓글 남기는 것 밖에 없어 무기력을 느끼네요..
언제나 자기 자신을 최우선에 두시며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는 철인(鐵人)이 되시길..
제가 입장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일수도 있는데
그래도 아이 탓 너무 하지는 말아주십쇼
그애도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살고싶진 않았을 테니까요
대신에 그렇게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던 어떤 이유가 있었겠죠
더 나쁜놈 되기전에 누군가 잡아줘야 하는데
냉정하게 이런 사건이 사무적으로만 끝나버리면 그 애는 똑같은 짓 또 하고 다닐 것 같아요
물론 선생님 건강이 우선이고 이쪽은 선생님께서 더 전문가이실 테니 선생님께서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어른으로서 그 애를 바르게 잡아줄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워 댓글 남겨봅니다
마음 잘 추스르시고 평안한 밤 되십쇼 선생님
오늘날 초등학교 현장을 잘 알지 못하실 수 있다는 점 이해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더 나쁜놈 되기 전에 잡아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아이들은 경험상 십중팔구 교사가 백날 노력해도 바뀌지 않습니다. 기본 인성이라도 탑재한 아이들은 생활교육 어떻게 잘 하면 수업 중 문제행동도 줄고, 급우 관계도 많이 좋아지지만, 공포에 의해서만 통제가 되는, 사실상 정서행동장애로 의심이 되는 저런 특수한 아이들은 교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우리는 정신의학과 의사가 아닙니다.)
저도 글쓴 선생님과 비슷한 아이를 겪고 있습니다.
5학년짜리 문제아를 1, 2, 3, 4학년때 훌륭한 담임들이 온갖 방법 다 써 가면서 고치려고 해도 전혀 나아지지 않더랍니다. 이 아이는 지금 제가 맡고 있는데, 그동안 이 아이 맡은 훌륭한 쌤들이 입모아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분들도 온갖 수단과 방법 다 써가면서, 감정 소모해 가면서 노력 했지만 바뀌는건 하나 없었단 거지요.
그 아이는 지금도 제 수업 중 급우한테 시비 걸고 고의로 수업 방해하고 온갖 난리 다 칩니다.
저도 학기초에 나름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PDC 긍정훈육에 나오는 방법 하나씩 다 써보고, 가정과도 연계해 보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런 노력을 비웃듯 백날 타이르고 좋게 얘기해 봤자 거기에 토 달고 반항하고 전혀 듣지를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교사가 아이를 공포로 누를 수도 없는 상황이지요.
지금 교사가 뭘 할 수 있나요. 이런 나날이 계속 반복되면 교사도 결국에는 소모되고, 결국에는 사무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교사 멘탈이 무한하지 않습니다.
요즘 교사들 중 아이를 바르게 잡아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사람 거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근데 그건 이상적인 상황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글 쓴 선생님도 아이를 바르게 잡기 싫어서 교보위 열고 대응하려고 하시는건 아닐 겁니다. 저도 아이한테 수업중에 인격모독 당하고, 원치 않게 신체 접촉 당하고, 수업 계속 방해 당하는데 매일 매일이 지옥이고, 환멸이 나 교보위 열고 싶습니다. 솜방망이 처분일지라도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바르게 잡아주란 말은 욕과 다름 없게 받아들여질 겁니다.
교사가 할 수 있는게 전혀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바로잡으려다 운 나쁘면 오히려 아동학대 신고당할 수 있는 껀덕지가 될 수도 있구요, 운이 나쁘지 않아서 그렇게는 되지 않더라도 교사가 갈려나가는게 문제입니다. 댓댓글 달아주신 선생님 말씀대로 그 문제 학생의 이전학년 담임선생님들, 보호자, 현재 담임선생님(저는 전담이므로)까지 모두가 수고해주고 계시지만 그 학생은 그러한 노력을 비웃듯이 오히려 더 크게 사고를 치고 있습니다(글 쓰고 나서 알려진 사실이지만 전자담배 거래도 있었습니다). 그 학생과 저를 분리시키는 기간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고 제 자신이 올 한해를 무사히 버티는데 도움이 되고자 교보위를 알아보는 겁니다. 9~12월을 꽉 채워서 그 학생이 계속 교권침해를 일삼는 것을 스스로 견디다간 도저히 못견디고 탈이 날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준비하려고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게 정말로 없습니다..
댓댓글 달아주신 선생님께서도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쉽지 않은 학생 맡아서 이런저런 시도 해봐도 소용없고 오히려 더 나쁜 행동만 할 때 느껴지는 무력감, 헛수고 등이 정말 진빠지게 했던 것 같습니다. 2학기에는 조금이라도 덜 사고치며 그나마 쉽게 흘러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