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orona19 [1105308] · MS 2021 · 쪽지

2024-07-05 19: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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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덮 상세후기)언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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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덮 1교시. 언어와 매체 첫 문제부터 꼬여 순간 당황했습니다. 1번인가? 2번인가? 2개의 선지만 남긴 상태에서 정오를 판단할 근거가 보이지 않자, 잠시 문제를 제쳐 두고 나머지 문제를 풀어 나갔습니다. 1문제를 넘긴 상황에서 독서론까지 문제를 다 풀고 나니 20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초조했습니다. 그동안 사설 모의고사를 풀면서 독서론까지 합쳐 15분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 이러다 시간관리에 실패해서 문제를 다 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이 덮쳐왔습니다. 


곧바로 짧은 글 위주의 독서 지문 풀이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지문은 배경지식 덕분인지 수월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지문부터, 분명 익숙한 소재임에도 가지치기에 이은 가지치기, 케이스 분류가 꽤나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 시작했습니다. 두 지문을 모두 풀고 나니 시계는 9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겨 고전문학을 풀었습니다. 앞부분이 수특에 수록된 부분과 완전히 일치해서, 사실상 지문을 읽지 않고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오늘 시험의 터닝포인트를 마주쳤습니다. 일단, 외관상 보이는 길이와 문제 피지컬에 1차로 압도당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보기를 바탕으로 지문을 읽어나가는데 수필 독해와 이해가 쉽지 않았고, 문제를 푸려고 하다 보니 선지에서 어느 정도의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 같아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보았지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관련 문제를 통째로 넘겼습니다. 


현대소설. 평소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파트이기도 했는데, 마음이 급해서인지 서술된 부분이 퉁퉁 튕겨져 나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문제풀이를 마치고 현대시를 봤는데, 1문제 빼고는 선지 중에서 확실하게 답이라고 느껴지는 문제가 없어 크게 당황했습니다. 이제 약 20분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심장이 쿵쾅거리고 손에 땀이 맺혔습니다. "아.. 앞에 독서 가/나도 못 봤는데... 앞에 고전시 쪽도 3문제나 넘기고 왔는데... " 머리가 하얘졌고 급한 마음에 고개는 연신 시계 쪽을 향했습니다. 작년 수능 때의 악몽이 저절로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마지막 20분 동안 어떻게 문제를 풀었고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냥 20분을 남겨 두고 머리가 백짓장처럼 하얘졌으며, 마지막 컴퓨터 마킹 시에는 4번으로 밀어버린 문항이 5문제 이상이었던 것만 기억이 납니다. 


집에 와서 채점해보니 79점. 찍은 것 중에 맞은 문제를 제외하면 76점... 처참한 성적을 앞에 두고 그동안 풀어왔던

사설 모의고사 시험지를 시험지 보관함에서 꺼내봅니다. 이감 오프 6차 89점.. 상상 5회차 92점.. 바탕 96점 등등..


내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시험지는 대체 뭐지? 내가 받아 왔던 성적은? 내 실력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건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 투자했던 모든 시간이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기분을 느끼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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