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야기. [1206509]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06-27 0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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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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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오르비를 잘 하지 않아, 글을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


"일어나니 점심때"님은 제가 처음으로 교류하게 된

오르비언이시기도 합니다.


제가 작년 수능을 준비하던중, 공부법 관련하여 궁금증이 생겨 

오르비에 가입하게 되었을때, 제가 목표하던 대학, 목표하던 

학과의 "일어나니 점심때"님의 칼럼을 접하게 되었고,

쪽지를 통해 질문을 드린적이 있습니다.


당시 가입일도 얼마 지나지 않은, 흔히 말하는 저렙노프사....

지금 생각해보면 범위도 넓은 곤란한 질문이였으나,

무시하실수 있으셨음에도 따뜻하게 격려와 함께 대답해주시고는,

"서울대 오면 밥 한끼 사드리겠다"는 말씀 한마디가 당시 저에게 얼마나 큰 격려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제가 생각했던 명문대생의 정석과도 같은 분이셨고,

그리 길지 않은 대화였음에도 정말 본받고 존경할만한 분이시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점수가 나온후 평정심이 흔들린 상태로 

"어떡하죠, 저 수능 망한거 같아요"라는 오랜만의 뜬금없는 

연락에도, 다 잘되실거라는 말씀과 함께 여러 조언과 격려를 다시 해주셨었습니다. 


그 이후로 꼭 후배가 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켜드린거 같아

스스로 부끄러워, 또 더 이상 그분께 연락드리는것이

민폐가 되는것은 아닐지 생각이 되어 연락을 드리지 못하였으나,


오늘 그분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돌이켜보자하니 그분이 제게 해주신 일들에 비해 저는 그분에게 해드린것이 정말 하나도 없어,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고 한없이 그분께 감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가지고 싶었던것은 단지 서울대라는 타이틀뿐만이

아닌, 그분처럼 존경받을만한 능력과 인품을 두루 갖추신,

"비열하지 않은 주류"였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 큰 인물이 더욱이 어린 나이에 지게 된것이 진심으로

통탄스럽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작년의 제가 그나마 기나긴

수험생활을 잘 견뎌냈던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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