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중앙선의 나그네 [1152647]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4-06-10 23:25:17
조회수 1,830

2025 6모 생활과 윤리 정답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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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모의평가 응시하신 수험생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해설 강의가 여기 저기에서 마구 쏟아지고 있는데요.

대다수의 강사분들이 5번 문항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고 해설을 하시더라구요.


일단 문항부터 보시죠.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5번 문항>

평가원에서 제시한 답안은 ④인데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5번 문항의 정답은 ④가 아닌

①이 되어야 맞습니다.


다시 말해, ㄹ선지는 갑(하이데거)의 입장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틀린 선지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다수의 강사분들께서

제시문에 <기술은 그저 하나의 수단만이 아니다> 라고 나와있으니 하이데거에게 기술은 수단+ α인 셈이다‘ 라고 해설하셨네요.


개인적으로 해당 제시문을 저렇게 뒤를 자르고 인용한 것부터 평가원의 실수라고 여겨집니다.


갑(하이데거) 제시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하이데거 :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도구적 활용에만 매몰되어 있다. 기술은 그저 하나의 수단만이 아니다. 기술은 탈은폐의 한 방식이다. 이 점에 주목한다면 기술의 본질이 갖는 영역 중 그동안 망각되었던 진리의 영역이 우리에게 열린다.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5번 문항 갑 제시문]


원전을 살펴볼까요?


따라서 기술은 그저 하나의 수단만은 아니다. 기술은 탈은폐의 한 방식이다. 이 점에 우리가 유의한다면 기술의 본질이 갖는 전혀 다른 영역이 우리에게 열린다. 탈은폐의 영역, 즉 진리의 영역이 그것이다.

[하이데거, 『강연과 논문』]


여기까지만 보면,

“어? 하이데거 말 맞는데? 기술=수단+ α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평가원이 인용한 것은 하이데거가 자신의 이론을 펼치기 위해 전제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통념’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하이데거의 이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일 뿐, 하이데거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이데거는 위 명제,

“기술은 하나의 수단이며 인간 행동의 하나이다.“가

‘옳을 수’는 있어도 ‘참일 수’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옳음’과 ‘참’을 구분하려고 했습니다.

(이하의 모든 내용에 대한 근거는 맨 마지막에 일괄 제시합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기술이 하나의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에도, 기술을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은 오직 인간학적인 해석에 불과하며 기술의 본질을 깨우치지 못한 것입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하이데거는 기술이 수단이라는 주장은 통념에 불과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본래 이번 6평의 선지 “기술은 인간의 목적을 위한 수단임을 부인할 수 없다”에 하이데거는 부인할 것입니다.


현재 이의 신청을 해두었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기술은 하나의 수단이며 인간 행동의 하나라고 보는 기술에 대한 통념을 우리는 기술의 도구적·인간학적 규정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 규정이 올바르다는 것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 그러나 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에도 그것을 지배하려는 의지가 가능할까? 그렇지만 앞에서 우리는 분명히 기술의 도구적 규정이 올바르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물론 그렇다. 앞에 놓여 있는 것과 상응 하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우리는 “올바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확인을 할 때 그것이 올바르기 위해서 앞에 놓여 있는 것의 본질까지 밝힐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본질 밝힘이 일어나는 곳에서만 참된 것(das Wahre)이 일어난다. 따라서 그저 올바르기만 한 것은 아직 참된 것이 아니다. 참된 것이라야 비로소 우리가 그 본질에서부터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그런 것과 자유로운 관련을 맺게 해준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올바른 도구적 규정은 아직 우리에게 기술의 본질을 보여주지 못한다. (...) 이것과 관련된 기술에 대한 통상적인 규정은 불명료하고 근거 없는 것이다.

[하이데거, 『기술과 전향(서광사)』 17-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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