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제 인생도 라인 좀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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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뭐, 안녕하신 분들은 몇 분 안계시겠지만 인사는 드립니다.
오늘은 그냥 제 한 풀이 할려고 글 올려요.
저한테 욕하셔서 스트레스 풀리실 분들은 욕하셔도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정말 어중간한 삶을 살았습니다.
중앙대가 연세대가 좋다는 건 뭔지 알지만
수능 최저등급이 뭔지 표준점수는 뭔지 모르는 보통의 부모님 밑에서
저도 막연히 인서울은 하겠지 하면서 살았습니다.
남들다니는 학원다니면서 어디가서 공부 못한다는 소리는 못들어봤지만
확실히 잘한다 뛰어난다는 소리도 못 들어보면서
뒤쳐지지 않으려 12시까지 1시까지 공부했지요.
물론 공부하기 싫은 날 고3이란 놈이 하루종일 드라마만 본 적도 있어요.
잘한다는 얘들은 무게가 큰 만큼 진짜 절박하게 하더라구요.
근데 공부에 관심없는 얘들은 수능 시험장에서 마져도 매 쉬는 시간마다 뛰어다니고
점심에 모여서 도시락까먹고 놀더라구요.
근데 저는 매 시험마다 짜증 났어요.
국어는 비문학에서 시간 날리고, 수학은 평소에 푼 문제도 모르겠고
영어는 연계지문이 보이지도 않고 제가 잘 보던 사탐마저도 헷갈리더라구요.
그래서 망쳤습니다. 평소에 133 11 맞았는데 당일에 254 13 맞았어요.
근데 웃긴 건 논술 최저는 맞췄어요.
그게 처음에는 좋았는데 갈수록 짜증나더라구요.
'너 정시로 아무데도 못 가는 거 알면서 지금 놀고있니?'
'다들 너만 바라보는데 너만 태평하네'
부모님의 이런 말을 들으니깐 짜증이 났어요.
화가 나더라구요. 부모님 잔소리 때문에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내가 진짜 어중간한 놈이라서 화나더라구요.
공부 못하던 얘들은 새벽까지 롤한다고 문자하고
공부 잘하던 얘들은 부모님이 수고했다고 편하게 쉬라고 한다던데
나란 놈은 끝까지 어중간하구나 이런 생각.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지루할까- 보람이 없을까-
치열하게 노력할 수 없었을까, 신나게 놀 수는, 미친놈처럼 굴 수는 없었을까-
그저 그렇게 남들 기대에 맞춰서 남들 시선에 맞춰서
중간으로 살아가야할까-
진짜 속으로 단전에서 씨X하고 욕이 올라오더라구요.
하... 잘 모르겠네요. 재수를 해야할 지,
아니면 군사학과나 학교 다니다 삼사로 편입할 지,
어느 게 옳은 선택일 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 찝찝해요- 내일 경희대 논술보러 상경해야 하네요.
5시간 정도 걸리는데 돌아오면 새벽이겠군요.
참- ㅎㅎ 인생 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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