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짓는 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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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 논문 앞 황혼
연구실에 놓인 워킹 페이퍼, 디스커션 페이퍼, 테크니컬 레포트등 갖가지 논문들. 그런데 그 내용이 모두 고르지 않다. 심사에서 리젝된 논문, 결론에서 내려앉은 논문, 거미줄처럼 때를 놓친 논문들.
왱손이, 석현 (박사과정 재학) 이 걱정스럽게 본다. 그러자 송 교수가 비실거리며 달려온다. 논문을 하나하나 살핀다.
송 교수 : (혼잣말처럼) 이럴 수가…… 지금까지 이런 일은 없었는데…… 이게 내가 쓴 논문이야! (절망) 아냐! 이건 논문이 아냐! (계속 보며) 이것두! 이것두…… (비통하게) 이건 종이덩이다!
책상 앞에 달려가 가위를 든다.
왱손이 : ㉡아니 여보게! 무슨 짓인가!
송 교수: 비켯! (뿌리친다)
나가 떨어지는 왱손이
석현 (박사과정 재학) : ㉢(잡으며) 안됩니다! 제가 쓴 것두 있어요!
송 교수 : 닥쳣! 이건 부정을 탔어! 모두 찢어버려야 햇!
밀어붙이며 달려가 미친 사람처럼 ⓐ논문을 박살 내기 시작한다.
Ⓔ* 뚜왕! 뚜왕!
박살나는 논문들. 마치 자기 심장이 박살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옥수.
왱손이 : (비통 혼잣말같이) 자네 환장했구먼!
석현 (박사과정 재학) 이 매섭게 보다가 휑하니 간다. 옥수 몹시 불안하게 그를 바라본다.
Ⓔ뚜왕! 뚜왕!
송 교수 그만 숨이 턱에 닿는다. 풀썩 주저앉고 만다. 목구멍에서 차츰 오열이 새어나온다.
Ⓔ뚜왕! 뚜왕! 뚜왕!
옥수 귀엔 언제까지나 확대되어가는 박살나는 논문소리.
송 교수 조각난 논문을 쓸어안고 오열해 운다. 석양에 물든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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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요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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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서 들와봤슴다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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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요 ㅌㅋ 개강 전에 잠깐 들렸어요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