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앙망... [1271793] · MS 2023 · 쪽지

2024-02-18 17: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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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에서 의대까지-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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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3 현역의 나이로 정시 의대에 합격하게된 오르비언입니당. 이제 오르비에 다신 들어오지 않을거 같아 떠나는 김에 여러분께 작은 도움드리고자 합격수기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간단하게 공부한 내용과 멘탈관리 위주로 말씀드려 볼게요. 

1. 공부의 시작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원래 출신이 천한(?) 문과였습니다. 고2땐 생활과윤리, 정치와법

고3땐 사회문화 경제 확률과통계 등을 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배웠던 찐 문과말입니다. 당시 전교 1등이었기 때문에 수시로 서울대 경제학과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4월의 어느날 저는 의대를 지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날 바로 과감하게 메가스터디에서 생명과학 백호t의 섬개완과 지구과학 오지훈t의 스개완을 주문하고 책이 도착한 2일 뒤부터 본격적으로 쌩 제로베이스에서 이과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2. 6월 모의고사 전까지 치열한 공부

당시로선 6월모의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2달 미만) 과탐 두개와 수능 미적분공부를 최소 한바퀴는 끝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4월말에 중간고사도 겹쳐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신을 완전히 포기할수 없던 저는 낮에 학교에선 내신공부를 집에와서 새벽까진 수능공부를 하게 됩니다. 하루에 과탐 개념강의를 7~8개씩 듣고 그렇게 단원이 끝나면 하루에 몰아서 단원 기출 문제를 다 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살면서 가장 순공시간이 높았던 때인듯) 그덕분에 중간고사가 시작하기 하루전에 지구과학 개념을 한바퀴 끝냈고 중간고사 시기(5일) 동안 생명과학 비유전 개념을 한바퀴 끝내는 말도 안되는 학습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당시 미적분은 학교 내신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관계상 내신공부만 했었습니다. 그렇게 5월 한달간 나머지 생명의 유전파트와 지구과학의 심화문제들을 풀었고 수학의 경우 수능유형에 익숙해지기 위해 기출문제 분석과 다양한 실전모의고사(약 100회차)를 병행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설기준 92점정도는 안정적으로 받고 가끔 96도 받는 실력대가 형성됐고 과학의 경우에도 두과목다 5월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1등급 커트라인을 받는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렇게 6월모의고사날 나름 자신있게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3. 처참한 실패

아무래도 2달이 안되는 짧은 기간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까지 짧았나봅니다. 국어의 경우 원래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원점수 100을 득점했지만 수학에서 상당히 바뀐기조와 신유형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시간관리에도 처참히 실패하여 83점(4점하나 찍맞)이라는 사설모의고사보다 매우매우 못본 점수를 받게됐습니다. 여기서 멘탈이 크게 흔들렸고 결국 생명에서 개념문제를 실수하여 47점(2등급) 지구과학에서도 개념이 헷갈려 42점(2등급)이라는 5월모의고사 때보다 한참 떨어진 백분위를 받게 됐습니다. 이때가 수험생활중 가장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평가원시험만 의미있다는 주변사람들 특히 선생님들의 말씀이 "그럼 그렇지 얌전히 서울대나 가라" 라는 말로 들렸고 친구들의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히 잘했어" 라는 말은 "이제야 너도 추락하는구나" 로 들렸습니다. 4-5월엔 압도적인 공부시간 앞에 몸이 힘든 하루하루였지만 6월 모의고사를 보고 난 뒤 일주일간은 무기력과 패배주의에 찌든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4. 9모를 기다리는 절치부심

저는 승부욕이 매우매우 강합니다. 그러니까 전교1등을 할 수 있었던거겠죠. 이 승부욕이 6월모의고사를 보고 난 후에 나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주변인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인정욕구로, 평가원모의고사 채점결과에서 숫자로 표현되는 많은 수의 나보다 잘본 고득점자들에게 발동되었습니다. 또 당시로선 재수생활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발 인서울의대만 가자는 생각으로 다시 공부의 원동력을 찾았습니다. 생명과학과 지구과학의 내공이 부족하다 생각하여 방학동안 각각 백호t의 상크스 오지훈t의 유자분을 듣고 고차원적인 사고방식과 유전스킬들을 체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수학의 경우에도 사실상 독학으로 모의고사 풀고 오답노트하고의 반복적이고 얕은 공부에서 벗어나고자 강남에 현강을 들으러 갔습니다. 유튜브에 평가원 교육청 해설강의를 매번 올려주셔서 큰 도움이 됐던 신성규선생님의 현강이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하루 순공시간은 6모 전보다 적었지만 조금더 밀도 있고 깊은 공부를 할수 있었습니다. 과탐의 경우 인강을 소화하면서 ebs 수특 수완을 모두 풀며 틀린 선지 하나하나 기억하려고 노력했고 수학의 경우에도 평가원이나 사설모의고사보다 훨씬 더 난이도 있는 신성규t의 신비해 수업을 들으면서 한문제 한문제 깊게 고민하며 머리가 깨지는 시간을 가질수 있었습니다. 개학한 이후부턴 하루루틴을 일정하게 확립했습니다.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과학 모의고사를 과목당 두개씩 풀고 점심먹기전 수학실모를 하나 풀고 점심먹고와서 다시 집에가기 전까지 수학실모를 하나 풀고 집에가선 낮잠을 좀 잔 다음 저녁을 먹고 국어 모의고사를 하나 푸는 식이었습니다. 9모 당일 전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와같은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또 매주 수요일은 저녁에 국어모의고사를 푸는 대신 신성규t의 신박해를 들으며 머리가 깨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때 정말 수학실력이 많이 오른거 같습니다. 실모로 시간관리와 킬러유형에 익숙해지고 수업으로 어떤 문제가 나오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인내력을 길러서 사설모의고사 기준 드디어 100점을 띄우는 빈도가 꽤나 늘었습니다. 


5. 9모 당일

9모 전날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배드민턴을 치다가 발가락이 골절되어 정말 고통이 심한 상태로 9모에 응시했습니다. 국어에서 계속 고통이 느껴져서 글에 집중이 안되더군요. 결국 화작에서만 2문제를 틀려 94점이라는 고3이후응시한 교육청 평가원 모의고사중 최하점을 받았습니다. 또 수학은 대비했던것 보다 너무나도 쉽게 출제되어 다 풀고 30분이 남았고 과학역시 두과목다 너무 쉽게 출제돼 50 50을 받았지만 백분위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당시 텔레그노시스를 돌려보니 중앙~경희 정도가 50퍼 초중반이 뜨더군요. 물론 처음 목표했던 인서울의대에는 도달했지만 공부하면서 높아진 목표(메이저)에는 아직 모자란 점수였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최상위권에 진입하여 거리감각이 잡히게 되었고 지금까지 공부한 방향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6. 수시지원

9모를 보고난 후 수시를 쓰는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제 교과로 갈 수 있던 가장높은 의대인 인하대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쓸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저도 안정적으로 걸어놔야하나 고민했지만 제가 인하대에 진학한다면 수능성적이 그보다 높게 나오든 낮게 나오든 결국 반수를 할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라 결국 서울대 경제학과(수능후 면접)와 연카고 의대 총 4장만 썼습니다. 저 3의대는 제 생기부가 의대와 전혀 무관했기 때문에 될리가 없었지만 그 아래의대는 가더라도 절대 만족이 될거 같지가 않아서 제가 그냥 만족하고 다닐 수 있는 의대로만 썼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엔 신성규 선생님의 전화상담, 부모님께서 해주신 재수 지원약속, 그리고 무엇보다 수능전까지 더욱 성장할 저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7. 막판스퍼트

각종 유튜브와 인강에선 수능에선 9모보다 과학과 수학이 매우 어렵게 나올것이고 국어는 조금 쉬워질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저 또한 이 의견이 타당했다고 생각했기에 기존 루틴에서 매일 과학모의고사 각각 3개씩으로 늘리고 수학모의고사는 학교에서 두개 집에가서 또다시 한개 그리고 자기전에 국어모의고사 한개까지로 꽤나 많이 공부시간을 늘렸습니다. 또한 신성규t 수업에서 파이널 모의고사 ssg모의고사 시즌이 시작되어 매주 한번씩 실전경험을 쌓을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나 집에서 혼자 볼때는 거의 다 100점을 득점한 반면 ssg모의고사는 여타 사설보다도 극악의 난이도와 긴장되는 현장감 속에서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진 못했습니다. (멘탈이 아예 무너져서 80점을 받은적도 있는...) 하지만 이때의 다양한 현장 경험이 수능날 아주 당황스러운 난이도에도 적절히 대처할수 있는 능력을 키워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단 하루도 빠지지않고 수능날까지 달려갔습니다. 중간에 본 10월교육청은 전체에서 국어하나 지구하나 틀려서 제가 정말 원하던 메이저의대의 끝자락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때 너무 기고만장해져 막판에 오답을 대충대충하거나 너무 어려운문제는 나올리가 없다며 그냥 넘기는 등 적절치 않게 공부했던 것이 후회가 되네요..


8. 그날

결국 그날은 옵니다. 지옥과도 같았던 약 7개월간의 정시공부 끝에 수능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원래 긴장을 너무 많이하고 몸도 약해서 전날 설사와 토를 하고 잠도 4시간 잤고 당일 출발전에도 설사를 하고 수능장에 도착했습니다. 1교시 국어를 푸는데 너무 당황스럽더군요 ㅋㅋ 많은 분들이 문학이 어려웠다는데 저도 평소보다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비록 문학은 다 맞긴 했지만 시간관리가 잘 안되기도 했고 화작이 너무 어렵게나와 화작에서만 6점을 틀려 원점수 92점 채점결과 표점 138점이라는 가장 잘하던 과목에서 매우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교시 수학에선 국어에서의 멘탈이슈와 아침에 설사가 이어져 매우 배가 아픈 최악의 컨디션에서 시험을 치렀습니다. 다른 분들은 고전하셨던 22번이 저는 10분만에 풀렸고 오히려 28번에서 너무 당황하였습니다. 28번에서 10분을 썼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는 상태로 30분이 남아버렸고 22 29 30이 남아있었습니다. 과감하게 29 30을 먼저 풀어 두문제를 합쳐서 6분만에 풀었고 22번에 검토까지 10분을 써서 약 15분 정도가 남은 상황.. 발상 그림풀이를 포기하고 남은시간 오직 계산으로만 밀어 결국 10분만에 풀어냈습니다. 그렇게 수학에서 100점을 쟁취하고 영어는 원래 잘하니 그냥 편하게 풀어냈고 과학에서 또한번의 고비가 찾아옵니다. 점심먹고 슬슬 피곤하기도 하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생명과학의 타임어택을 이겨내기가 어렵더군요. 12 17 19가 남은 상황에서 17에 6분을 썼지만 성과가 없었고 시간은 6분 남짓 남아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속으로 큰일이라고 생각했고 12번을 초인적인 상황찍기로 2분컷 19번 가계도도 특수상황찍기로 3분컷.. 17번은 결국 풀지 못해 찍었고 틀려서 48점(백분위 98)이라는 아쉽지만 다행인 점수를 받아 나름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지구과학시간엔 너무너무너무너무 쉬워서 풀면서 하나라도 틀리면 2등급 블랭크가 뜰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검토만 3바퀴 돌려서 결국 50을 받아냈습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전과목에서 4개를 틀려 아쉽다면 아쉽고 잘봤다면 잘본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9. 최종결과

수능을 보고 낙사나 텔레그노시스를 돌려보니 정확하게 적정이 고려대 의과대학이었고 카톨릭에 스나할 생각도 해봤지만 표본분석후 포기 울산대는 울산에서 4년 살 자신이 없어서 포기 성대는 국망이라 포기 연세대는 면접을 나쁘지 않게 본다면 합격할 점수 였지만 투과목면접을 수시에서 경험해본 저는 도저히 쓸 엄두가 안나서 포기 결국 정확하게 점수 맞춰서 현재 고려대 의과대학에 등록했습니다. 얼마전에 새터도 갔다 왔는데 너무 즐겁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확실히 종합대학인 만큼 즐거운 축제나 여러 친목활동이 많아서 대학생활이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25학번 의대 후배님들을 기다리며 정시파이터들을 응원합니다! (p.s. 고대의대 너무 좋아요 카성울보단 고대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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