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만채! [1272513]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4-01-09 0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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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본체만채는 왜 24 수학을 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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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본체만채!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수학 관련 칼럼을 써보고자 합니다. 저는 의대 수리논술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수능 수학에서 굉장히 아쉬운 점수를 받았는데요, 왜 그런 결과를 받았을지 고민해본 결과를 토대로 저와 비슷한 실수를 하셨던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끄럽지만.. ㅎ 오늘도 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절대 수학을 간과하지 말 것 


 저는 23 수능에서 96, 24 6모에서 98, 24 9모에서 100점을 받았습니다. 모든 실모에서 96-100이 나올 정도로 안정적인 실력은 아니였지만, 나름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7월 달에 과감하게 투과목으로 과탐을 바꿀 수 있었고, 자연스레 국어와 수학에 쓰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그 상황에서 국어에 쓰는 시간은 거의 그대로 두고 수학의 시간을 확 줄였습니다. 학원에서 나오는 컨텐츠를 제외하고는 킬캠, 빡모 정도밖에 풀지 않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모의고사가 9모 이후에 쉬워졌고, 그 여파에 제 실력이 떨어지는 줄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올해와 같은 큰 변수가 앞으로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매년 저와 같이 모의고사들을 통해 ‘아~ 이제 어느 정도 됐네~’라고 생각하시게 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이런 태도는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학뿐만 아닌 모든 과목에서, 늘 철저하게 본인을 의심하십시오. 상방을 본인의 실력이라 생각하시지 말고, 하방을 진정한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꾸준히, 양을 정해놓고 일정량 이상의 문제를 푸시길 권해드립니다. 23학년도 수능 대비 파이널 때 강기원 선생님께서, “9모 이후에 매일 3-4점 문제 50문제를 푸는 학생은, 아무도 못 막는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에 매우 동의합니다. 제가 이번 수능에서 무너진 이유는 이런 ‘꾸준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적게는 하루에 실모 1개+브릿지 2세트 정도, 많게는 하루에 N제의 절반 정도를 꾸준히 풀어나가세요. 계산 감각이라는 것이, 더 한다고 드라마틱하게 늘지는 않지만 덜 하면 드라마틱하게 떨어집니다. 수능 수학의 본질은 여전히 ‘계산’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6월의 발표 이후에, 혼란을 느끼고 결국 수능의 결과에도 영향을 받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나 그랬고요. 저에게는 슬픈 일이지만, 이는 우리에게도 또 하나의 큰 교훈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지, 함부로 예측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미래에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고, 그 모든 상황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대비해야 합니다. 시험이 쉽게 나온다면 어떻게 빨리 풀고 어떻게 검토를 할지, 어렵게 나온다면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다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모나 N제 등의 난이도를 가지고 함부로 평가하고, 걸러서 푸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반복되었지만 올해도 킬링캠프가 수능 전에는 과하게 어렵다는 말을 듣다가, 결국엔 재평가되었습니다. 최소한, 전문적으로 수학 컨텐츠들을 만드시는 분들이 저희보다는 조금은 더 미래를 잘 예측하고, 조금은 더 도움이 될 자료들을 만드시지 않을까요. 당장의 기분이 좋지 않을지라도, 좋은 성장의 계기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배워나갑시다. 특히나 내년에는 23시즌과 비슷하게 매우 어려운 실모들이 쏟아질테니, 더욱 마음속에 새기셨으면 좋겠습니다.


3. 여러분의 진짜 실력은, 오답에 대한 복습에서 성장합니다.


 문제를 풀 때 대다수의 학생들은 고민하다가 정답이 잘 보이지 않으면 정답을 체크하고, ‘아 뭐야~ 내가 바보였네!’ 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요즘에 과외생들을 지도해보니 이런 경향이 심하구나.. 라는 것을 더욱 심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답지를 보고 이해되는 것은 본인의 것이 아닙니다. 왜 본인이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을지,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온다면 어떤 시도들도 해볼 수 있어야 할지 고민하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답을 모아두고 정리해두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한 실수가 정말 그저 ‘실수’였을까요? 실수는 5를 보고 3이라고 적는 정도가 아니라면,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2-3번 반복되는 실수는 더욱 유의하셔야겠죠. 그런 점들을 모아두고 계속 돌려보시면, 비슷한 실수들은 계속 줄어들겁니다. 저의 경우 삼각함수의 그래프와 관련된 문제에서 자주 실수를 했는데 이런 실수들을 정리해두고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다시 훑었고, 다행히도 19번에서 저지른 실수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마저 틀렸다면..


 오답노트라고 해서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23수능을 준비하던 저의 경우에는, 플래너 표지에 포스트잇을 붙여두고, 다시 볼 문항 번호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정리한 오답들은 그 주 주말에 다시 한 번 모아서 보고, 그 중 정말 중요한 문항들은 수능 직전에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특히나 23수능에선 제가 대비했던 오답노트에 정리해두고 마지막에 보았던 문제들이 실제로 수능에 비슷하게 나온 것도 있었어서, 정말 직접적인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 24수능 대비 기간에는 23때 만큼 체계적으로 복습하진 않았는데, 이런 점들이 정말 후회됩니다.


4. 실전에서 우리의 마음가짐


 제가 이번 수능을 망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부끄럽지만... 아래는 이번 수능에서 제가 틀린 문항들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22번을 제외한 나머지 두 문항은 절대 틀려서는 안 될 번호들이죠. 제 수능날, 현장에서의 이야기를 조금만 풀어보겠습니다. 1교시 국어에서 저는 두 문제를 확실히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남은 과목은 반드시 다 맞아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서 수학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하셨을 것 같은데, 21번이 끝난 시점에서 저는 40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22번으로 들어갔는데, 대체 무엇에 홀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ㅡㅡ 저는 1/4를 1/2로 보고 계산해서 뭔가 이상한 답을 내고, 확신을 가지고 넘어갔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나중에 수습할 수도 있었을건데..


 모든 불행은 미적에서 시작했습니다. 27번에서 왠지 쎄했습니다. 서바 29번 정도에서나 보던 문제가 왜 여기에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며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던 문제 풀면서의 검토를 여러 번 진행하였습니다. 이런 낯선 흐름은.. 평소의 리듬을 깨서 시험 운영에 영향을 미치게 만듭니다. 그리고 28번에서 굉장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습니다. 저는 흔히들 말씀하시는 모범답안인 상수구간과 확대/축소 논리를 바로 떠올리지 않았고, 보자마자 역함수 적분이라 생각하여 계산으로 밀면 되겠다고 생각하여 계속 계산으로 풀고 있었습니다. 계산으로 밀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정말 계산이 복잡했습니다. 시간은 무심하게 흐름에도 불구하고 저는 조금만 더 하면 되겠다는 마음에 문제를 손에서 놓지 못했고, 결국 답은 구해냈지만 시계는 이미 처참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29, 30은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금방 풀어냈지만 저에게는 검토할 시간이 거의 없었고, 평소 검토를 통해 실수를 참 많이 잡았던 저는 종이 칠 때 “아.. 끝났구나“를 마음속으로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22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말 어이없는 번호의 두 문제를 틀리며 저의 설의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어떤 과목이든, 시험장에서 본인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마음속으로 완전히 정해두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설령 그 과목이 아무리 강점이라 생각할지라도요. 제가 만약, 28을 일찍 손절치고 검토를 돌렸다면 어쩌면 96점 이상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100점은 힘들었겠지만요. 이런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고 들어가면, 시험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들은 매우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손절’ 쳐야하는 순간, 검토와 도전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한 입장정리는 확실히 해두고 들어가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다른 문항들까지도 다 틀리는 상황 만큼은 피해야 하니까요. 


 아무튼 저의 24수능은 수학 때문에 많이 아쉽게 끝났고, 여러분들은 저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몇 자 끄적여봤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다시 국어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도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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