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8) 적분의 기하적 해석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62300769
뭔가 기하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답지는 죄다 수식적으로 적혀있고...
그래서 기하적으로 보고 싶은데 잘은 모르겠고...
그런 분들을 위한 퀄리티 있는 칼럼입니다.
함수의 확대축소, 그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분 읽어내기 등을 다뤄볼게요.
가독성 높게 썼으니, 휙휙 넘기면서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
우선 쉬운 것부터 가볼게요.
수식적으로 접근을 해볼 수도 있겠다만... 기하적으로 한 번 봅시다.
f(x)가 대충 다음과 같이 생겼다고 합시다.0부터 a/2까지의 적분값은
이 면적을 의미하겠네요.
f(a-x)도 해석을 해봅시다. 이 함수는 f(x)를 x=a/2에 대해 선대칭한 함수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그려집니다.
이 놈의 0부터 a/2까지 적분값은
여기에 해당하는데요, 아까 칠한 빨간색과 같이 둬봅시다.
신기하게 딱 맞아 떨어져서 f(x)를 0부터 a까지 적분한 것과 값이 같아지겠네요.
이 식이 기하적으로는 이런 의미였던 겁니다. 근데 하필 구간이 이렇게 딱 맞아떨어진다는 걸 식을 보고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당연한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드신다면...
이 식을 한 번 봅시다. 얘도 구간이 딱 떨어질 거라는게 바로 보이시나요?!
아까와는 달리 이 경우엔 안 보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걸 해석하기 전에, 우선 구간에 대한 대략적인 느낌을
이 예시를 통해 잡아볼게요. 적분구간에 있는 숫자 위끝, 아래끝을 함수 안의 x에 넣어보는 겁니다.
f(x)의 경우에는 당연한 소리네요. f(a-x)에도 넣어봅시다.
음 근데 약간 문제가 생겼어요. 적분은 방향도 중요하잖아요? x=a부터 x=a/2까지라면...
적분이 저 하늘색 방향으로 진행되는 거고, 그렇다면 적분값은 음수여야 해요.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건 양수, 왼쪽으로 진행하는 건 음수니까요.
...는 오해에요! 여전히 적분값은 양수로 나옵니다. 아니 구간이 왼쪽으로 진행하는데, 어째서 양수가 나오는걸까요?
비밀은 여기 x의 계수에 있습니다. x의 계수는 적분 속도를 의미해요.
속도는 속력의 개념과 함께 방향성의 개념도 가지고 있죠.
음수라는 건 해당 구간을 반대로 가라는 겁니다. 따라서 a에서 a/2로 진행되던 구간을, x의 부호 -1에 의해 다시 거슬러서 a/2에서 a로 가게 돼요.
아직 '적분속도'라는게 완전히 와닿지는 않으실 수 있습니다. 좀 더 감을 잡기 위해 우리에게 익숙한 예시인 sin함수를 데려올게요.
y=sin x와 y=sin 2x입니다. sin2x는 sin x에 비해 진행속도가 2배 빨라요. 원래 d를 넣어야 나오던 값이 d/2만 넣어도 나오는 셈이죠. 진행속도가 빠르므로 함수는 축소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적분값 정보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 부분 넓이는 2인건 다들 알고 계실거에요. 얘를 반으로 축소한다면?
넓이는 1이 돼요.
이게 직사각형이나 삼각형 같은게 아니라 곡선에 대한 넓이인데, 함부로 반이라고 해버려도 되냐?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다뤄볼게요. 일단은 반이 된다는 사실 자체에만 집중해봅시다.
지금 이거 두 개를 비교하는 중인거죠. 앞서 보여드린 '위끝과 아래끝을 함수 x자리에 넣어서 구간에 대한 느낌잡기'를 여기다가도 해보면 둘 다 0부터 파이까지 같은 구간을 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놈은 x앞에 계수 2가 붙었으니 2배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고, 적분값도 반이 되는거죠.
이걸 일반화해보겠습니다. 수식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해석적으로 '아 일단 관찰구간이 같은데, 오른쪽 놈이 n배 빨리 진행된거니까 넓이는 1/n배 됐겠구나. 그럼 n배를 해줘야 원래 넓이랑 같아지네' 를 자연스럽게 연상하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수식적으로 본다면 치환적분이랑 다를 게 없어요.
이쯤하면 '적분속도'가 뭘 말했던 건지 느낌이 오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처음 문제로 돌아가볼게요.
지금까지 이 식을 '잘' 읽어내기 위해 달려왔던 겁니다.
그럼 알려드린 내용을 한 번 적용해볼게요.
구간을 관찰해보니 f(x)는 뭐 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구요,
f(a-2x)는 x자리에 0하고 a/3을 넣어본다면 각각 f(a), f(a/3)이 되네요.
a부터 a/3까지 f(x)의 적분값을 의미하는데, 적분속도가 -2이므로
해석해보자면 a/3부터 a까지 f(x)의 적분값을 반띵한 값이 나오겠네요. 거기에 2배를 해주면 식이 딱 맞아떨어지겠죠. b는 2입니다.
좀 더 기하적 느낌이 나게 접근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f(a-2x)와 f(x)는 무슨 관계인지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f(a-x)는 f(x)를 x=a/2에 대해 선대칭시킨 함수고, f(a-2x)는 f(a-x)를 2배 축소시킨 함수니까
각각 이런 느낌으로 그려지네요.
얘는 위 그림에서 이 영역을 의미하는데요, 이때 a/3은구간의 2대 1 내분점입니다. 따라서 원래 f(x)의 다음 넓이와 대응돼요.
좀 더 엄밀히는 이 넓이의 반이겠죠. 그래서 b가 2가 될 때,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구요.
중요한 점은, '어라 그려보니까 우연히 관찰하는 부분이 딱 맞아떨어지네?' 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식에서 위끝 아래끝을 넣어봤을 때 관찰하는 구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는 걸 '처음부터' 바로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함수의 확대축소가 익숙해야 합니다. 삼각함수나 지수함수에서 정말 많이 쓰이고, 지금껏 본 것처럼 적분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풀지는 않을건데, 일단 아래 문제를 보시겠습니다.
2022학년도 (2021년 시행) 대수능 30번 문항입니다. 여기서 f와 g 개형 추론을 해갈 때, 함수의 확대축소가 익숙하다면 수월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또, 마지막 계산 때도 치환적분 없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킬을 써서 치환적분을 안 할 수 있다'라기보단, '원래 치환적분을 하면 안 되는건데 확대축소 개념이 익숙하지 않아서 치환적분을 하는거다. 따라서 확대축소를 익혀야 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문제 풀이는 이미들 아실 거 같아서 하진 않을게요. 답은 143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본문 중간에 '이건 뒤에서 다룰게요' 하고 넘어갔던 부분을 가볍게 소개하고, 이번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여기 말한겁니다. 만약 이게 자명하게 느껴지신다면, 아래 내용 굳이 안 읽으셔도 돼요. 좋아요 눌러주시고 갈 길 가셔요(?)
직사각형의 경우에는 높이는 그대로고 밑변을 반으로 축소한다면 전체 넓이는 반이 됨이 자명하죠. 근데 이 느낌을 곡선에도 적용할 수 있냐라는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받았던 질문입니다.)
저는 아직 고등학교 수학까지만 이수했기 때문에 아래 내용이 원론적으로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느낌을 잡는데에는 문제 없을겁니다. 질문했던 친구에게도 이거로 설명해주니까 넓이가 반이 된다는 걸 바로 받아들이더라구요. 이 설명은 목적 자체가 '직관적으로 느낌을 가져보기' 이지, '수학적으로 깊고 정확하게 파고들어보기' 가 아닙니다.
인테그랄 기호를 관찰해보겠습니다.
이 dx가 그냥 쓰는게 아니라,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유튜브 3blue1brown 님의 영상 중 한 장면입니다. 출처 링크는 아래 남길게요.)
적분하고 싶은 구간을 이 그림처럼 직사각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밑변 길이를 0에 가깝게 하면 수많은 직사각형으로 나눠질 거고, 이 때 f(x) 즉 함숫값은 높이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테그랄 기호에서 dx는 밑변의 의미를 가집니다. 즉 f(x)곱하기 dx가 얇은 하나의 직사각형의 넓이를 의미하는거죠. 이처럼 곡선 넓이 역시 수많은 작은 직사각형의 넓이 합으로 표현됩니다.
아까 나왔던 sinx와 sin2x에도 직사각형을 그려볼게요.
sinx에 그려진 직사각형의 개수를 유지하여 sin2x에 우겨넣는다고 치면, sin2x에서는 그 모든 직사각형의 밑변 길이가 반이 되어야 겠죠. 한편 높이는 그대로이므로 전체 넓이는 절반이 됩니다.
... 딱봐도 굉장히 위험해보이죠? 직사각형은 무한히 많고, 밑변은 0에 가까운데 이 짓을 적용해도 되는지 의심이 듭니다. 근데 함수의 확대축소시 적분값 변화를 수식적으로만 이해하는거보다,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야 언제든지 잘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소개드렸습니다ㅋㅋㅋ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용이 도움되셨다면 좋아요 부탁드리고, 앞으로도 재밌는 칼럼, 퀄리티 있는 자작문제 많이 보여드릴테니 팔로우해두시면 놓치지 않고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0 XDK (+100)
-
100
-
안녕하세요. 김지석입니다. 중학교때 내가 당연히 서연고를 갈 줄 알았고 고등학교...
-
상수함수 미분의 의미는 뭘까? 라고 생각해봣더니 한 지점에 대해 그 극한의 값에서의...
-
작년에 7월인가 8월에 거의 40주고갓다온거깉은데
-
자료에서, 실험1에 B에 40도가 나타내는 각이 도대체 뭔가요?? 실험2에서도...
-
에너지드링크 카페인 부작용+시험장 착각으로 1교시 국어말아먹은 허수의 신세한탄 1
죽고싶은데 어떡하지 입시 안하고싶어요.. 독재같은 학원? 스카? 에서 친건데 진심...
-
결과 : 집에서 20m 더 가깝고 시설 좋은 xxx치과
-
겨울방학 때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성적이 많이 아쉽네요 매체...
-
작년에 수학공통 생각의질서+개념의 신 했는데 아직 개념이 좀 부족한것같아요...
-
이번 3모 영어 0
고2 12모 치고나서 영어를 본적이 없어서 79점 나왔는데 심각한가요? 마더텅만...
-
속도 빠르게 할 수 없음? 이 폰 쓴지 1년넘었는데 슬슬 느려지는시기인가
-
그동안 정말 막막했는데 희망을 봤습니다. 4년 만에 다시 수능준비하고있고 과탐...
-
사과맛있당 2
히히
-
주간지는 나중에 실모로 대체 하면 대궁
-
밖에서 뭔 사물놀이를 하고있냐 ㅋㅋㅋ 꾕가리 ㅅㅂ 노이로제 걸려 아
-
빈칸 31 32 34 꽤 어렵고 삽입도 꽤 어려운 것 같은데 신기하네요 반응 ㄷㄷ
-
깜빡했다..!
-
어제 역대급 쉬웠다는 3모에서 70점 받고 겨우 3떴습니다 주제추론 같은 저난이도...
-
철두철미로 개념은 끝낸 상태입니다. 섬개완 강의 안 보고 혼자 읽으면서 기출 강의만...
-
인문철학 괜찮고 법경제 어찌저찌 낫배드인데 과학기술만 나오면 사고를 못하겠어요…...
-
전향력에 대한 망상) 전향력이 지구 자전에 의해 생기는 유체의 흐름으로 북반구에선...
-
3모 수학 1
공통 10 11 14 15 확통 28, 30 틀려서 72점... 공부 진짜 제대로...
-
반수생 0
2년만에 푼 국어 3모 화작 딱 1컷인데 진입해도 될까요?
-
수업해달라고 부탁 들어왔는데 컷 보니까 뭐 30점대 같음 그동안 적어도 60점은...
-
전과목 원점수 총합인가요? 참고로 고1입니다
-
ㅈㄱㄴ
-
만표가 165ㅋㅋㅋㅋ 대-국어의 시대가 온건가
-
아이 내가 낙찰했는데 언제 내 손에 들어옴,,¿
-
인강 한편을 듣고 바로 복습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면 다시 그 과목을 할 때까지...
-
찾아보니 강민철 t vs 김승리 t vs 정석민t 이렇게 나뉘는 것 같은데 누가...
-
퇴-근 6
집 가자 !!!
-
교실 못찾아서 뭔 쌤이 찾아줌 근데 살짝 존거라 절반은 멀쩡한 정신이었어가지구 아...
-
방인혁 쌤 듣고 수능 물리 50 받았는데이번에 반수하면서 리마인드겸 개념강의 다시...
-
신택스 알고리즘 다 듣고 요즘 수특 풀어보는 중인데 지문 이해 거의 다 되고...
-
일단 어려운 문제는 딱히 없었음. 나는 공통에서 14번 실수해서 틀리고,미적에서...
-
시킨거 내일 올라나 월욜날 올라나 모르겠네...
-
풀틀도 실력이겠죠??
-
집에 간다 ㅋㅋ 6
1일날 시간표 세팅완료~
-
개많이 틀렸네 공통은 다풀었는데 3개나 틀림
-
복지부 "남는" 카데바 "공유" 표현에 시신 기증 서약자들 뿔났다 0
정부가 의대 2천 명 증원에 따른 의대 교육 부실 우려에 기증된 해부 실습용 시신,...
-
진짜 초등교사 형님,누님들은 어떤 싸움을 하고있는거냐...
-
3모 ㅇㅈ 3
넌 뭐니?
-
작수 미적 했는데 그냥 3점마지막 문제도 못풀고 4점은 다 날렸어요. 기출 한번 다...
-
척추뼈 사이사이에 디스크라는 완충제가 있는데 그 디스크가 빠지게 되면 뼈간 마찰로...
-
수학 계산이 물론 안 더러운 건 아니지만 그건 사실 현역 기준 같고..N수가 이거...
-
교육청·선관위 경위 조사…학교 측 "정치적 의도 없어"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
지금 세대가의 목소리가 작은 이유 지금 세대는 예전 세대의 젊은 시절에 비하면...
-
진짜 개허접 말도 안 되는 질문인 거 아는데 물어볼게요ㅠ sin알파=AB/AO...
-
캬
-
전공 수업 듣는데 물리를 안 하고 가니까 외우기 급급하고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
왜지...
https://www.youtube.com/watch?v=rfG8ce4nNh0
본문에서 언급한 유튜브 링크입니다.
저분 영상 중에 재밌는게 굉장히 많아서 저도 예전부터 즐겨봤습니다. 심심할 때 타임킬링용으로 시청해보셔요
와 정말 유익하네요! 두고두고 참고하겠습니다♡
이와 비슷한 논리로 치환적분을 생각해 볼 수도 있죠
f(g(x))를 x=a인 곳에서 적분해 보면 f(x)를 x=g(a) 근방에서 속도 g'(a)로 적분한 거니까 거기다가 g'(x)를 곱해주면 f(g(x))g'(x)를 x=a에서 적분한 것은 f(x)를 x=g(a)에서 적분한 것과 비슷하다는 아이디어... 물론 엄밀하지는 않지만요
결국 2차원 도형은
(특정 상수)×가로×세로(2차원이니까)
라고만 설명해도 이해될 것 같아요
시원한 곳을 긁어주는 칼럼이었습니다
개념의 이해도가 높으시다는 게 한눈에 들어옵니다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대체 수능은 얼마나 고여야 하는거냐..
수능판...무서운 곳이죠
우와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