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현승 플라타너스와 기독교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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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스> 해석이 찝찝하셨던 분들께
<플라타너스>
- 2018.09 출제
- 2022년 수능특강 수록
고전시가 공부할 때
유교적 & 도교적 세계관을
알고 있어야 하듯이
기독교 시인의 작품을 공부할 때
기독교적 세계관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으면
이해가 편합니다.
기독교적 세계관 + 약간의 배경지식(김현승 시인) = 원활한 이해
1. 기독교적 세계관
ㄱ. 하늘 (천국) 지향
ㄴ. 이웃 (만물) 사랑
이 두 가지를 평생 하는 게 목표인데,
삶에 치여서 쉽진 않습니다.
목표를 까먹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 때도 많고,
현실의 문제 때문에 목표 실현이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2. 약간의 배경지식
(김현승 시인)
ㄷ. 어떤 플라타너스 나무를 엄청 좋아하셔서,
힘들때마다 그 나무 곁에서 쉬시면서 위안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ㄹ. 자신이 죽으면 그 나무 뿌리 옆에
자기를 묻어달라고 하실 정도로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3. 원활한 공감을 위한 부연 설명
ㅁ.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은 이 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종교인인데,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우리집 강아지가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또 우리집 강아지가 다친 동물의 상처를 핥아주며 보살피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
너무 놀랍고 대견하고 사랑스럽고 예뻐 죽지 않을까요.
ㅂ. 일이 힘들어도 직장 동료들이 좋으면,
별로 안 힘듭니다(오히려 즐겁습니다).
일이 쉬워도 직장 동료들이 나쁘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김현승 시인은 기독교인으로서
하늘 지향 & 이웃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 평가원은 이걸 구도의 길을 걷는다고 표현)
삶에 치여서 이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플라타너스와 함께라면 별로 안 힘들어집니다.
플라타너스는 정말 좋은, 힘이 되어주는 삶의 반려자이니까요.
즉, 혼자서는 힘들 구도의 길이, 플라타너스와 함께라면
흔들림없이 하늘을 지향할 수 있고, (아름다운 하늘의 별이 잘 보이는 길)
만물을 사랑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나의 만물을 사랑하는 마음의 창이 열리는 길)
즐거운 길이 됩니다.
시인은 플라타너스와 함께이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1연 : ㄱ, ㅁ
2연 : ㄴ, ㅁ
3연 : ㄷ
4연 : ㄹ
5연 : ㅂ
이렇게 참고하시면서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여 우울할 때
같이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친구,
누군가를 정말 좋아했던 기억,
계속 함께 있고 싶었던 기억,
반려동물이 기특한 행동을 했을 때
깜짝 놀라고 너무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려 보시고
한 구절 한 구절 천천히
시인의 마음을 느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셨다면 기출문제는 쉽게 풀립니다.)
"시는 읽는 게 아니라 겪는 것이다"
- 문학 평론가 신형철
1~5연에 대한 상세한 해석은 생략하고,
해석이 마음에 안 들면
머리 싸매며 오랫동안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수능 문학 해석에 집착해 본 사람으로서
어느 만큼 깊이 공부해야 하는지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Q. 수능 문학, 어느 만큼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하나요?
A. 1년 안에 수험생활 끝내려면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인강, 현강, 독학서, 과외 등에서
제시하는 만큼만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어떤 작품의 한 구절의 해석이 도저히 안 될 때는
문맥 따져서 조금만 고민해보시고
빠르게 넘기셔서
더 많은 작품과 기출문제를 접하는 게
성적 향상에 좋습니다.
모든 선생님을 들어보진 않았지만
피상적인 문학 공부는
하면 할수록 불안해지니까
조심스럽게 제가 들은 인강 중
가장 찝찝함이 적었던 선생님 추천 드립니다.
기출문학-오르비 심찬우t
ebs문학-메가 엄선경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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