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즈(이유섭) [194126] · MS 2007 · 쪽지

2015-04-04 21:28:01
조회수 9,518

2014 연세대 편입 논술고사 시험문제 및 정답가안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5860846

편입은 해설지가 없고, 합격자답안 취합은 거의 요원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제가 직접 예시답안을 작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는 SVO에서 O를 수식하는 형용사들로만 다 풀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편입논술은 신입논술보다 쉽다고 잘못 알려져 있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훨씬 어렵습니다. 나눔명조OTF폰트깔고 보십시오. 요즘 연세대 논술 폰트가 이 폰트입니다.





2014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편입)입학시험 문제지







아래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제시문 <>


명예라는
것이 자신의 마음속에 그린 이상적인 자아에 걸맞도록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문화에서는 사람은 자기의 비행을 아무도 모른다고 해도 죄의식에 고민한다. 그리고 그의 죄책감은 죄를 고백함으로써 경감된다. 죄의 문화에서
사람은 내면적인 죄의 자각에 의거하여 선행을 하는 데 비해 수치의 문화에서는 외면적 강제력에 의거하여 선행을 한다. 죄의 문화에서는 수치를 도덕의 원천으로 보지 않는 데 반해 수치의 문화에서는 수치를 덕의 근본이라고 말한다. 수치는 타인의 비평에 대한 반응이다. 사람은 남 앞에서 조소당하거나
거부당하거나 혹은 그렇다고 믿게 됨으로써 수치를 느낀다. 어느 경우에서나 수치는 강력한 강제력이
된다. 그러나 다만 수치를 느끼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 자리에 타인이 같이 있거나 적어도 함께 있다고
믿을 필요가 있다.


 


제시문 <>


법률제도로써
백성을 이끌고 형벌로써 질서를 유지시키면 백성은 형벌을 모면하려고 할 뿐 수치심을 느끼지 못 할 것이다. 덕으로써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면 백성은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을 바로잡을 것이다.


 


제시문 <>


연대(Solidality)와 소속의무는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로도 향한다. 내가
사는 특정 공동체에서 나오는 특별한 의무 가운데 일부는 같은 공동체 사람에 대한 의무다. 그러나
나머지는 내 공동체가 역사적으로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무다. 이를테면 독일인이
유대인과의 관계에서, 미국 백인이 미국 흑인과의 관계에서 감당해야하는 책임이다. 역사적 부당행위에 대한 집단적 사죄와 보상은 연대의식이 내 공동체가 아닌 다른 공동체에도 도덕적 책임을
부과하는 좋은 예다. 자부심과 수치심은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전제에서 나오는 도덕 감정이다. 가족이나 동료 시민 행동에서 자부심과 수치심을 느끼는 감수성은 집단적 책임감을 느끼는 감수성과 연관된다. 둘 다 우리자신을 어딘가에 소속된 자아로 인식하게 한다.
우리는 자신과 상관없이 도덕적으로 한 데 묶여있는 사람들이다.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윤리와 집단적
책임이라는 윤리가 이처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개인주의를 근거로 집단적 사죄를 거부하기가 어려워진다. 애국적 자부심을 느끼려면 세월을 뛰어넘어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소속감에는 책임감도 따라온다. 내 나라의 과거를 현재로 끄집어내 도덕적 부채를 해결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내 나라와 역사에 진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없다.


 


 





 




<문제 1> 제시문 <>,<>,<>에는 수치심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견해를
비교,분석하시오. (1,000자 안팎으로 쓰지 말고 ㅈ대로
쓰시오, 50)












 


수치심은
개인적 차원에서나 사회적 차원에서나 사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좋은 윤리적 본성이다. 제시문
,,다는 모두 이러한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나에서의 수치심은 가,다와 달리 내면적으로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다. 반면 가,다에서의 수치심은 타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가와 다 역시 수치심에 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는데 그
세부 논지는 다음과 같다. 우선 수치심의 발생 원인에 있어서 가와 다는 다른 견해를 보인다. 가에서 수치심은 남 앞에서 조소, 거부당할 때에 발생하며 강력한
강제력을 그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다에서의 수치심은 자부심과 마찬가지로 한 공동체의 소속원으로써
소속감을 느낀다는 전제하에 그 공동체가 행했던 일에 책임감을 느낌으로써 발생한다.


이는
가와 다에서의 수치심에 대한 견해의 차이는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사람이 그 자신의 잘못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인가, 혹은 타인의 잘못으로도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인가로 이어진다. 어디까지나
가에서는 남에게 직접적인 조소를 당하게 되는 개인으로써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반면 다에서는
공동체 속에서의 한 개인으로써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므로 나 말고도 같은 공동체에 속한 타인들의 잘못에 의해서도 수치심을 느낄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에서는 자신이 직접 비판을 받았을 때 한 개인으로써 남들 앞에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면, 다에서는 자신이 미국 백인이면 흑인을 노예로 삼았던 옛 조상의 기억 때문에 자신이
직접 흑인을 노예로 삼지 않았다 하더라도 흑인이라는 다른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수치심이 어떻게 선행으로 연결되는가의 차이점으로 이어진다. 가에서는 수치를 없애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선행이 유도되는데 비해, 다에서는 내면적 책임감이 공동체적 유대감 속에서 발현되어 스스로 나타나는
선행으로 유도된다.


마지막으로
이 연장선상에서 제시문 가,나와 다를 구분짓는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제시문 가,나에서는 수치심이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로써 등장하는 것임에 비해 다에서는 수치심이 공동체의 문제로써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1,073)


 





 




  • 이 문제는 SVO에서 O를 수식하는 형용사들로만 문제를 풀어야 했다는 점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페로즈(이유섭) · 194126 · 15/04/04 21:30 · MS 2007

    편입논술은 심지어 1,000자라는 자수제한도 없습니다.
    편입 2번 문항은 신입 2번 문항과 유형이 많이 다르므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바로 연세합사님이 풀고 들어갔던 문제인데
    제 예시답안에 코멘트를 달아 주셨으면 참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