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시 읽는 법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55634572
안녕하세요. 저번 칼럼 예고에서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예고편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주실 줄 몰랐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정말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게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제 글은 누군가에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당연함'이 없어서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분들이 꽤 많을 겁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한 명 이었고요.
이 '당연함'을 같이 만들어 갑시다.
칼럼의 첫 번째 순서는 "현대시"입니다.
현대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해 말하려고 해요.
저번 예고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 국어에서 모든 기본은 "유기성"입니다.
현대시는 이 유기성이 확실히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어떻게 이 유기성을 활용해서 시를 읽을 것인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된 작품으로 설명드릴게요.
저는 시를 읽을 때 "문장 단위"로 읽습니다.
한 행 씩 한 행 씩 읽어가면 내용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뚝뚝 끊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문장 단위로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한 연이 하나의 문장인 경우가 많아요. 자 그럼 가 봅시다.
제가 말하는 유기성은 엄청 특별한 스킬이 아니에요.
정말 쉽게 말하면 같은 말, 반대되는 말을 찾는 겁니다.
이 작품의 장르는 현대시니까 유사한 시어, 반대되는 시어를 찾으면 되겠지요?
먼저 구겨진 하늘 - 묵은 얘기책 임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산기슭 - 돌담 울이 둘러쌓인 곳이에요.
풍경에 대한 묘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황혼이 오면 초가집에 호롱불이 켜져요.
마지막에는 고향을 그린 묵화 한 폭이 좀이 쳐 있다고 하죠.
그럼 위의 내용들은 초가의 내용이고 거기서 묵화를 보고 고향을 떠올린 거예요.
그럼 구겨진 하늘 - 산기슭 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됩니다.
초가의 모습이 딱히 좋아보이지 않아요.
다음 부분 보겠습니다. 문장 단위로 끊으려고 하니 2연이 묶였네요.
그림 조각이 보인다고 해요. 이 그림 조각이라는 시어를 보고 1연에서의 "묵화"를 떠올렸어야 합니다.
그림과 관련된 확실한 시어잖아요? 둘이 연결할 수 있겠네요.
그럼 그림 조각 - 고향을 그린 묵화 로 볼 수 있겠죠? 유기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고향의 모습 중 하나의 모습을 조각으로 표현한 거예요.
그 뒤에는 말매나물 캐러 간 가시내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일상적인 고향의 모습이네요.
1연에서는 초가의 모습이 딱히 좋아보이지 않았죠? 근데 여기서는 일상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캐치하셨으면 좋습니다.
지금은 평화로운 고향의 모습이에요.
다음 부분을 볼게요.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어요.
그런데 앞내강에는 씨레나무가 밀려 나리고 젊은이들은 뗏목을 타고 돈 벌러 항구로 가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나무가 밀려 나고 젊은이들은 고향을 떠나게 되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고향의 부정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네요.
자연 재해도 나고 젊은이들도 고향을 떠나버리네요.
씨레나무 밀려 나리는 것 - 뗏목 - 돈 벌러 감 이렇게 연결될 수 있겠죠.
고향의 부정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는 시어, 시구입니다.
마지막 부분이에요. 계속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피로 가꾼 이삭은 참새가 물어 가고 어린 놈은 북극을 꿈꿉니다.
늙은이들끼리는 싸우고 있고요.
한 겨울 밤은 강물조차 얼붙을 정도로 추운 밤이에요.
이삭이 참새로 날아감 - 어린 놈이 북극을 꿈꿈 - 늙은이들은 싸움 - 강물조차 얼붙음
이렇게 연결해볼 수 있어요. 고향이 절망적이고 부정적인 상황임을 말해주는 부분입니다.
시를 계속 연결짓다보니 해석이 끝났죠? 고향의 부정적 모습을 계속 말해주고 있는 작품이에요.
물론 실제 문제에서 <보기>의 내용을 본다면 일제 강점기의 현실을 이렇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보기>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근본적으로 시를 읽는 실력을 기르는게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기출 문제에 있는 시를 읽어보세요. 확실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렇게 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유기성을 바탕으로 시를 읽는 연습을 해 가시다 보면 낯선 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의미 파악을 쉽게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단순히 유기적으로 연결만 할 수 있는 시가 있는 반면에, 서로 다른 두 성질의 시어를 비교, 대조해서 시상을 전개하는 시도 있어요.
그런 시의 분석 방법을 한 번에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Ep.1-1로 올려 보려고 합니다.
질문 있으시면 댓글이나 개인적으로 연락주신다면 성심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100)
-
100
-
작년 53322 화미생지 였습니다. 올해 기하로 바꾸고 치려고 하는데, 과목당 시간...
-
저 슈냥도 8년만의 성불을 해도 되겠습니까
-
이감 1
부모님께 성적 문자 무슨 번호로 옴? 부모님께서 재수하는거 모르셔서....
-
먼저 내년에 의대 신입생을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 자체부터 예상이 불가능하나 앞으로...
-
저 찾는다던데 그 소문이 사실인가요?
-
잘 준다는 소문이 있어서 왔어요
-
중대 드가자
-
독서는 그러니깐 2
요약적으로 기억하고 유연하게 응용해야한다는소리? 이걸 배경지식 없이 어뜨케해 이게...
-
추천해주세여 ?? 1. 유형별로 되있고 2. 양치기용이여서 양 많은거로
-
이성이랑 지금까지 자고 있는거지??? ㄱㅁㄹ들 기억한다
-
즐거 우 었 다 즐겁 었 다 왜 위는 틀린건가요?
-
대해린 키타아앗 2
키타아
-
"대학 신입생 내신 1등급권 73%, 이공계열 학과서 '독식'" 12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1등급권인 올해 대학 신입생의...
-
사탐런 고민 5
작수 물리 찍맞 제외로보면 딱 2컷인데 사탐런 할까요?? 7모 대성 물리 컷이 50...
-
[사반 제보] "종례하는데 개XX들이"...떠드는 학생들에 '쌍욕'한 교사 9
지난 16일 경북의 한 여자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심한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
영어는 항상 안정적 1등급이어서 거의 공부를 안 했는데 6평 이후로 불안해서...
-
판도라의 상자 0
절대로 이 아이스크림을 만지지마
-
피집걸 좋은애 많은데로
-
와 죽겠다 2
끄어어억
-
있음?
-
가나형 시절이긴 했는데 교사경 n제 왜 품? 더럽기만 하고 수학 문제 퀄리티는...
-
어렸을 때부터 책 많이 읽은 사람이 꽤 있는거같음
-
본인한테 잘 맞는과목이 있을까?
-
여캐일러 투척. 12
수능 만점 기원 7일차
-
ㅇㅇㅈ
-
서코 왔어요 7
-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육군사관학교(41기) 졸업 후, 10년 동안 군 복무를 하고...
-
얼벅이 2
-
후기좀
-
https://orbi.kr/00025889377...
-
으아아아아악
-
이감 0
이감 off 모고만 따로 구하기 힘드나 간쓸개까지 대부분 묶어파네…
-
피터 싱어 근황 1
추어탕 너무 잔인하대
-
꿈은 늘 악몽임 0
바라지만 현실에서는 실현되지 못하던 것들이 꿈에서 실현되거나 바라지 않던 불안한...
-
저 내신 1.8이고 작년에 중앙대 기계 종합으로 합격했는데 올해 한양대 기계 종합...
-
민나 오하요 8
옯붕아 뚯뚜루~
-
국어망치고 시험 포기하고 나오는 꿈 꿈.. 어쩌면 나는 117일 후에서 기억을 읽고...
-
생1 구매하고싶은데 전국보단 학원용 사는게 나음? 다른 실모들 치고 거의 나중에...
-
국어는 재능이 맞다 수학2(보정시) 영어1까지 올릴동안 국어가 6이다??? 이건...
-
N티켓 2회독 끝내고 이해원 시즌1으로 넘어갈지 문해전 시즌1으로 넘어갈지 아님...
-
수학 하 함수와 그래프 단원 유무리 함수 일대일 함수 등등 나오는 그 파트 모르면...
-
얼버기 3
얼버기
-
딸버기 0
기상
-
얼버기 1
개운하다
-
얼버기 2
지방이가 시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러 간다!
-
슈냥 1
슈크림 냥이
-
뭘까요
-
ㅎㅎ 참고로 화기생지임
칼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almeng/014.png)
칼럼은 일단 띄우고 본다공부할 때 이렇게 읽는 연습하고, 실전에선 이걸 빠르게 하면 되는건가요?
네 맞습니다. 하시다 보면 속도가 늘어서 실전에서도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제목 오타인가요..?
어우 오타가 있었네요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1연에서 1-4행 까지는 고향을 회상하는 공간으로 생각해서 고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느 부분이 틀린것일까요? / 고향을 회상하는 초가라는 공간에서 "묵화"를 본것이고, "묵화"를 통해서 고향을 회상한것이구요. (2-마지막 연)(묵화에 고향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을수도 있고, 묵화를 통해서 고향을 떠올린 것일수도 있음)
제가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했습니다. 내용이 엉켰습니다. 죄송합니다. 초가라는 공간의 묘사가 맞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사고 과정을 적어 놓은 글을 옮기다 보니 잘못 사고한 방식의 내용을 옮겨 버렸네요. 죄송합니다 ㅠㅠ
칼럼는
언제나
개추
유기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떻게 아셨나요? 그냥 문학 공부하면서 알게되는건가요?
수험생 때 이투스 권규호T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권규호T가 강조하는 것이 유기성이었어요. 저도 처음엔 무슨소린가 싶었지만 적용해보니 유기성이 진짜 중요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