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벼락치기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4406625
수요일이 첫 번째 모의고사입니다.
‘3월 첫 시험이 수능까지 간다’라느니하는 검증되지 않은 상투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시험을 통해 11월 수능 전 마지막 한 주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이 만약 모의고사 전날, 3월 11일(화)이라고 가정해 보지요. 내일이 시험이니까 무언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급한 마음에 이책 저책 펼쳐 놓고 보기는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내일 모의고사를 위한 공부인지 확신할 수가 없지요. 방학동안 공부한 것이 있으니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를 해야 내일 시험을 볼텐데 봐야할 책도 많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고 있다면 책을 펴 놓고 있지만 공부를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예전에 사법시험에 붙은 제 친구가 그러군요. 사법시험을 보기 위해 봐야 할 책을 단순히 1회독하는데 열심히 하면 6개월 쯤 걸린다고 합니다. 다음에 다시 2회독을 하면 반 정도로 시간이 준다고 합니다. 결국 시험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시험 전날 읽기만 해도 몇 개월이 걸리던 교재를 전날에 한번 훑고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한다구요.
물리적으로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시험 전날 모두 볼 수는 없겠지요. 공부하는 과정에서 마지막날 볼 것들만 추리는 것, 그것이 거칠게 정리하면 공부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단권화라는 작업을 합니다. 요즘 서점에 가 보니 수능 수험서 중에서도 단권화라는 제목을 쓰는 책들이 있더군요. 여러분도 공부해 가는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단권화를 하느냐 안하느냐는 개인 선택의 문제이고, 단권화를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시험 전에 볼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추려가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내신 시험으로 한 번 돌아가 볼까요? 내신 시험은 그 전날 밤을 새 가면서 보는 것들이 있지요? 물론 시험 범위가 정해져 있고 분량이 작으니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만, 누구든 내신 시험에서는 시험 전날이 성적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것은 인정할 겁니다.
똑같이 수능으로 와 보지요. 내신 시험은 전날 벼락치기가 되는데 왜 수능, 혹은 모의고사는 그 전날 마땅히 볼 것이 없을까요? 누군가는 말하겠지요. 수능 공부는 쌓여가는 공부니까 그 전날 좀 더 본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맞습니다. 100% 동의합니다.
그러나 선생이 제기하고 싶은 물음은 공부는 쌓여가는 것이니 하루 아침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쌓여진 공부가 하루 정도에 혹은 며칠 정도에 정리 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동안의 공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는 겁니다.
공부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은 다르더라도 반드시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인위적으로 플래너를 만들고, 단어장을 만들고, 오답 노트를 만들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습니다. 무림의 고수들이 결투가 있다면 반드시 들고 가는 한 자루의 칼, 이런 것을 형식과 상관없이 수능을 준비하는 우리들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오답노트도 좋습니다. 메모장도 좋습니다. 아니면 선생이 ebs활용법에서 말한 것처럼 교재에다 인덱스를 붙이는 것도 좋습니다. 수능은 공부할 양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공부이기 때문에 목적지만 보고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리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어제 본 것, 오늘 본 것이 쌓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만 달리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수능은 누가 빨리 달리느냐의 시험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 내에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냐를 측정하는 시험이니까요.
첫 모의고사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마땅히 정리할 것이 없이 마음이 급해지는 학생들이라면 지금부터 수능 보는 그날까지 수능 전주, 수능 전날 이걸로 정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신만의 툴을 만들어 가셔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유형적인, 형식적인 정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지식이 머릿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산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정리해 두면 시험 전날 바로 꺼내서 지난 몇 달간을 정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첫 모의고사입니다.
선생도 현장에서 가르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생들만큼이나 긴장됩니다. 학생들의 성적은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의 반은 제게 있기도 하니까요. 그 동안 열심히 달려 왔으니 중간 평가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시험을 보라고 조언하지만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은 것도 압니다.
그러나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3월 모의고사를 잘 본다고 해서 더 이상 안심하고 공부 안 할 것도 아니고, 시험을 기대만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절망하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시험 결과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방학 동안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측정하는 도구로 삼고, 주위의 친구들에 비해 내가 얼마나 성실했는지 비교하는 도구로 삼고, 앞으로 어떤 부분의 부족함을 메워야하는지 판단하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면 3월 모의고사는 충분한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공부한 만큼의 결과가 있는 의미 있는 모의고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마법 같은 2014년을 기대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국어 인강 0
국어 안정3 뜨는데 문학에서 시간 너무 많이 쓰는거 때문에 문제가 좀 남음뇨.....
-
의대가도 남친 못사귀죠?
-
교수님이 절대 xx사이트에 들어가 xx파일 다운 받지 마세요 올려줬었는데,,,ㅋㅋ
-
4개월 남았다 그죠
-
피고냏 3
Zz..
-
화미생지에 22211이면 현실적으로 어디갈 수 있을까 다 낮임…
-
투표
-
흐흐ㅡㅡㅎ흐흐흐흐ㅡ흐흐
-
3000부 판매신화 기록 지구과학 핵심모음집을 소개합니다. (현재 오르비전자책...
-
국어랑 영어요!
-
레버기 2
벌써 1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수능이 501일 남았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
과학 기말 하루전에 본 학원 파이널에서 4개를 쳐@틀리네 ㅋㅋ 이러다 내일 ㅈ되는거 아니냐
-
올해 수능 응시수수료 카드납부 가능…일부 N수생 한정 5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일부 수험생에 한해...
-
집에서 편하게 풀었던 수특 레벨3문제를 시험장에서 쳐틀렸네 개븅신 ㅋㅋㅋ
-
노년에 회광반조인가...유기했던 과목들도 멀쩡하네
-
아직 자대는 아니고 운전 배우는 곳인데 20명중에 02,01 꽤 있음 거기에 임용...
-
기말휴강 끝나고 바로 서바 해설인가요 아님 약간의 복습하나요
-
상쾌하군요
-
화작 기하 생지인데 치대,한의대,수의대 목표로 얼마나 불리할까요?? 가형세대라...
-
이감 오프 모고만 구매 가능한건가요?? 오프 간쓸개는 구매 불가하나용?
-
허슬테스트 2
허슬테스트 답지 어디에 있는지 아시는분..? 봉투 뜯엇는데 답지가 없네ㅛ;;
-
흠흠
-
미적기준 백분위 최소 90이상 (의대 준할정도)로 아니면 로스쿨이나 다른 진로...
-
[에듀플러스]2024학년도 일반대 검정고시 합격생 최고치…“내신 만회 우회 전략” 2
2024학년도 일반대 검정고시 합격생이 2013학년도 공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
올해 수능 11월 14일…'의대 노린' N수생 탓에 '불수능' 될까 1
평가원 "킬러문항 철저히 배제하고 EBS 연계 체감도 높일 것" (세종=연합뉴스)...
-
D-50 2
말출이…보인다…!
-
"나 귀엽고 섹시" 방송 도중 상의 탈의…日도지사 후보에 발칵 1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 정견발표를 하면서 여성 후보자가 상의 겉옷을 탈의해 물의를...
-
어렵긴한데 얻어갈 건 많아서 좋긴한데 1~2개씩 틀려서 기분이 ㅂㄹ임
-
정상적인 새끼 본 적이 없음 냄새 존나 나든가 코 존나 판다든가 뭔가 하나씩...
-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여성 커뮤니티 성희롱, ‘n번방’과 성격 달라” 2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희롱 의혹 사건을 두고...
-
서바 라이브 0
박종민쌤 현강 다니는 재수생인데 재종 다니고 집이 멀어서 서바시즌엔 라이브로 돌릴까...
-
어떤 기출을 모티프로 한건지 대충 보이는데 풀이 방향은 다름 특수 특수도 아니고...
-
개인적으로 pdf 쓰는거 불편해서 책 산거 굳이 스캔뜨기는 싫은데 너무 무거우면...
-
안뇨 2
용
-
왜 6분으로 바뀜? 이럼 열차 놓쳐도 됐었는데
-
흐아앙
-
왤케 불안하지...
-
민철쌤이 그랬어요....
-
최적 개념 강의 듣고 검더텅까지 끝낸 상탠데 개념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
한 5만원이면 되나
-
인터넷에서 요즘 대기업 연봉.jpg이러면서 나도는 글들은 최상위대기업의 성과급...
-
만약 1등급 인원이 13명까지이고 만점자가 15명이라면 만점받아도 2등급인건가여?
-
집공 적응되니까 0
스카 왤캐 불편하지
-
얼리군인 기상 1
재취침
-
국어 1컷 정도에 수탐 만점 받고 (백분위 순서대로 100 98 99로 가정) 영어...
-
[김과외 탈퇴해서 쓰는 본인 입시글] (7개월만에 12등급 향상) 19
안녕하세요, 현재 국어를 과외로 가르치고 있는 사람입니다.원래 김 과외에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전적으로 선생님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좋은글 감사히 잘읽고갑니다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쇄해서 마음이 풀어질 때나, 일희일비 하려 할때마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