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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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관성
열정의 기본값은 식는다는 것. 1년 365일 불타는 심장으로 살 수는 없다.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는 것들도 유통기한이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결국 질리기 마련이다. 고려대를 생각해보자. 나의 고등학교 3학년을 그 무엇보다 뜨겁게 해준 고려대였다. 그런데 1년 반 남짓을 우려냈더니 재수를 시작할 즈음 고려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나의 가슴은 뛰지 않았다. 재수 기간, 나는 오히려 의연하고 담담하게 공부했다. 고3이 뜨겁고 역동적이었다면 재수는 차갑고 우직했다. 이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열정의 역할과 성공의 key를 엿볼 수 있다.
열정의 힘은 당장의 나를 변화시킬 강렬함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변하려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공부를 안 하다가 갑자기 공부를 하려고 의자에 앉아 있는다고 생각해보자. 주리가 틀린다. 주의가 산만하다. 그러나 순간의 욕구에 굴복하면 변화는 없다. 이때 열정은 그 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 이상에 대한 갈망, 즉 열정은 변화를 막 다짐한 순간의 충동과 저항을 억제하는 데 그 쓰임새가 있다.
그런데 열정은 식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슴이 뛰지 않는다. 그러므로 열정이 식기 전에 내 몸을 길들여야 한다. 다행히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내가 이미 바뀐 다음에도 적용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바뀌는 시간 자체는 짧다. 지난 몇 년의 습관은 가까운 몇 주의 노력으로 바뀐다.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일단 바뀐다면 그 다음부터는 열정이 없더라도 큰 마음의 저항 없이 그냥 할 수 있다. 말그대로 ‘그냥’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성공의 key는 ‘관성’이다. 관성은 꾸준함과 연결된다. 꾸준함의 힘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루 밤새서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도 훨씬 덜하다. 관성의 저항이 아니라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휴식도 중요하다. 휴식 없이 달리면 퍼포먼스의 등락폭이 크다. 이틀 공부하고 일주일 뻗을 수 있다는 것이다. 휴식은 효율성과 지구력 모두의 보존을 함축한다. 그러므로 오히려 처음 공부를 할 때는 불타오르는 마음을 의식적으로 누를 필요가 있다. 그 에너지를 비축해 두었다가 나중에 쓰기 위함이다. 공부를 막 시작하면 너무 잘될 것이다. 휴식은 필요 없을 것 같다. 공부가 잘되는 현 순간을 끊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하루 종일 안 쉬고 공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쉬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너무 달리면 그에 대응하는 휴식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급증한다. 후반부의 공부 효율도 떨어지고 그런 식으로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효율성과 지구력 모두를 잃는 것이다.
공부의 많은 부분은 이성적 사고를 요한다. 그럼에도 초반의 점화에는 감정 만한 것이 없다. 쇠를 불로 녹이고 찬 물에 담가 단단하게 만드는 것과 같이, 사람도 열정으로 바꾸고 관성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관성은 꾸준함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이때 꾸준함을 위해서 미시적인 측면에서는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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