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같았던 악몽, 악몽 같았던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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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다 풀고 OMR 마킹까지 완벽히 끝냈다.
컴퓨터싸인펜 뚜껑을 닫으며 한숨을 포옥 내쉬어본다.
수능의 가장 큰 고비인 수학을 무사히 넘겨서 스스로 매우 뿌듯하다.
얼마 안 가 종이 치고 감독관이 뒤에서부터 문제지와 답안지를 차례로 걷어왔다.
...
그런데 내 책상에 다 와서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닌가.
당황한 나머지
"저기, 제 껀 왜 안 가져가세요?"
라고 물어봤더니 뒤돌아본 감독관은 능글맞은 재수학원 국어선생님이었다.
평소의 익살스런 성격과는 전혀 다르게 아주 심각하다는 일이라는 듯 굳은 표정을 지으며 근엄한 목소리로 내게 한마디 선고를 내린다.
"니 껀. 안 걷어간다."
선생님은 쿨하게 나머지 애들의 답안지를 걷어가고 그대로 2교시 종료.
나는 쉬는 시간동안 책상에 엎드려 울면서
"제발 제 답안지 걷어가주세요. 죽기 싫어요 안 돼 으아아아앙아우ㅜㅜㅜㅠㅠㅜㅜ"
라고 울음 반 비명 반이 섞인 괴성을 내질렀다.
비명 소리가 점점 커지는 순간, 나는 진짜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엉망이었다. 비록 꿈이었지만 살면서 그렇게 펑청 운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때 생긴 트라우마는 실제 시험에서 나의 첫 답안지가 무사히 걷힌 걸 확인하고나서야 사라졌다.
그 정도로 수능은 평생 맛보지 못했던 엄청난 긴장감과 부담감을 내게 안겨주었다.
지금도 누군가는 내일을 걱정하며 떨고 있겠지. 그 이름모를 수험생에게 내겐 이미 지난 일이지만 너의 심정을 누구보다 절실히 공감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갑자기 생각난 나의 악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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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글이라곤 써본 적이 없는 이과생이어서 그런지 글솜씨가 많이 서투네요.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다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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