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인과 - 0.수능 소설 방법론이란?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39013578
안녕하세요? 수능 국어 교재를 집필하는 조경민입니다.
요새 오르비에 칼럼을 올린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뭔가 하나 연재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생각해보니 제가 유독 '소설'에 대한 칼럼은 안 썼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저도 제 방법론을 정리해서 적어보고
내년 피램 문학 교재에 들어갈 내용의 일부를 오르비에 연재해보려 합니다.
시작해보죠. 오늘은 서론이라 다소 짧습니다.
수능 소설을 읽는 것에도 여러 방법론이 있겠으나
그 방법론들을 크게 분류하자면
1. 수능 국어에서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들에 집중해서 읽기
2.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읽기
이 두 개 중 하나를 강조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연히 둘 다 중요하고, 일리가 있습니다.
첫째 방법대로,
'문제로 물어 볼 부분들'을 잘 체크하며 읽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출 분석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기출을 여러 번 풀어보며, 문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그 방식을 익히고
평가원이 자주 출제하는 요소들에 익숙해지는 겁니다.
가령 '서술자의 개입'이나, 사건의 '배경(시/공간)'이나, '외양 묘사', '감정' 등등...
강조하는 요소나 설명하는 방식은 선생님들마다 다르긴 하지만
피램 문학 교재에서도 가르쳐 드리는 내용이고, 다른 선생님들의 인강에서도 가르쳐주실 겁니다.
학생 혼자 기출 분석을 통해 익힐 수도 있고,
저같은 저자나, 강사들이 잘 정리해서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둘째 방법대로,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읽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지문을 읽었으면, 그 내용을 대강이나마 파악해야 이해도 되고, 기억에도 남고 문제를 확실히 풀 수 있죠.
특히 인물이 하는 대사, 행동, 소설에 나오는 단어의 '의미'를 직/간접적으로 묻는 경우에는
내용을 이해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만약,
소설의 내용을 대강 파악했어도, 꼭 체크해야 했던 요소를 놓쳤다면 문제를 틀릴 수 있고
몇 개의 요소만 집중해서 읽다보면 정작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여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들에 집중하면서’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읽기’를 가르치는 것
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은 '내용 이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평가원에서 문제를 출제하시는 교수님들은
내용을 이해하거나, 작품 전체를 파악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문제로 출제하시는 거니까요.
그러면, 문제로 자주 나오는 부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어떻게 내용 이해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저는 가장 중요한(그리고 요즘 가장 강조되는) 포인트는 ‘인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요즘 문학 문제를 보면,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학생이 이해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원인과 결과를 뒤집거나,
원인과 결과를 어긋나게 연결하여 '옳지 않은 선지'를 구성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피램 문학에서 강조하는 '문학의 독서화' 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인과'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소설에 나오는 각 요소들이 어떻게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어' 이야기가 구성되는지 파악하는 것이죠.
가령, 소설에는 '인물'과 '사건'이 나옵니다.
인물이 하는 행동은 사건이 되고, 이 사건은 다른 인물한테 영향을 끼치고, 그 인물은 또 뭔가 행동을 합니다.
원인과 결과, 원인과 결과, 원인과 결과...
이렇게 쭉 인물과 사건들을 연결하면서 읽다 보면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느끼고 행동했는지'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고
이게 곧 내용 이해입니다.
아까 제가 '문제로 자주 묻는 부분'의 예시로 '감정'을 들었습니다.
감정은 인물이 속한 배경, 인물이 겪은 사건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고,
감정은 다시 인물이 하는 행동, 인물이 일으키는 사건의 원인이 되죠.
이번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채봉감별록'을 예시로 들어보면,
① 송이는 자신의 정혼자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대감에게 들킬까봐 만나지 못해서(사건)
-> 슬픔을 느끼고(감정, 앞선 사건이 원인)
-> 정혼자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글을 씀(사건, 송이의 감정이 원인이었음).
② 대감이 우연히 그 글을 보고(사건, 송이의 감정이 원인이었음)
-> (지문 밖의 내용) 송이가 천한 이방을 사모하는 것을 알고 화남(감정, 앞선 사건이 원인)
-> 화가 나서 송이를 질책함(사건, 앞선 감정이 원인)
뭐 대강 이런 겁니다.
인물의 '감정'을 묻는 문제가 왜 계속 출제되는지 아시겠나요?
'감정'은 사건의 결과이자, 다른 사건을 일으키는 결과이고,
이런 '인과'를 통해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인물의 감정은 웬만하면 선지로 무조건 출제되는 것이죠.
오늘은 이만치 하겠습니다.
짧을 거라고 했는데 그렇게 짧지는 않네요 ㅎㅎ;
두 줄 요약 :
1. 선지로 자주 나오는 요소에 집중하면서 읽는 것,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는 것 모두 중요하다.
2. 선지로 자주 나오는 요소들을 잘 연결시켜서 읽으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인물의 감정'과 '인물의 행동' 사이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피램 시리즈 구매 링크 : https://atom.ac/books/8208
만점의 생각 구매 링크 : https://atom.ac/books/8179
요즘 문학 기조 : https://orbi.kr/00035772992
요즘 비문학(독서) 기조 : https://orbi.kr/00037770256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좋아요 0
-
사탐 찐 마지막 투표 19
내년에 사탐할건데 한과목은 동사로 정했는데 다른 한 과목을 아직 못 정했어요 ......
-
사문이랑 정법 선택자인데 국어,수학 양때문에 시대인재 재종 자료(서바이벌 사문...
-
법정 이건 함정파겠다! 하는 것들 여기서 공유해요! 21
이번 미성년자 상속포기 보면서 느낀건데, 여기서라도 자기가 생각하기에 "여기서는...
-
현재 학교에선 법과정치와 세계지리를 배우고 있는데요. 세계지리 선생님이 바뀌셔서...
-
원래 사회탐구 동아시아사 세계사 하는데 어짜피 역사 과목 하는 선생도 많이없고...
-
고3 학생인데 3월전까지 사탐 개념을 다 끝내놓아야 수월한가요?? 학교 다니면서 할...
-
깊이있게 가르쳐주시는 분이었으면 합니다...!
-
물론 법정을 자세히 몰라서 잘 모르겠지만 1컷하고 2컷차이가 사탐 중 제일큽니다....
-
올해 세계사 오답률 1위문제가 9번이였는데 무려 75% 오답률을 자랑하더라구요이...
-
사탐 공부좀 더 해보고 싶은데 생윤/윤사 추천좀 해주새요. 7
철학에 관심이 많은 재수생입니다. ㅎㅎㅎ 수능끝난 기념으로 집에서 너무 할게 없는데...
-
사회탐구 개념공부 언제부터 시작하는게 제일 적절할까요? 겨울에 미리하는게...
-
앞으로 3-4년뒤? 에는 평가원이 어떤 심화주제를 꺼내들까요진심궁금하네요ㅋㅋㅋㅋ...
-
어째서 0
생윤 5번에 대해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거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근거가 없지 않았나...
-
5번선지 보시면 반문화와 달리 하위문화는 사회변화에 따라 전체문화가 되기도 한다...
-
법정 정치,민주정치 정부형태 개념수업만들었는데 지금 사문으로 바꾸면 4
그냥 법정하는거나 양은 비슷할까요?? 대략 5강정도들은거같네요 4월달에 잠깐...
-
최진기 온라인 모의고사만 보고 문제를 풀고싶은데 EBS 모의는 다 그냥 그런거...
-
ebs교재에 실린 문제 꼼꼼히 봐야 하나요???? 수능특강의 경우...
-
사설전부 1등급 교육청도 1등급인데 이번 6평 5개틀리고 4등급입니다...EZO...
-
분명 생윤은 작년부터 공부했고, (작년에도 44점 3등급받았습니다.) 올해도 열씸히...
-
한국지리 실모 시장은 작다. 어째서 한국지리 실모는 적은 건가... 『한국지리...
-
오르비 큐에 한지 모의고사가 있었나 하고 보는데... 하나 있었더군요. 흥미를...
-
교대를 목표하고 있는 재수생입니다. 사회문화는 내용이 짧지만 문제자체의 변별력이...
-
뼛속까지 이과생이었음 수능도 그런대로 친편인데 진짜 하고싶은걸 찾았음 그래서 문과로...
-
2학년 내신 과목 : 사문, 한지 3학년 내신 과목 : 법정, 세지 입니다. 수능도...
-
한능검 내년 1월 23일날 시험보려는데1급 딸려면 올해 공부했던 교재 하루...
-
방금 대구진협에서 공개했다는 대구 지역 과목별 만점자 비율을 봤는데요 한국사...
-
어느것을 하나 선택하는것이 좋을까요??이번 사탐은 48/47이고 한국사 빠지니까...
-
그런데 한국사가 왜 이런 인식이 잡혔지 사실상 작년 수능'만' 어렵지않았나요?? 2
2014 6 , 9 수능 2015 6, 92016 6 ,9는 전부 거의 근현시절의...
-
1. 의열단이 만주에서 창립이휴에 베이징 상하이 로 이동했다는데 이동한후에 한...
-
1. 제2차 갑오개혁을 통해 정부는 징세기관을 일원화하고, ~ 징세기관의 일원화가...
-
오늘 대성모의 사회문화 질문하나 받아주실분 계신가요 9
12번 . 자료중 메그키타는 785년 건축하기 시작한 이슬람 사원으로, 무슬림은...
-
표본집단은 질문지법 뿐만 아니라 면접법 실험법 참여관찰법 모두에서 사용될 수 있는 말인가요
-
사회문화질문! 1
낙인이론이 2차적일탈발생에 주목하는거잖아요?그럼 차교론은 1차적일탈발생에 주목하는건가요?
-
경제, 생활과 윤리 선택자입니다..3월 47점, 4월 39점으로 원래 6평 이후에는...
-
[재업] 한국사 계획 확인 부탁드립니다 ㅠㅠ (독학재수) 3
묻혀서 재업합니다 ㅠㅠ독학재수중입니다!! 월요일제외하고 일주일에 6일 한국사 적어도...
-
독학재수중입니다!! 월요일제외하고 일주일에 6일 한국사 적어도 4~5시간은 투자...
-
한국사 노태우 북방외교을 어떻식으로 알고있어야하나요?? 0
어떤분이 나올필이라고 쓰셧는데 정확히 모르던거라
-
여러분들은 계층 표풀이 어떻게 하시나요표를 그리시나요 아니면 최진기쌤처럼 계층비...
-
우선..저는 재수생이고 성적은 다 하위권 거의 바닥 수준입니다 수학은 포기하고...
-
추천좀 해주세요 자이는 신년도에도 발년계획이 없다고하는데 ㅠㅠ 경제 기출이 별로...
-
안녕하십니까? 저는 A학원 모 사회탐구 강사 (한국지리)입니다.먼저 말도 많고 탈도...
-
사문 지금부터 하려는데 시간 많이 들까요? 그리고 사문 인강 추천좀 해주세요 사문...
-
어떤가요 ? 꼼꼼하나요?
-
수특은 이미 나왔고 5월에는 수능완성이 나오는데요.. EBS는 그럼 언제쯤 시작하여...
-
제사 사회문회랑 생활과윤리 선택하려고하는데 표준점수따기가좀 어려울까요? 사회문화...
-
인가요??..설마 .. 한과목 반영해요?? 잘본 과목...
-
전 국사랑 한국근현대사를 최태성T로 강의를 들었거든요? 솔직히 국사는 너무 성적이...
-
고난이도 기출만 따로 한번 살펴보고 싶은데요. 좋은 문제집 없나요?
-
윤리 국사 정치 3과목이구요작년이랑 똑같이 합니다그래서 6월모평 이전엔 언수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