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구이냠냠 [334475] · MS 2010 · 쪽지

2013-07-26 22:41:00
조회수 279

라젠카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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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는다고 적응 잘 못하는거 같다고 의기소침해하지 마세요
원래 첨엔 다 그래요 ㅋㅋ

전 군대를 나이를 많이 먹고 갔었는데요
그래서 더더욱 잘 하려고 진짜 다짐에 다짐을 하고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를 갔어요
심지어는 훈련소에서 군가도 몇개는 외우고 복무신조도 절반정도나 외우고 갔음당

근ㅋ데ㅋ
이런건 아무 필요가 없었어요.
물론 첨엔 와 이녀석 에이스네 ㅋㅋ 이러면서 좋아하긴 하는데
너무 긴장을 해서인지 점점 갈수록 어리버리한 행동과 갑자기 엄청난 건망증이 생기면서 
거의 고문관 수준까지 가버렸죠,

진짜 아침에 청소할때부터 욕먹고 잠자리 들면서까지 욕먹었음당
분명 맞선임(5월차이)이 아침에 뭐뭐 해야할지 알려주는데 돌아서면 다 까먹어요 ㅋㅋ
당연히 나중에 열라게 털리는거져
그러면서 정말 아 난 ㅂ`ㅅ인가,,왜 여기와서 이런 꼴이 되었나 싶더라고요
제가 하지도 않은거 가지고 괜히 트집잡는거 같고 그럼 걍 죄송하다고 그러고
너무 아닌거같다서 해명하려고 하면 변명한다고 또 갈구고 ㅜㅜ
정말 상담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번씩 생기고 저새끼 죽일까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게 하루하루 참아가면서 일병이 됐죠

흡연권님이 썻듯이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좀식 절 대하는 선임들의 태도도 달라졌어요.
건망증이 심해졌고 하는 일도 신통치 않아서 미운털이 잔뜩 박힌 제가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거 밖엔 없겠더라고요
정말 손바닥이 벗겨질 정도로 삽질하고 곡괭이질하고 돌 옮기고 풀뽑고
작업이란 작업엔 무조건 앞장서서 했고 무조건 빠릿빠릿하게 그리고 무조건 가장 많이 가장 오래..
지금껏 살면서 그때처럼 열심히 살았던 적이 없었던거 같네요.
심지어는 저녁에 청소할때도 침상에 걸래질을 할때도 누구보다 빠르게 하려고 노력했더니
나중엔 신병들 오면 제가 시범을 보여주는 위치에-_-;; 가 있더라구요
나중에 물상병쯤 달았을 때는 작업하다 심심하면 땅바닥에 동전 던져놓고 곡괭이로 그거 꿰는 사람한테 px쏘기 이런 게임도 했답니다.

점점 선임들한테 오 열심히하네~~~
이런소리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이미지가 바뀌더군요

심지어는 생활관 실세가 저 이등병때 너같은새낀 첨봤어 임마 나이는 얼로쳐먹고 와서 콱 그냥
이러던 사람이 나중에는 정말 '형'처럼 이미지 바꾸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까지 바뀌더이다 ㅎㅎ

몸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뭐 그걸 참아가면서까지 열심히 하라고는 말씀 못드리겠네요
대신 몸이 되는 한 걍 무조건 열심히 하세요
하려는 척이 아니라 정말 이 일을 끝내버리겠다는 각오로 달려드세요
이정도면 되겠지..이런거 없습니다. 끝내야 됩니다.
그럼 점점 인식이 바뀝니다.

정말 군인은 그 집단에서 이미지에 살고 이미지에 죽어요 ㅠㅠ
이거 명심하시고 열심히 하세요~

아무리 힘들어도 나중엔 다 추억입니다
지금 하루하루가 힘든거 다 알아요
근데 걍 참아내세요
순간순간이 인내력의 한계같고 더이상 못버틸거 같다고 생각되도 사람이 생각보다 되게 강하거든요.
참아낼 수 있으니 그냥 참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버티세요
하루하루 가다보면 일주일이 가고 그러다 보면 보름이 가고 그러다보면 한달이가고
그러다 보면 훈련을 뛰고 그러다 보면 한층 더 성장해 있고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고통이 줄어들고
그러다보면 좀 버틸만해지고 그러다보면 휴가가 한달앞에 다가와 있고 그렇게 좀 더 주단위로 버티다보면 휴가가 내일이어서 너무 기쁘고 그렇게 이병 일병이 지나고 그러다 상꺽정도 되면
끝입니다 ㅋ 

두서없이 걍 썻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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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므ㅏ♡ · 434841 · 13/07/26 23:20

    군대는 진짜 묘한 집단인거 같아요
    죽을거같다는 사람도 있고 시간낭비였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인생에서 중요한 경험을 하고 온 진귀한 시간이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ㅋㅋ
    국방의 의무가 가볍거나 좋거나 한 심오한 의미를 담은 말은 아니지만, 남자들은 군대 다녀오면 어른이 된다는 하나의 관문같은 게 있는건 좀 부러운거같아요ㅋㅋ 가끔 나이 많이 먹고도 여전히 철없이 사시는 언니들이나, 된장녀라고 불림받는 물정모르시는 분들이나, 쫓기는 것 없으니 그냥 이래도 저래도 하고 사는 애들 보면 왠지 그런 관문이 필요하기도 한 것 같아요ㅋㅋ

  • 츄리닁 · 310930 · 13/07/26 23:24 · MS 2009

    Army go!

  • 므ㅏ♡ · 434841 · 13/07/26 23:35

    ㅋㅋㅋㅋ어휴 내가 사관학교 원서 넣을려다 만거 어케알고...ㅋㅋㅋㅋㅋ
    근데 닝닝은 상근이야??

  • 산수검 · 243365 · 13/07/26 23:47

    삼사관가셈 ㅋㅋ

  • 언더바 · 434973 · 13/07/28 07:18 · MS 2012

    삼사관학교에서는 여학생을 선발하지 않습니다
    ㅠㅠ

  • 김무 · 429588 · 13/07/28 10:03 · MS 2012

    ㅜㅜㅜ

  • 잉여구이냠냠 · 334475 · 13/07/26 23:56 · MS 2010

    부사관가셈 ㅋㅋ

  • 츄리닁 · 310930 · 13/07/27 00:08 · MS 2009

    ㅇㅇ상근이야 ㅋ

  • 잉여구이냠냠 · 334475 · 13/07/26 23:57 · MS 2010

    현실은 다녀오면 걍 똑ㅋ같ㅋ아ㅋ요ㅋ

  • 므ㅏ♡ · 434841 · 13/07/27 00:10

    ㅠㅠㅠㅠㅠㅠ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01

    같은 경험을 해도 느끼는 바가 다르니까요 거기서 뭔가 느끼는 사람은 그거 아니라도 느낄 가능성이 높아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엄청 나약한 사람은 그런 거 좀 필요하다고 보긴 하지만.. 그게 꼭 군대일 필요는 없죠 ㅠㅠ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02

    글구 굳이 그렇게라도 군대에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면 그냥 시간 버린 게 되잖아요 ㅋㅋ

  • 므ㅏ♡ · 434841 · 13/07/27 00:10

    지금 군대제도는 문제가 많은게 확실하죠ㅠㅠ

  • 선동 · 389979 · 13/07/28 16:29

    나이 먹고 철없는 남자, 된장남들 중에 군대 갔다와도 여전한 경우 많아욤 ㅋㅋㅋ

  • 산수검 · 243365 · 13/07/26 23:47

    군대는 액션!
    저도 첫날 저녁에 10분 만에 생활관 선임 14명의 얼굴, (몇 월) 군번, 이름, 대략적인 전역일까지 외워서 기대치가 컸죠 ㅠㅠ 조교라 전술 공부도 해야 했는데 전술 암기도 잘해서 또 기대치가 컸고.. 근데 실무에서 어리버리 ㅠㅠ 조교 시범 처음하는 날 망쳐서 혼나고 ㅜㅜ
    결국 그냥 근성으로 버텼죠 똥 휴지, 음식물 쓰레기 등등을 치울 때 제일 열심히 하고 (걍 보이면 제일 먼저 달려들어서 맨손으로 치울 정도) 무조건 뛰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나중엔 병장까지 제일 열심히 뛰어다니니까 실제 체력도 중대에서 제일 좋아지더군요 (전역 후 다시 안습ㅠ)

  • 잉여구이냠냠 · 334475 · 13/07/26 23:55 · MS 2010

    아 똥휴지 ㅋㅋㅋㅋ
    소변기에 누렇게 때꼈다고 사포로 미는데 맨손으로 시키던데,,
    담배님도 맨손으로?ㅋ
    손 썩는지알고 야간초병다녀와서도 손을 얼마나 닦았는지 모름;;

  • 산수검 · 243365 · 13/07/26 23:58

    ㅋㅋ그것도 맨손으로 철수세미 들고 해봤어요ㅋㅋ 치약 뿌리고 하니까 치약 때문에 냄새는 별로 안 느껴지더군요 치약 짱!
    분리수거장에서 분리 전혀 안 된 쓰레기 분리도 좀 자주 했었는데..
    가끔 오래돼서 썩은 쓰레기들도 있었어요ㅜㅜ 그런 건 막 손에 냄새가 배곤 했죠 ㅋㅋ

  • 김무 · 429588 · 13/07/27 00:09 · MS 2012

    ㅠㅠㅠㅠ똥휴지라니

    으아니..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12

    위에 열거된 거 중에 똥휴지가 제일 깔끔합니다 ㅋㅋㅋㅋ

  • 김무 · 429588 · 13/07/27 00:38 · MS 2012

    그래도 최종보스인 썩은 동물사체 and 사람 시체 또는 변사체는 접해보질 않으셔서 다행..ㅜㅜ

    그나저나 전 변기 뚫을때도 미치겠는데 저런걸 매일...ㅜㅜ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46

    변기통 안에서 죽은 쥐 퉁퉁 불어서 엄청 커진 거, 썩은 너구리 등도 접했죠 별로 보스 아님ㅋㅋ / 사람은 무섭겠군요 ㅠㅠ

  • 라젠카 · 232827 · 13/07/27 19:13 · MS 2008

    ㅋㅋㅋ저도 짬통맨날비우는데 손에서 냄새베어요
    화장실도 혼자서 이용못해서 냄새밴채로 퇴근하고 ㅠㅠㅋㅋㅋ
    동원훈련따라가서 변기통뚫다가 얼굴에 똥물튀고 바지에 묻고 ㅋㅋㅋㅋ
    근데 이런건 제가 할수있는거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ㅠㅠ 열심히하면 잘한다고칭찬도받고..
    무거운거 나르는건 아무리열심히하려해도 아예못들거나 휘청거리니까.. 너무미칠것같아요 ㅠㅠ

  • 츄리닁 · 310930 · 13/07/27 00:09 · MS 2009

    얼? 형 조교출신이심?ㄷㄷㄷㄷ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11

    제가 미처 보고드리지 못했습니다 ㅠㅠ
    시정하겠습니다 ㅠㅠ
    조교였습니다 ㅠㅠ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11

    물론 훈련소나 신교대 아님

  • 츄리닁 · 310930 · 13/07/27 00:14 · MS 2009

    그럼 어디 또 조교가있슴미까?ㅋㅋㅋ 군인인데 군대에대해 문외한급이라는..ㅠㅠ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14

    포병학교, 보병학교 등등 여러 교육 기관...
    본인은 부사관학교 ~_~

  • 츄리닁 · 310930 · 13/07/27 00:16 · MS 2009

    이여어어어얼ㄹㄹㄹㄹㄹㄹㄹㄹㄹ

    그나저나 방학인데 귀향안하시나여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21

    귀향따위없다능ㅠㅠ
    8월에 잠시 갈 가능성도 아주 약간, 조금, 다소, 얼마 되지 않게 있음ㅋ

  • 츄리닁 · 310930 · 13/07/27 00:24 · MS 2009

    쩝;; 갚아야할 빚이있는데 어떻게 만날 시간이 없네요 ㅋㅋ

  • 산수검 · 243365 · 13/07/27 00:27

    아니 뭘 얼마나 벼르고 있으면 갚을 빚이 있대 ㅜㅜㅜㅜ
    일본 어떤 닝겐 말로 친구 하나를 두는 것보다 원수 하나 적게 두는 게 좋다던데 난 원수를 만들었구나 ㅜㅜ

  • 츄리닁 · 310930 · 13/07/27 00:35 · MS 2009

    두고봅시다 엣헴

  • 라젠카 · 232827 · 13/07/27 19:11 · MS 2008

    글을 이제 봤네요 ㅠㅠ
    답변 감사합니다 공감가는게 많네요
    저를 집중적으로 갈구는 선임들도 몇명있지만
    저 열심히한다고 칭찬해주고 고민상담들어주는 선임도 있어요
    저도 건망증 되게 심해서 고민이 많거든요 ㅠㅠ 그리고
    저 갈구는 선임은 넌 일욕심만많지 잘하는게 없다고 열심히하지말고 잘하라고 갈굼당하고 ㅠㅠ
    그냥 참고참고 또 참으면 언젠간 전역일이 오겠죠.. ㅠㅠ
    진심된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계속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다시드네요

  • 산수검 · 243365 · 13/07/27 19:50

    수첩 들고 다니면서 기억할 사항 적어놓는 거 은근히 좋아요
    뭔가 기억할 게 있었는데 뭐였지 싶으면 수첩을 보면 되거든요

  • 김무 · 429588 · 13/07/27 23:01 · MS 2012

    박근혜는 사랑입니다

  • 선동 · 389979 · 13/07/28 16:32

    시간이 약.

    지나고 보면 왜 저런 찌질이 좁밥들한테 쫄았나 싶은 시기가 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