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절대교대@) [987144]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1-03-03 22: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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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지가 없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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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텐타시온 사회비판랩이 추천영상에 떳어요

3년 전에 돌아가셨고, 정말 유명한 사람이었나봐요


가사가 너무 깊더라고요. 어떻게 살았을지 짐작이 되지 않을정도로 깊었어요


500만명의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주고싶다고 하던데, 죽은사람들의 생각이 쭉 이어진다는게 좀 오묘하네요.

계속 살아있는 듯 함.


헤르만 헤세, 모리, 한석원 선생님

살아가는 자와 살아갔던 자의 생각이 공존함을 느낄 때, 삶에 방식에도 진리가 있음을 느낍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들이 우연히 다가왔고

한 순간의 우연치고는 너무 많은 것이 바뀌고

모든 이들의 생각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


모든 이들의 삶을 기억하고 싶어요

각자의 삶의 이야기는 말해줄 무언가가 있을 텐데...


한번만이라도요,

이 세상 사람들을 모두 모아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어짜피 서로 다시 만날 수도 없는 인연을 만든 만큼, 그 어떤 거리감도 없이 서로의 인생에 대해 떠들 수 있기를. 모든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그런 곳이 있었으면 해요.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들은 만 명조차도 되지 않을 텐데.

가장 친한 친구는 수많은 우연의 연속으로 맺어진 관계인데, 나와 잘 맞는 애들이 수치상 70만명? ㅋㅋ  왠만한 도시네요

 모두 초대해서 같이 살고 싶어요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지 않을까요.

그런 도시겠네요.



그런 곳이 있었으면 해요.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해요

 지구상에 나와 똑같은 도플갱어가 사는 건 아닐까

설령 아니라 해도, 지금까지 살다 간 사람들, 수천년이면 몇십배인가요? 확률상 한명쯤은 있지 않을까요.

뭘 했을까요? 지금은 아무도 모르네요.


아무도 몰라요

존재조차 몰라요

아마 나도 그렇게 되겠죠

나는 존재한 적 없는 사람과 같아지는거에요

나는 존재한 적 없게 되는 거에요


가끔 새벽에 오래된 글들을 봐요

그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봐요

너무 많아요. 시간은 없는데

아쉽고 조금 슬퍼요



몇년이 지나고 제가 대학을 가고, 오르비를 탈퇴한 뒤에 누군가 이런 글을 발견하지 않을까요.

아니여도 뭐 큰 불만은 없어요. 잊혀짐은 당연하니까

당연함이 태연함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요.


왜 쓰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쓰고 싶어요

 한 명이라도 제 삶에게서 도움을 얻얻으면, 이 글에서 무언가를 느꼈다면. 

인연이 되고 싶네요. 적어도 제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으니까


도착지가 없는 편지에요

디시인사이드에서도 비슷한 곳을 보았던 것 같아요.

발신자만 있고 수신자는 없는 글들이 모였다는 컨셉의 갤러리었는데, 첫 글이 아빠 사랑해였던 기억도 나요


전해지지도 모를 말을 남기는 이유는 아직 모르겠어요.

혹시 다 읽었다면 댓글 하나만 달아줘요

시간 써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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