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영어] 출제자가 허수 걸러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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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클래스 국어 강사 이해황입니다. 출제자가 허수를 걸러내는 방법(=매력적인 오답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수능 국어뿐만 아니라 수능 영어, 토익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으니, 정독해두면 시험장에서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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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든 영어든 간에, 독해문제에 담긴 출제자의 의도는 동일합니다. 지문의 이해도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저는 “문제는 지문의 이해도를 평가하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명제로 나타냅니다.
_출처: 『국어의 기술1, 2』(이해황 저)
이러한 출제자의 의도를 고려하면, 지문을 잘 이해한 학생도 틀리는 문제(=너무 어려운 문제)도 나쁜 문제고,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학생도 맞히는 문제(=너무 쉬운 문제)도 나쁜 문제입니다. 두 경우 모두 변별력이 없는 문제니까요.
변별력이 있는 문항은 성적에 따른 정답률이 다음과 같이 그려져야 합니다.
시험성적이 능력을 표상한다고 할 때, 능력이 높을수록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고, 능력이 낮을수록 정답을 맞힐 확률이 낮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러한 그래프를 문항특성곡선(Item Characteristic Curve)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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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없는 학생(전문용어로 ‘허수’)이 문제를 맞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즉, 문항특성곡선이 一자가 아니라 S가 모양이 되도록 하기 위해, 출제자는 두 가지 작업을 합니다. 첫째, 정답을 덜 뻔하게 만들기. 둘째, 오답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이는 수능 출제매뉴얼에 아래와 같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 정답임을 알려주는 지나치게 뚜렷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지 않는가?
● 단서가 너무 많이 제시되어 내용을 모르는 수험생도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있는가?
● 묻는 내용을 잘 모르는 학생들도 금방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너무 뻔한 답지가 아닌가?
● 오답지의 매력도가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
● 오답시비가 없으면서도, 오답도 그럴 듯해 보이도록 유인가를 높인다.
● 오답의 매력도는 적절한가? (오답이라는 단서를 주는 선택지의 경우 매력도가 거의 없다.)
이를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실천적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상위권]
지문을 이해하지 못한 허수가 정답이라고 생각할 만한 선지는 오답일 가능성이 높다.
[하위권]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정답이 쉽게 보인다면, 그 선지는 오답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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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국어/영어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3.1. 2021학년도 수능 영어 33번 (오답률 5위)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허수라면 ②를 찍을 가능성이 높겠죠? 지문에서 structure가 보이니까요. 반면 허수가 ①을 찍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①의 ‘sculpt’, ‘history’, ‘experiences’는 지문에 언급된 적 없으니까요.
3.2.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영어 31번 (오답률 1위)
정답 선지의 ‘vary’, ‘little’은 지문에 언급된 적 없습니다. 출제자가 정답을 덜 뻔하게 만든 것이죠. 반면 매력적인 오답이었던 ④와 ⑤는 지문에 언급된 gradually, hard(ness)를 활용했습니다. 허수라면 ④나 ⑤를 찍을 확률이 높겠죠?
3.3. 2021학년도 6월 모의평가 영어 32번 (오답률 2위)
더 설명 안 해도 되겠죠? ㅎㅎ
이제 국어 기출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3.4. 2021학년도 9월 모의평가 국어 21번
②가 매력적인 오답인데, 출제자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바로 알겠죠?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아래 전기추2 영상(1분 54초)을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놀랍게도(혹은 당연하게도!) 수능에 동일한 매력적인 오답 제작 방식이 나왔습니다.
3.5. 2021학년도 수능 국어 18번 (오답률 3위)
9평을 잘 분석한 학생이라면, 매력적인 오답을 쉽게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어쩌면 시험장에서 출제자의 의도까지 투명하게 보여서 미소 지었을 수도 있죠. 만약 지문 이해가 부족했더라도, 출제자의 의도를 고려하면 최소한 ③은 피해서 찍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이걸 가장 많이 선택했다는 게 저로서는 좀 충격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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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00개 넘어가면, 국어&영어 빈칸/순서 특강을 무료강의로 올려보겠습니다. 30쪽짜리 자료도 다 만들어놨는데... 힘이 없어서 못 찍고 있습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덧1: '문항특성곡선'은 『문항제작 및 분석의 이론과 실제』(성태제, 2004)를 참고했습니다.
덧2: 이 칼럼에서 소개한 '출제자가 허수 걸러내는 방법'은 다양한 출제패턴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절대 법칙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무엇보다 이런 파훼법이 발달하고 널리 알려질수록, 출제기법도 공진화하므로 시험장에서는 늘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덧3: 시험장에서 2021학년도 수능 국어 18번을 ③으로 찍었다면, (어떤 교재/강의로 공부하든 간에) 전기추1, 2를 꼭 들어보길 권합니다. 그러면 시험장에서 다시는 저런 문제 안 틀리게 될 거예요. 빡세게 들으면 17,000원짜리 일주일 패스로 완강할 수 있으니 부담도 크지 않을 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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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잘 생각했습니다. '해소'와 '해결'의 차이까지 알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
차이를 해소 저거 진짜 말도 안되는 개소리인데, 50이 넘는 사람이 저리로 간거 처음알았네요
평등견? 어, ③평등?! 정답~
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영어랑 국어랑 오답 선지 구성이 비슷한 게 신기하네요. 그리고 학생들이 그런 단순한 구성에도 속는다는 점도 신기합니다 ㅋㅋ
댓글 고맙습니다. 이제는 다들 그만 좀 속았으면 해서 올려봣습니다. ㅎㅎ
전기추1 수강하고 교재에 필기 다 하고 복습 꼼꼼히 2번해서 3회독...
정말로 독서 35분 정도에 독서 다 풀고 다 맞는 게 가능할까요?
지문-문제 세트를 해체하고 분석하고 거기에 있는 장치들을 뜯어보는 공부도 했는데
시간 재고 지문읽고 풀려하면 그냥 글자만 읽거나 이해 안되거나...저한테는 너무 어렵습니다,,
무엇을 배우든, 처음에 기본기 배우는 게 가장 힘듭니다. 계속 반복하고, 전기추2에서 실전연습까지 마치고 나면 한결 나아져 있을 거예요. :)
선생님 언제나 좋은자료 올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덕코좀 보냈어요
오진다 오져
언젠가 선생님께서 쓰신 해소의 정확한 의미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수능 날 평등견 문제 선지에서 해소라는 표현이 보자마자 선생님께서 쓰신 글이 떠올랐고 덕분에 문제를 쉽게 맞췄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진짜..영어 빈칸.순서.삽입 자료와 강의..ㅠㅠ 고대하고 기다립니다. 영어독해강의를 듣는것보다 해석실력 기르고..선생님의 독해력강화도구를 체화해서 혼자 영어 기출문제를 정복하자고 생각했었는데요..아..진짜..단비와 같습니다.ㅠㅠ 선생님..감사합니다.선생님..그런데.. 빨리 전기추1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독해강화도구를 10단계까지만 하고 그것을 그과정을 3번정도 반복하는것은 부실하지만.수험적합한 방법인지..아니면..한번이라도 20단계까지 하고 전기추 1으로 넘어가는것이 현명한지..우문현답을 구합니다.(공부경험이 없고..방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기에..20단계까지 3번이상을 하라고 하셔도.그대로 하겠습니다.) 선생님..언제나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전기추1, 2를 끝내고 이후에 독도3을 가볍게 복습하는 느낌으로 보세요. 효율을 따지면 지금 당장 전기추1, 2를 시작해서 먼저 끝내는 게 제일 좋아요!
선생님..감사합니다!!^^
선생님 질문이 있어서 쪽지를 남겼는데 시간이 되신다면
답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장드렸습니다.
평등견의 무엇을 뜻하지 묻는 의도인 것 같은데요
평등이 보인다고 그것을 고르는 건 좀 ....................................
98번째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100개가 넘었네요. 무료특강 준비해보겠습니다 :)
국어 기출 분석 하다 이 칼럼이 생각나서 왔는데요.
2010년 대수능 체계 이론 미학 지문의
21번. 'ㄱ가 ㄴ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문제 또한 평가원의 변별방식 중
"매력적인 오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혹시 영어 빈칸.순서 강의 계획 있으신가요? 한달에 한번씩 찾아보는데..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잠깐 이벤트강의로 넘어간건지 궁금합니다. 선생님.감사합니다!!
하게 되면 모두가 알 수 있게 공지하겠습니다. 다른 사이트 영어 선생님과 콜라보로 하려고 했는데 어려움이 좀 있네요.
선생님.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