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환자의 수능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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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 님의 2021학년도 수능 성적표
구분 | 표점 | 백 | 등 |
---|---|---|---|
한국사 | - | - | 1 |
국어 | 140 | 100 | 1 |
수학 가 | 130 | 96 | 1 |
영어 | - | - | 1 |
생명과학1 | 65 | 93 | 2 |
지구과학1 | 72 | 100 | 1 |
군 | 대학 | 학과 | 점수 | 순위 |
---|---|---|---|---|
가군 | 조선대 | 의예과 | 798.800 | - |
나군 | 을지대 | 의예과 | 982.500 | - |
다군 | 계명대 | 의예과 | 397.500 | - |
저는 올해초 4월, 헬스하다가 허리디스크가 파열된 군필 오수생입니다. 처음 동네병원에서 디스크 파열진단을 받고, 의사선생님께서 군대는 다녀왔는지 물으셨습니다. 얼마전에 전역했다고 말씀드리니 이정도 디스크 파열이면 최소 공익인데 아쉽게 되었다고 그러시더군요. 군생활할때도 멀쩡하던 허리가 전역하자마자 이렇게 되니 이때의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였습니다.
통증이 극에달했던 5월에는 앉아있는것 자체가 고통이여서 밥먹을때를 제외하고 하루22시간 이상을 누워서만 지냈습니다. 이때는 진짜 이렇게 살 바에는 죽는게 낫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허리통증이 심했고, 당연히 공부는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6월부터는 통증이 조금씩 줄었지만, 장시간 앉아서 공부하는것은 아직 힘들어서 스탠딩 책상을 사서 잠깐 서서 문제풀다 허리아프면 누워서 인강듣기를 반복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어 갔지만 여전히 앉아있는것 자체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고민끝에 차라리 수능을 서서보는게 낫겠다고 생각했고, 교육청에 시험편의 대상자로 신청을 해서 수능을 간의침대가 설치된 별도의 시험실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수능당일날이 되었습니다. 3일전에 맞았던 스테로이드 주사 덕분인지 아침에 컨디션은 꽤나 괜찮은 편이었고, 국어 시험 80분 내내 서서 문제를 풀었지만 통증이 그리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수학이었습니다. 전 시간에 무리를 해서 그런지 시험시작 40분만에 허리가 아파왔고 한시간이 지나자 통증이 심해져서 중간에 10분정도를 누워서 쉬느라 날려버렸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부족했고, 문제 검토는 커녕 30번문제는 손도 못댄상태로 답안지를 제출하게 됩니다. 영어시간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통증이 갈수록 심해져서 아예 문제를 대충 50분만에 풀어버리고 남은 20분동안 간이침대에 누워서 애매했던 문제를 검토했습니다. 이후 한국사는 5분만에 풀고 나머지 시간동안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고, 덕분에 탐구시간을 진통제먹으면서 버틸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수학을 망쳤을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수학은 수험생활 처음으로 1등급이 나왔습니다. 다른 과목들도 성적이 잘 나와줘서 의대교과 최저를 맞추고 입시판을 떠날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고 침대에 누워서만 지낼때 제 인생은 끝난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디스크 카페나, 관련 커뮤니티에서 디스크를 극복한 수험생을 찾아보려 했으나 절망감을 토로하는 글 밖에는 보이지 않았고, 커뮤니티를 검색할수록 오히려 자신감이 사라졌습니다. 저라는 성공 사례가 다른 허리디스크를 앓고있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수시결과가 모두 발표되면 mri사진 인증과 함께 수험생활에 했던 운동이나, 허리디스크 환자를 위한 공부법 등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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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도 욕설하셔서 신고했습니다. 쪽지 관련 신고는 어떻게하나요? 쪽지로 욕하는건...
와우 고생했음 멋진 의사되세염
모교가서 신청하는데 1층에 교육청분들 와계셨어요. 거기다 대학병원에서 끊은 진단서 제출하고, 시험편의제공 대상자들은 모교에서 시험장 준비를 해주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1층에 개인실 따로 만들어서 스탠딩책상이랑, 일반책상 이렇게 준비해 줬어요. 그리고 예비소집일 3주전쯤에 교육청에서 간이침대나 매트릭스는 집에서 따로 가져오셔야 될거같다고 해서 간이침대는 아는분꺼 빌려온거에요.
그리고 시험편의 제공 대상자들은 시험장 옆에 학부모 대기실도 따로 있어요.
오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기숙사학교여서 모교가 엄청 먼데 모교에서는 좀 힘들겠ㄴㅔ요ㅠㅠ 척추질환 카페가면 진짜 곡소리 나는 글만 있어서 우울한데 이렇게 긍정적인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쪽지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
와 저도 고1때 딱 님같은 상황이어서 진짜 매일같이 서있고 누워있고밖에 못했는데 사실 아파서 잘 누워있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점점 나아져서 지금은 잘다녀요ㅠㅠ 진짜 힘든데 그 상황에서 수험생활하시고 수능을 보셨다니.. 진짜 대박이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답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악물고 하니까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ㅋㅋ
필자분의 노력을 하늘이 알아주신 것 같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와..존경스럽습니다..꼭 좋은 의사되세요!!
수고하셨어요! 멋있으십니다ㅠㅠ 꼭 좋은 의사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꼭 명의가 되어서 사회에 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존경합니다 정말
허리디스크는 정말... 겪어보신분들이 가장 잘아는 병이죠.. 저도 디스크 때문에 고등 학교 휴학하고 20살의 나이에 고3 생활 시작합니다.. 솔직히 내년에 나갈수 있을지 걱정되네요...ㅠㅠ
그동안 많이 힘드셨겠네요 ㅠㅠ. 저도 다치기 전까지 허리디스크가 이렇게 무서운 병일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아직도 아침저녁으로 허리통증이 있지만 매일같이 노력하면 조금씩 나아질거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이겨내 봐요. 화이팅!
그리고 시간 나시면 매일 30분만이라도 걷기운동하는거 추천드려요. 저도 6개월동안 시간 조금씩 늘려가며 매일 걸었더니 많이 좋아진거 같아요
수고많으셨어요ㅜㅜ 저도 ohp하다가 허리 다쳐서 엄청 고생했네요.. 혹시 어느 운동하다가 다치셨나요?
그냥 저때 데드리프트랑 스쿼트같은 운동들 좀 무리하게 중량 올려서 했던거 같은데 그게 문제가 된거 같아요.
거기다 처음 통증 왔을때 바로 병원 갔으면 그나마 덜했을텐데 단순 근육통인줄 알고 일주일가량 운동 더했던것도 허리디스크를 악화시킨거 같네요
아 그래도 수능 마무리 잘 하셔서 다행이네요ㅜㅜ 의대 오셔서도 운동하면서 재활 잘하시길..!!
넵 감사합니다 ㅎㅎ
목디스큰데
시험편의대상자 신청할 수 있으려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