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한 문제 더 맞히는 잡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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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수능국어 사교육계에서 놓치고 있는 지점들을 밝혀내고자 하는 블랙입니다.
올해 수능 소설부문에서는 유의해서 볼 만한 출제패턴이 있습니다.
“어구(phrase) 간의 비교과정에서 단순하게 정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출제패턴은 2020 6월, 2021 9월에 등장했고, 2022학년도 수능국어 예시문항에도 같은 논리의 흔적이 보입니다. 아래 사례들을 통해서 바로 살펴봅시다.
①2020학년도 6월 《조웅전》에서의 최초출제
[1번장면]
1번 장면입니다. 조웅이 꿈 속의 ‘완연한 별세계’로 들어갑니다.
[2번 장면]
2번 장면에서는 나비가 된 조웅이, 귀신들의 대화를 구경합니다.
‘또 한 사람’은 조웅이 명일 미명(=내일 새벽)에 서번국의 간계에 걸려들어 죽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지만 ‘문제(=문 황제)’는 서번국이 조웅을 잡으려고 계략을 꾸미는 것을 보고, ‘도사’에게 조웅을 구하라고 명령하고 왔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결국 조웅은 죽지 않고, 송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되겠지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꿈 속에서 조웅은 정 반대의 두 가지 예언을 다 들었다는 것입니다.
㊀자신이 서번 적의 계략에 빠져서 죽을 것이라는 예언도 들었고,
㊁자신이 ‘도사’에게 구조당하고, 결국 송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될 것이라는 예언도 들었습니다.
[3번 장면]
3번 장면에서는 원수(=조웅)는 행군하는 동안 걱정으로 가득차서 비실거리는 것이 묘사됩니다. 조웅은 왜 염려하는 것일까요?
㊀자신이 서번 적의 계략에 빠져서 죽을까봐?
㊁자신이 ‘도사’에게 구조당하고, 결국 송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될까봐?
여기에서 조웅은 당연히 ㊀을 염려하고 있겠지요.
이 부분에서 문제는 어떻게 출제됐을까요?
[문항]
<보기>를 살펴봅시다. <보기>에 따르면 조웅은 꿈을 통해서 아래와 같은 것들을 알게 된다고 합니다.
(1)자신에게 부여된 천명
(2)현실 세계에서의 위기
(3)자신에 대한 초월적 세계의 비호(=보호)
그리고 조웅은 초월적 세계의 뜻에 대해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전달자와 구체적 증거물을 통해 초월적 세계의 뜻을 확인한다고 하는군요.
이때 2번 선지가 정답입니다.
②조웅이 행군 중에 슬퍼하는 것은, “전쟁에서 패한 혼이 될 것이라는 꿈 속의 말”에 확신하지 못한 것이겠군.
꿈속 세계에서는 두 가지 말이 다 있었습니다.
㊀“조웅이 전쟁에서 패할 것이다”는 말도 있었고,
㊁“조웅이 그렇지만 살아남아서 송나라를 구하는 영웅이 될 것이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2번 선지에서 조웅이 염려하는 이유는 ㊁번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택지는 조웅이 ㊀번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결국 말장난입니다.
“조웅이 ~~를 확신하지 못했다”는 관계적인 문장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확신하지 못함’의 대상이 무엇인지를(=㊀인지 ㊁인지) 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②2021학년도 9월, 《심청전》
올해 9월에 출제된 심청전에서도 비슷한 출제기술이 발견됩니다.
[1번 장면]
1번 장면에서, 심청은 뱃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인당수에 팔고 공양미 300석을 받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2번 장면]
2번 장면에서, 심봉사는 이미 왕비가 된 심청 앞에서, 왕비가 심청인 줄 모르고 자신의 한스러움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의 딸이 ‘어찌 아비 눈 뜨리란 말을 듣고 그냥 있으리오.’라고 하며 인당수에 빠져버렸다는군요.
[문항]
문제의 <보기>에서는, “심청이 효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서 정작 부친 옆에 있지 못하게 되는 상황은 모순적이다.”라고 평가합니다.
3번 선지가 정답입니다.
심청은 ‘어찌 아비 눈 뜨리란 말을 듣고 그저 있으리오.’라고 말하며 인당수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녀는
㊀‘아버지가 눈을 뜨게 만드는 것’ (=효행 그 자체)이
㊁‘아버지 곁에 내가 있지 못하게 되는 것’ (=효행으로 인한 모순적 상황)보다 중요했던 것입니다.
선택지 ③은 심청이 ㊀보다 ㊁를 더 걱정했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 반대이죠. 심청은 ㊁보다 ㊀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어찌 아비 눈 뜨리란 말을 듣고 그저 있으리오!’라고 하며 인당수에 몸을 던졌습니다.
여기에서도 결국 어구들 간의 단순비교가 우리를 정답으로 이끌었습니다.
③2022학년도 수능국어 예시문항, 《무정》
[본문]
2022학년도 예시문항에서도 비슷한 출제가 이어집니다.
[앞부분의 줄거리]를 봅시다. 남자주인공 형식은 예전에 영채와 약혼한 사이었지만, 영채가 죽은 줄 알고 선형과 약혼하게 됩니다. 선형-형식 커플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고 기차를 타는데, 여기에서 형식은 영채를 만나게 됩니다.
형식은 엄청난 꼰대입니다. 처음의 약혼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기 때문에, 선형에게 양해를 구하고 영채와 혼인해야겠다는 생각을 친구 우선에게 털어놓습니다.
우선은 형식을 ‘어린아이’라고 놀린 뒤, 이렇게 조언합니다.
: “영채 씨는 동경으로 유학가게 내버려 두고, 선형-형식 커플은 그냥 예정대로 미국으로 유학가고, 나중에 서로 남매처럼 지내기나 해라.”
[문제]
27번 문제의 정답은 ④입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를 비교하며, 형식이 두 가지를 양립불가능하게 여긴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㊀영채를 버리고 미국행을 선택하는 것
㊁선형과 혼인하는 일
??? 비교대상인 둘은 똑같은 것입니다. 말장난이죠?
결론을 한 줄로 요약해 봅시다.
문학, 특히 소설에서 ‘어구들끼리 비교하는 선택지’가 나왔다면 의심하는 마음으로 눈여겨 봅시다.
그 선택지가 정답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주제넘지만, 수능에 대한 제 생각을 말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수능은 상대평가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수능점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수능을 ‘잘 본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비교대상인 친구들보다 잘 본다’는 것을 함축합니다.
수능을 잘 보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의미를 갖는 것인지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이 상대평가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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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오홍홍 조와용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유용한 팁이네요.
선택지를 마주쳤을 때 이걸 기억하고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 조웅전 계속 이해가 안됩니다 ㅠ 초월 세계의 뜻 중 하나가 현실 세계의 위기니까 맞는게 아닌가요 ? 계속 보고잇습니다 ㅠ
아 초월세계의 뜻이 조웅은 죽는다가 아니군요?
네 초월세계의 뜻은 (1)조웅이 죽는다. / (2)조웅이 살아남고 나라를 구한다.
두 가지가 다 있었는데,
조웅은 그 중에 (1)을 걱정한 것이지 (2)를 걱정한 것은 아니랍니다.
이분 해설은 항상 내가 읽는 그 어떤 것들보다 나한테 제일 잘 맞음. 얼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초판이라 여러 부족함이 있을 것 같아 걱정도 되고. 아아~
DEEP BLACK을 발행해 보니 조금 알 것 같아요.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2 대비할 때 사이드로 하나씩 구매해서 보겠습니다. 웰메이드 해주세요옹
이렇게 풀고있는디,, 시험 잘보고싶다
좋네요. 이 출제기술로 표현된 선택지를 마주쳤을 때 정답을 더 확실하게 찍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해 딥블랙책 구매했었는데 내년엔 책이 어떻게나오는지알수있을까요?
내년 초에 True Wisdom이 나올 것이고, 하반기에 한 권을 더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1. True Wisdom - 2. 기출문제분석서(DEEP BLACK) - 3. 심화 연습서
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True wisdom에 예비시행및 올해 기출들(6.9.수능)이 포함되는지 궁금합니다.
포함됩니다!
그런데 True Wisdom은 DEEP BLACK처럼 지문별 분류를 한 문제집이 아니고,
개념과 범주별로 그것의 흔적이 보이는 기출제시문들을 중요부분 위주로 엮었습니다. DEEP BLACK의 형식처럼 자세하게 제시문을 해설하지는 않아요.
아 이거 나만 알고 있는 줄 ㄹ알았는데에에에에에엥에에
당신이 등급컷을 높여버렸슴미다,,,
그래도 이미 알고 있으셨다면 실력이 뛰어난 분 같은데, 다른 부분들에서 응시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으실 거예요.
행운을 빕니다.
잠이 안와서 들락거리다 발견한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실력발휘하고 오겠습니다!
내일부터 7시 전후로 일어나보세요!
저도 아직 일 때문에 인문대에 자주 가거든요.
전쟁에서 진다는걸 확신하지 않았는데 왜 슬퍼해? 2번.
심청이는 "효를 실천하기 위해"라고 했는데 효행보다?? 3번.
맞아요. 시험장에서는 그렇게 기계적으로 1~2초안에 '어구 간의 비교'가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음.. 그냥 당연한거 아닌가.. ?
뭐어차피 수능국어도 당연한걸 틀려서 분석하는걸요...ㅜ비슷한 포인트로 문제가 많이 나왔으니까 이렇게 짚고 넘어가는것도 유용한것같아요
문제 하나하나의 결론은 당연한 것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출제진이 수험생들로 하여금 정답 선택지에서 판별하게 하는 방법의 공통점을 지목했다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제목이 좀 어그로틱해서 거창한 '유출픽'을 기대하고 온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 같아요.
만약 그렇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분명 제가 지적하는 내용들의 공통점은,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부분입니다.
대상어구들 간의 비교를 하는 선택지를 수능에서 마주했다면, 분명 판별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ㅎㅎ
와 정말 좋네요 짧고 굵어서좋아요 감사합니다
누구나아는거아니었음?
문제 하나하나의 결론은 당연한 것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출제진이 수험생들로 하여금 정답 선택지에서 판별하게 하는 방법의 공통점을 지목했다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기분 나쁘시면 죄송한데 당연한거 아닌가요?
문제 하나하나의 결론은 당연한 것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출제진이 수험생들로 하여금 정답 선택지에서 판별하게 하는 방법의 공통점을 지목했다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제목이 좀 어그로틱해서 거창한 '유출픽'을 기대하고 온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 같아요.
만약 그렇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분명 제가 지적하는 내용들의 공통점은,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부분입니다.
대상어구들 간의 비교를 하는 선택지를 수능에서 마주했다면, 분명 판별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ㄹㅇ 제가 쓰려고했음...
기대많이하고들왓는데
대체 뭐가 잡기술임? ㅋㅋㅋ
"출제진이 수험생들에게 원하는 판별방식이 공통적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모두 오답선택지가 아니라 정답선택지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
을 아는 것이 잡기술입니다!
ㅁ..뭔말인지 통 모르겠따...ㅠ
조웅 풀이 저거 맞나요? 확신하지 않으면 염려할 이유가 없지만... 꿈속말에 대해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죽을까봐 염려한거 아닌가 싶은디... ㅠㅠ
그래서 틀린거 같습니다. 죽을것을 확신하지 못했기에 염려했다는 앞뒤가 안맞아서요.
죽음을 확신하거나 영웅이 됨을 확신못해야 염려하는거가 되는거같아요
마..이.....프라이빗...스킬 유출됨....문학 13분컷의 비밀이었는데....
감사합니다.
자기가 당연하다고 남들도 당연한게 아닌데;;;
레알 비문학도 그냥읽고 그냥풀면되는데
죶밥들이 그거 못해서 틀려놓고 말이많노 ㅋㅋㅋ
글로 깔끔하게 풀어주시니 확 와닿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당연한거라고 느낄 수 있는데,
국어라는 과목 특성 자체가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무의식의 영역을 의식으로 끄집어 내는 게 중요한 과목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유의미한 분석으로 느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연한 말인데도 갑자기 시험장에서 답 안 보이고 이상한거 찍고 나오는게 수능임.. 좋은 글 감사해요 2022 예비시행 무정 저거 틀려놓고 뭐가 틀린거지? 하고 몇분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선지 장난질 발견하고 팍 식었던 저러 더 와닿네요 ㅋㅋㅋㅋ 저 선지는 인강 선생님들도 분석 안 해주시던데
딥블랙 2022대비 다시 나오나요??
넵. 개정해서 다시 내려고요!
아 그럼 꼭 사야겠네욬 여윽시 모든 건 두 번째부터....컄컄
감사합니다
저도 제 나름대로 풀어봤는데 혹시 제 풀이에 허점이 있는지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1번 조웅전에서 2번 선지에 의하면 조웅은 ~~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슬펏다. 가 되어야 하는데 확신하지 못한 것에 의해 슬픈것이라면 부정적인 것(자신이 서번에서 죽는것)을 확신하지ㄷ 못하는 것은 슬플 이유가 ㅇ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것을 확신하거나 반대로 긍정적인것(송나라를 구하고 영웅이 되는것)을 확신하지 못하기에 슬픈 것이 될것이므로 틀렸다. 라는 생각입니다.
정리하면 x를 확신못해 슬프다가 참이려면 x는 부정이 아니고 긍정이여야 하며 이 역인 x를 확신해 슬프다일때 x가 부정이다라는 논리학의 이분적인 사고에 의한 풀이입니다
위에서 말한 당연하다 라는게 이러한 사고과정을 정리없이 바로 생각해내서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걸수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실제로 저도 이렇게 정리해보기 전에는 그랬구요
교재는 언제쯤 출판 예정인가요??
DEEP BLACK 개정판, True Wisdom 신간이 곧 나올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시기는 확답드릴 수 없겠지만, 조만간 (두 달 이내로...?) 볼 수 있을거예요.
비문학만 나오는건가요? 아니면 비문학 이외에 문학이나 문법 같은것도 나오나요
이제 봤음...
이런식으로 출제될거같은 감이 매우 강하게 드네요
안틀릴 수 있겠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