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생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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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반수를 시작한지 두달이 채 안되어가는 늦깍이 21학년도 수험생입니다.
재작년 수능 때 제 실력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재수 종합학원에 등록해서 재수를 시작했었고,
개강일부터 종강일까지 너무나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제가 태어나서 무엇인가를 이루어 보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인드로 공부에 임하니 성적도 꽤나 잘 나왔었기도 하구요.
제가 사는 지역의 지거국 턱걸이였던 성적이 인서울, 그리고 꽤나 명문 학교인 곳까지
재작년의 저는 그저 올려다볼 수 밖에 없던 곳을 이제서야 내려다볼 수 있었"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에 차서 응시한 20학년도 수능은 예상외로 저에게 비수를 꽂았습니다.
평소에는 백분위 97점 이하로는 잘 떨어진적 없던 국어가 3등급,
그리고 나름 자신 있었고 재작년에도 잘 봤었던 과학탐구 영역에서 3등급이 나왔었습니다.
결과는 재작년 그때의 나와 동일 선상이었죠
참 많이 울었습니다.
내 자신이 제일 먼저 이해할 수가 없었고,
시험장 그때 제 자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그때 그걸 골랐지? 왜 그런 생각을 했던거지?"
수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저를 끌어당겨서 가라앉히기 시작했습니다.
나 자신이 나를 가라앉히고 나니 이제는 아무도 절 끌어당겨줄 수가 없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포기 했었습니다.
친구들 연락도 받지 않았고 재수를 하면서 만난 인연들도 모두 정리해버렸습니다.
사람을 볼때마다 내 수능성적으로 나를 잣대질 할 것 같았고 어떻게 쳤냐고 물을 때마다 토할 것 같고 속이 쓰렸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 등 희안한 상황이 연속되던 그때
부모님께서 먼저 반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작년에 꽤나 열심히 하는걸 봤는데도 시험을 치고 제가 실망하는 모습에 당신께서 더 안쓰러우셨다고
생각이 있으면 노력한데만큼만 다시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거라고 해주셨던거 같네요
그때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뭔가 남이 아무런 성과도 없던 저를, 평가절상해줬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기쁘면서 억울했습니다.
이해하고 알아줘서 고맙고, 내가 그만큼 보답 못해준게 너무 억울했어요.
그래서 다시 속는셈치고 한번만 더 도전해불까 싶어서 다시 책을 잡았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노력하는 이유는 내가 노력한만큼 성과를 얻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위함이 가장 크지만,
막상 그 노력의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결과 때문에 막상 내 자신이 힘들지는 몰라도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전의 노력들은 어떠한 힘으로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노력을 하고 난 다음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무서워해야할 것은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의 처참한 실패입니다.
노력마저 하지 않았을 때, 누가 저멀리 가라앉아버린 자신을 끌어다올려줄 수 있을까요.
+)
반수를 시작하면서 생각했던 점을 다시 정리하면서 남은 일수동안 노력할 수 있도록 글 한번 적어봤습니다..
일기장에 쓰고 넘겨도 좋을만한 하찮은 글이지만
제가 깨달은 점이 있다는건 누군가도 이해하고 생각해봄직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끄젹여놓습니다.
이 글 때문에 불편한 감정이 생기셨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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