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힘든 고3 수험생을 상담하며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31941672
사실 별 내용은 아니지만 오늘 문자를 통해 한 학생과 상담을 했습니다.
뼈이과라서 글로 표현을 잘 못하지만 슬럼프를 겪고 있는 다른 친구들도 있을까봐 문자 내용 그대로 올려드려요.
안녕하세요. 코로나 때문에 지치고 슬럼프 오셨으면 정말 힘드시겠어요. 저도 중학교 시절 정말 공부를 안하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정말 많은 슬럼프를 겪었어요. 당장 밀린 진도는 태산같고 해야되는 공부는 많은데 집중하기도 힘든 순간이 많았어요. 고등학교 1학년때 모의고사에서 전과목 4등급 이상이 없는 성적표를 보고 정말 절망했었어요. 이대로 가도 괜찮을지, 성적이 오르긴 할지..그래도 저 나름의 방식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시도해봤어요. 과외를 안하셔도 좋으니 그저 문자 한통의 조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우선 플래너를 썼지만 남들이 하는 것처럼 먼저 계획을 다 적고 시간에 맞춰서 공부하지 않았어요. 그 대신 과목의 순서를 국,수,영,탐구 순으로 놓고 할당한 공부량을 무조건 끝내려 했어요. 그러고 난 뒤에 해당 과목별 걸린 순수 공부 시간을 적었어요. 그렇게 하고 나니 제가 강점이 있는 과목과 약점이 큰 과목이 시간과 효율을 지표로 쉽게 드러났고 이를 토대로 추가 공부 분배를 시작했어요. 여기까지 하고 전과목이 1등급 내지 2등급 오르기 시작했고 확실한 강점을 잡은 과목은 성적의 변화폭이 줄기 시작했어요. 이후 약한 과목에 대해서 과목별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저 같은 경우 수학이 약했기 때문에 특히 신경썼던 것 같아요. 그 결과 수학은 기출등 기존의 문제 풀이를 도구로 삼는 기술적인 과목이라는 것을 알아냈어요. 기출 풀이법을 외우거나 개념을 암기하는 것은 그저 도구의 사용법만 익히는 것이더라구요. 가장 중요한건 어떤 상황에 무슨 도구, 즉 풀이를 사용할지 알고 내가 어떤 도구를 가지고 있는지 객관화하는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었어요.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슬럼프와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수능에서 국,수,영 탐구 한과목 모두 1등급 나머지 탐구 하나를 2등급으로 마무리했네요. 특히 수학은 백분위 1프로를 찍어 저한테 의미가 크더라구요. 이후 현역으로 18학번 가천대학교 한의학과에 진학했고 벌써 3년이 지났네요. 3년이란 시간동안 1년은 학원 강사를 했고 2년은 과외를 했어요. 분당 강남에서 과외를 9명 정도 했는데 한 케이스가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공부를 고2 여름방학부터 시작했어요. 남들은 문이과를 정하고 탐구과목을 선행할때 고등학교 1학년 수학부터 시작한 친구였어요. 밀린 1년치와 해결해야할 심화 1년치 공부량을 정말 버거워했어요. 과외할 때 많이 울기도 했고 힘들다고 매번 저에게 어머니 몰래 말하곤 했어요. 슬럼프를 겪어보기도 했고 슬럼프에 빠진 친구를 가르쳐보며 느낀 것은 바로 즉각적인 성취였어요. 자신이 한없이 내리막길을 걷는다고 생각할 때, 그래프의 하향선을 달린다고 할때 한번의 변화점이 다시 필기도구를 잡게하는 원동력이 되더라구요. 제 과외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빠른 성취감과 자신감 회복이지만 제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꼭 명심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하늘이 어두워져도 결국 해는 뜨는 듯이 결국 학생 분의 앞 날에도 밝은 시점이 반드시 올거에요. 조언을 하려고 하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할 수 있어요, 조금만 힘내세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수험생 여러분들 힘드실거에요. 저도 코로나 때문에 사정이 좀 힘들어져서 여러 과외 자리와 알바를 알아보고 다니지만 수험생 분들에 비할바 아니란 걸 알아요. 올해 입시 제가 문자보낸 이 친구와 여기 계신 모든 분이 꼭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꼭 일자리 구했으면 좋겠어요 ㅎㅎ)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가 정말 좋음요 님들도 들어보셈
-
영어로 된 커뮤니티를 하면 됨 Reddit 같은거.. 글쓰기보다는 여기저기 오르비...
-
얼마?
-
합의금 많이 챙겨주고 난 즉사하고
-
진짜 개같다.. 6
평생 Herpes 걸린 할매 할배들 아가리 똥내 맡으며, 바이러스+세균+치석+피+침...
-
진짜
-
국어 사탐으로 승부 보라고 함. 23211 수학은 3등급만 나머지 2, 1로...
-
내 인생을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해주실려나 끝까지 기도해봐야지
-
종강하고 할 거 없이 놀다보니 자꾸 반수 생각이 드는데 약대에서 약대 반수는...
-
그치만 천만덕을 위해 참기
-
다들 만족하며 잘 지내는데 하 나는 이 꼬라지 이게 머꼬 ㅠㅠ 통통이나 몇 문제...
-
7 17 1
최근에 들은 말 중에 기억나는 말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지각에는 각자의...
-
옛날엔 이딴거로 어떻게 웹소를 봤지
-
담배 끊어보신분 5
지금 한달째 끊고 실패하고 반복중인데 공부하다 갑자기 허전하고 그럴때 어떻게 하시나요??
-
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안정적인 등급인 경우에.. 화작 확통입니다
-
분명 200일 정도 남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누가 내 시간 뺏아갔나
-
N제보다 더 짧게 치고빠지는 하프모고를 풀고싶음
-
답변 좀 ㅠ
-
만들고 나서도 난이도 너프하길 잘한 거 같습니다. 모의고사 set를 만든 적은...
-
기구하다...
-
방인혁 단과 지금 가면 체화나 적응하기 어려우려나요 그리고 컨텐츠 어떤가여?현강메리트있나요
-
고1 방학계획 어떠낙유 10
국어 예비매삼비, 매삼문 끝내기 학원진도 따라가기(문학, 독서, 모고) 영어...
-
뭉 티 기 14
냠
-
무슨 능력 키우는 용도임? 그리고 장재원쌤 특징좀
-
국일만 문학편이랑 독서편 끝냈는데, 바로 생각의 전개로 가도 괜찮을까요??
-
작년에는 국어 2-3 나와서 이감 풀면서 모래시계 효과 좀 본 거 같아서 올해도...
-
영어 공부 해야지..
-
물리 처음 선행합니다 통과는 끝냈어요 배기범 퍼개완 사서 풀려 했는데 오르비...
-
이번주수학계획 1
이번주 빅포텐 극한 오답+숏컷 수2 끝+스탠모3개+서바 노트정리 못하면 나는...
-
시대 재종 편입 2
이번에 편입하는데 첫날에 책 다들고 가야하나요???
-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나타샤를 사랑은...
-
진심 책 너무 별로임
-
바쁠때만 엄청 바쁘다던데
-
나 분명 뼈문과인데 확통왜케재미업ㄱ지 하기싫움.....문과가 확통버리면...
-
수학 백분위 96따리인데도 합격 안정선인데 국잘수망의 성지될듯ㄹㅇ
-
수학 실전 경험 3
평소에 수학풀때는 시간 안재고 답지 없이 풀고 왠만한건 다 풀리는 정도의 실력을...
-
내 인생.. 과탐도 둘다 1인대
-
생각만해도끔찍하구나.. 작년에 독서론 풀고 언매 첫페이지 봤을 때 느낌을 아직도 잊지 못함
-
8. 24 언어이해 [10-12] 진리에 대한 담론; 풀이 복기 1
0. 언어이해 1세트 풀이 복기 https://orbi.kr/00067557013...
-
국어 반영비가 너무 꿀인데
-
천만덕이네
-
옯스타 만들면 팔로잉 해주실분?
-
120일은 너무 많다 12
사실 많은거 아닙니다. 적습니다 죄송합니다 문과에서 이과로 첨 돌렸을때 물리 지구를...
-
푸는 건 다 맞는데, 너무 오래 걸려요. 실모나 모의고사 풀면 문학 2지문 날립니다...
-
국잘수못한테는 진짜 천국이네 수학 2만 넘기면 국어 백분위 99 사탐 만점받았을때...
-
클래식을 듣다 보니 프랑스어가 하도 많아서 제대로 배워봐야겠습니다 프랑스 사람이...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