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무너진 멘탈...나는 어떻게 의대를 갔을까? - 1편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31727632
안녕하세요. 뒤늦은 지거국 의대 합격수기 씁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제가 중학생 때 학원에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영어 공부는 미리 끝내 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공부할 것이 많아 절대평가인 영어를 공부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중학생 때의 저는 한마디로 뺀질거리는 학생이었습니다. 영어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학원에서 숙제를 내 줘도 꼼수를 쓰거나 답을 베끼기에 십상이었습니다. 제가 공부를 잘 하지 않았던 이유는, 학원에서 하는 것들은 고등학생 때 배우는 것이라고 하니, “왜 내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것들을 미리 해야 하냐”는 이유 없는 반항심이 발동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너는 영어를 못 하진 않는데, 조금만 열심히 하면 될 것을 안 한다. 분명 나중에 후회할 거다.”라 매번 말씀하셨습니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 되었습니다. 학원에서는 지금이 실력을 올릴 마지막 기회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반 배치 고사를 보고 입학 후 2달만 지나면 대학입시와 관련 있는 시험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때, 저는 지금까지 안 했던 만큼 더 공부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학원에서 대충대충하고 꼼수를 부렸던 것은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진도는 이미 높은 수준까지 나가 있는데 저는 기반이 쌓여있지 않아 수업이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침 9시에 학원에 가고 밤 10시에 집에 오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집에 와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복습하고 부족한 부분들은 따로 공부했습니다. 공부하는 중에 분명 쉬고 싶은 순간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하루라도 쉰다면,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방학 내내 공부를 지속했습니다.
반배치고사를 보고, 3월이 되어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제 반배치고사 성적은 전교 8등이었습니다. 저는 방학 동안 공부한 것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제가 부족한 것을 알고, 더 잘하고 싶었기에 들뜨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제 고등학교는 1학년 때 기숙사를 4명 뽑았습니다. 저는 8등으로 기숙사에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게 차례가 넘어와 마지막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통학시간을 아껴 공부나 잠에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 후 첫 중간고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첫 시험이라 긴장과 불안으로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성적은 제 예상을 훨씬 밑돌았습니다. 두 과목 정도 턱걸이로 1등급을 맞고 나머지 과목은 2,3등급이었습니다. 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제 목표는 의대였습니다. 그것도 인서울 의대... 이런 성적으로는 인서울 의대는커녕, 그냥 의대에 가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기숙사 친구들은 저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더 좋은 성적을 얻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좌절할 때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중간고사 시험지를 꺼내 제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일단, 저는 시험 출제 스타일이 바뀐 고등학교 시험지에 적응을 못 했습니다. 중학교에 비해 서술형 비율이 확연하게 늘어나 시간 안에 모든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능력을 길러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중간고사 때 2,3등급 맞았던 과목들을 기말고사 때 높은 1등급을 맞아 최종 합산 시 1등급을 맞는 단순한 계획입니다. 계획의 단순함 과는 반대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시험 난이도도 쉬우면 안 되기에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말고사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이 나왔고, 모두 1등급을 받았습니다. 3등급이던 과목은 기말고사 때 압도적 1등을 하였고 2등급이던 과목들도 1등급 상위권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제가 공부하는 방향이 옳다 생각했고,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1학년 2학기에는 전과목 1등급을 받았고 저는 제 공부방법에 더욱 확신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확신은 2학년 첫 중간고사를 보고 바로 깨졌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니 계열이 나뉘었기 때문입니다. 상위권 학생들은 전부 이과로 갔습니다. 즉, 1학년 때 1등급이었던 학생들은 그대로인데 1등급을 맞을 수 있는 학생수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이전과 같은 암기형 방식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전부 외우기보다는 진짜 실력이 중요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시험이 모의고사처럼 출제되었다고 보면 정확할 것입니다. 이때부터 수능 공부도 병행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전에 배웠던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암기하기보다는 새롭고, 어려운 문제들을 보면서 사고력과 추론력을 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후로는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였고 2학년 1학기도 괜찮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하지만 2학기 과목들이 어려워지자 한계에 도달했는지 기말고사에서 안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인서울 의대를 가고 싶다는 제 목표는 좌절되었습니다.
저는 좌절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모두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도, 마음 편히 쉬는 것도 아닌 채, 의미 없는 하루하루가 2학년 겨울방학 내내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한심 했습니다. 머리 속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멘탈은 제가 공부를 다시 시작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고3이 되고, 3월 모의고사를 치른 제 성적은 70점대로 처참했습니다. 고3 직전의 두 달은 모의고사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 중요한 시기를 날려버렸는데 성적이 잘 나올 리가 없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추가로 궁금하신점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2편링크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킬러문제 정상화 0
의대정원 정상화 신석열과 함께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
원점수 언매 92 미적 72 영어 3 사문 50 생윤 43 방학 동안 수학 영어...
-
등급 나왓는데 0
국 2 영 1 수 2 생윤 1 경제 1 일본어 5 한국사 4 진로선택 A ㅇㅈㄹ인데...
-
강민철T 현강 1
이부제는 처음인데 민철쌤 이감 현강 이부제 저번 수업땐 A조에서 수업하셨으면...
-
수능특강 디자인 꼬라지를 보게. 저게 감성적이더냐?
-
1번 선지에서 직접 통신해야 할 호스트들 사이에 라우터를 두어 정보의 중계가 빠르게...
-
수학 고민 3
최근에 1일 1실모 하다가 너무 시간에 쫓겨서 문제만 훅훅 푸는거 같은데 아직...
-
남자분들은 뭐 받으면 기분 좋으신가요?? 주변에 물어볼 만한 사람이 없어서ㅠㅠㅠ,,...
-
제일 악질인 오르비 글 16
가능세계 정답 XXXX <<< 이거 누가 메인에 올려놔서 그 글 본 뒤로 계속 생각남...
-
격일로 실모 한세트씩 돌리고 EBS는 문학만 할거같은데 EBS랑 이매진이나 리트...
-
무조건 80점대로 맞출거같은데
-
머 쉴 땐 쉬고 해야 효율이 잘 나오고 머시기 백번 동의하는 말이지만 그거 말고...
-
실모랑 같이 연달아서 풀라는데 아직 실모를 따로 사서 풀진 않고 있었거든요.....
-
회계사 시험 끝나서 스터디존에서 계산기쓰던 시파 빌런 이제 안오는데 신규회원 고정석...
-
n제추천 1
드릴정도 난이도 없나요 이해원1이랑 하사십 풀려고햇는데 이해원 요즘 쉬워졌대서.....
-
고전시가는 필수 어휘 같은거 다 외워서 해석 괜찮은데, 고전소설은 하.......
-
담배지 바보가 되는 기분이다
-
아오 비오니까 2
학원가면 옷이고 바지고 양말이고 다젖음 진심 거지같음
-
오늘도 탐구0분 4
ㅋㅋㅋㅋㅋ....
-
아가들 노는데 초치고있어
-
이거 쉽지않은데 ㅠㅠ
-
대학생분들아 8
중딩때 친구랑 다들 연락하시나요 실제로 많이 연락 끊기나 궁금하네요
-
걍 요따 모의고사 안 내야겠다 ㅋㅋ
-
생글(비문학)+에필로그 1: 50000원 생감(문학)+에필로그 2: 50000원...
-
우선 학습에 악영향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검토진으로써 할말이 없습니다. 본인은...
-
재수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정말 공부를 못하겠습니다. 뚜렷한 목표도 없고 그냥...
-
지문의 모든 정보를 다 외울 순 없으니 화제 찾고 정보의 위상을 파악해서 화제와...
-
어짜피 진짜 22수능급 지랄안하면 시간내에는 무조건 한바퀴는돌림 근데 정확성이문제라죠..
-
파생글보니까 점점..
-
다같이 죽자 그냥 ㅋㅋ
-
님들은 지금 어떠심 저 지금 방에 불 다끄고 있어서 방안이 통으로...
-
후기 남기겠습니다
-
물국어 처나와서 1컷 93 96 이런것보다 공평하게 똑같이 못 풀고 시간안배...
-
해주세요 션티 듣는데 방법론이 너무 심플해서 좀 채우고싶은데 요새 abps로 좀...
-
확통이구요 6모 84 7모 96이에요 원점수기준으로요 2학년때까진 2개정도...
-
도형은 6
한번 안보이면 끝까지 찾을수가 없군아
-
내신 8~9등급 정시 메디컬 지원가능한 대학 있을까요? 입시 생각이 있는 친구가...
-
약간 철학+물리 이런거 말고 아예 물리 느낌이 씨게 오는건 지양하려나 물리만 못하겠네
-
자자 1
자자
-
토익 개노잼이네 2
영어 존나싫어 안할래(7/28 시험을 접수하며)
-
그냥 싸닥치면 안됨? 왜 이리 불평불만이 많아; 그냥 풀 사람 풀게 하고 안풀사람...
-
단어만 같고 내용은 전혀 딴판인데
-
물국어 나왔으면 7
제발 내 인생의 구원은 그 길 밖에 업따 불수능 나오면 한강 간다
-
오늘 공부도 잘 안되고 그냥 안되는 하루였는데 잘 이겨낸거같다 전엔 포기했던 경우가...
-
재종컨 탕평책 ㅁㅌㅊ? 13
오늘 서바랑 강K 둘 다 풀었는데 실모를 고루 등용
-
"너 물리 잘하게 생겼다"
-
여러모로 기회비용이 상당히 높아보이는 군요..
-
아침에 일어나서 도시락싸기 솔직히 공부시간 뺏기긴하는데 요리좋아하는 입장에서...
-
16회분 11만원 개꼴리는데... 사 볼 까
기대합니다!
옙 2편 빠른 시일내 작성해볼게요 ㅎㅎ
절 대 전 대 탈 출 해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