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트 [404935] · MS 2012 · 쪽지

2012-04-29 18: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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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5000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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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병원에 있다보니 지루하고 답답해 수학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의 샤프가 엉망이더군요. 하나 밖에 없는 샤픈데... 짜증이 막 났습니다.

그 때 옆에서 간병하시던 아버지가 제도 5000 샤프를 케이스에 담겨진 그대로 꺼내주시더군요.

아버지에게

'이게 뭐에요?' 하고 묻자, 아버지는 씨익 웃으셨습니다.

뒷면엔 '2004년 신세계 바둑대회' 하고 적혀있었습니다. 그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울분을 삼키며 제도 5000 샤프 케이스를 받았습니다.

대회 끝나기를 기다리던 아버지는 저를 위로해주셨지요. 아버지께 그 샤프 케이스를 그냥 던지듯 드렸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던거지요.

아버지께서 제게 그 샤프 케이스를 주시면서

"니가 지금 힘든 시련을 겪고 있단 말이야. 원래 외고 입시 실패했을 때 주려했는데 이걸 일본 사는 친구놈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출장 갔다 올 때 가져왔어. 언제 줄지 갈피를 못잡다 이렇게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네."

그 바둑대회 이후 저는 거의 바둑으로 매일을 보냈고 그 다음 대회는 본선 8강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제도 5000을 또 받았네요. 이젠... 수학에 매일을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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