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901347] · MS 2019 · 쪽지

2020-03-06 11: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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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장용 펌글) 현직 의대 본과생이 말해주는 의대 선택

게시글 주소: https://iu.orbi.kr/00028276698

안녕하세요 전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최근 추합이 돌면서 지원한 의과대학 중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실꺼에요

그런 분들을 위해 지금까지 의대생활 하면서 들은 얘기들을 총동원해서 어떤 기준으로 의대를 선택해야하는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비슷한 수준의 의대 붙었을때는 무조건 인원 많은데로 가세요

이건 의과대학 다니는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텐데, 인원 적은 의대 가면 꽤나 고충이 많습니다. 워낙 좁은 사회 내에서 6년을 매일 보다시피 지내야해서 인간관계 한번 깨지거나 안좋은 소문 퍼지면 학교다니기 힘드실꺼에요. 

또한, 성적 받기도 매우 힘드실껍니다. 여러분 모두들 똑똑하시니까 표본의 수가 일정 이상 넘으면 정규분포를 보인다는 사실 잘 아실꺼에요. 다시 말하면, 인원 수가 적은 의대는 성적 분포가 기이해질 확률이 높습니다. 평균이 아예 낮거나 or 아예 높거나 둘중 하나일텐데, 의과대학 특성상 언터쳐블한 상위권은 항상 존재해요. 평균이 높아져서 내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 큽니다. 


2. 서울/연세/카톨릭/성균관/울산대 의대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세요

추가로, 이 라인의 의대는 못붙어도 고려의대정도는 붙으면 무조건 가세요. 삼룡 그런거 다 버리고 가실 가치 충분한건 아실테죠.


3. 그러면 서울/연세/카톨릭/성균관/울산대 의대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할까요?

우선 저는 서울>연세>성균관=카톨릭=울산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 카울성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데요

각 학교의 장단점을 말씀드리자면 

카톨릭대: 정원이 120명이 넘는 대형 의과대학입니다. 하지만 자교 병원의 분원이 워낙 많고, 그런 특성상 타교생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교보호를 다른 의대만큼 잘 해주지 않습니다.

성균관대: 자교병원이 무려 삼성병원입니다. 하지만 인원이 적고 교수님들중 비 성균관대 출신 교수님들이 많습니다.

울산대: 자교병원이 무려 아산병원입니다 (아산병원이 삼성병원보다 더 큰 병원입니다). 하지만 역시 인원이 적고, 울산에서 잠시 살아야합니다.


*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자교보호를 해준다고 해서 울산의대 40등이 경북대 1등을 제끼고 정형외과 갈 수는 없습니다. 교수님들도 다 아십니다. 울산의대 40등보다 경북의대 1등이 더 잘한다는 사실을요...


4. 한양, 중앙, 경희대 vs 삼룡

여러분들이 아직 어리고 서울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는거 압니다. 그래도 삼룡가세요. 학교 이름값 빼면 메리트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그 메리트에 대해선 뒤에 쓰도록 하고, 왜 한양중앙경희대보다 삼룡인지 말씀드릴게요.

우선 세 학교들 모두 병원 티오가 적어요. "지방 국립대들도 티오 적은데 왜 한양중앙경희만 별로라고 하시나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텐데, 중요한건 병원의 수준에서도 차이가 난다는겁니다. 지거국 대학 병원들은 그 지역에서 정말 독점적인 수준의 이름값을 자랑합니다. 당연히 병원에 사람도 많고 병원 자체의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한양중앙경희는... 솔직히 서울에서 큰병원 찾을 때 한양중앙경희대 병원 찾는 분들 얼마나 계실까요...? 흔히 말하는 빅5한테 너무 밀려요. 재단에서 투자도 많이 않하고, 병원 규모도 지거국 병원보다 작습니다. 


5. 삼룡의 장점은?!

아무래도 티오가 빵빵합니다. 그리고 삼룡, 거기에 더해 을지의대까지는 자교보호가 정말 대단합니다. 물론 공부잘하는 타교생이 굳이 성심/백/순천향대 병원 지원할 일은 없지만, 인기과는 대부분 자교로 꽉꽉 채운다고 보심 됩니다. 을지대는 제가 예과때는 시설이 정말 안좋다고 들었습니다만... 요즘 개선됐다는 말도 있구요


6. OO대학교가 병원을 새로 크게 짓는다는데 저 여기 붙으면 저한테도 호재 아닌가요?

아닙니다. 대학병원 인턴/레지던트 티오는 병원 베드수, 지역 인구 등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 결정되고, 신생 병원이 제대로 된 수의 수련의 티오를 가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만일 몇자리가 만들어져서 거기에 지원했다고 칩시다. 같이 일할 인턴/레지던트가 없네요...? 그럼 그 로딩은 온전히 본인에게 돌아가겠죠.....?


7. A 지역의 국립대와 사립대를 붙었습니다. 국립대보다 사립대 TO가 더 좋은데 어디로 가야할까요?!

삼룡이 아닌이상, 같은 지역이면 무조건 무조건 국립대입니다. 일례로 조선대와 전남대를 들어볼게요. 조선대병원에선 경쟁상대를 전남대병원으로 잡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남대병원은? 타 국립대병원 혹은 빅5를 비교대상으로 잡습니다. 애초에 지역민들한테는 사립대 OO병원이 아무리 날고 뛰어도 오랜시간 지역민의 건강을 돌봐온 전통이 있는 국립대 ㅁㅁ병원입니다. 그 지역에선 비교 불가에요.


8. 인기과를 가고싶습니다. 무조건 TO 많은 학교로 가야하겠죠?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단순 레지던트 TO가 아닌, 인기과 티오를 보셔야합니다. 내가 이비인후과를 하고싶은데, 티오 70명에 이비인후과 1자리 있는거보다, TO 50명에 이비인후과 3자리 있는 학교가 좋습니다. 그리고 인기과 가는건 삼룡이랑 빅5 제외하곤, 그 학교에서 공부를 정말 잘해야합니다. 애초에 삼룡과 빅5는 인기과 정원이 넘쳐서 자교보호만 잘 받으면 적당한 성적에 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들은 공부 빡세게 하셔야해요. 결국 내가 잘 하는 것이 티오보다 더 중요합니다.


9. 입결따라가는건 별로인가요?

네 별로입니다. 입결따라 학교를 선택하면 건양대가 전남대보다 높아지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합니다. 무조건 병원 규모, 그 지역에서의 입지, 그리고 의대 분위기 꼭 조사해보고 선택하세요. 특히 의대 분위기 정말정말 중요합니다.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은데, 그런 것들 꼭 아시고 가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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